황궁의 성 - 치정과 암투가 빚어낸 밤의 중국사
시앙쓰 지음, 강성애 옮김, 허동현 감수 / 미다스북스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중국은 큰 땅덩어리와 넘치는 인구만큼이나 방대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책은 '황국의 성'이라는 제목을 가졌지만 그 내용보다는 역사적인 여러가지 흥미로운 사실들에 더 치중을 한 것 같다. 아무래도 성이야기라는 것이 이렇게 두꺼운 이야기책을 만들어낸 것을 보면 모든 역사적사실에서 보여지는 인간의 욕망과 권력의 양육강식이 빚어내는 저 이변의 끝엔 결국 성이 존재한다는 것이 아닐까..
 

 그 욕심 넘치는 쾌락이 불러오는 결과는 언제나 잔인하고 피비린내 나는 인간의 모습이 있다. 나는 성악설이라는 것도 성선설이라는 것도 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에 따라 각각 이 본질 중 하나의 성향을 타고 태어나는 것 같다. 그 타고나는 것에서 커가면서 주위의 환경에 의해 조금씩 변형이 가능하나 본능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중국인들에 대한 많은 일화를 들었었다. 예전에 알던 언니가 중국에서 몇년을 살았었는데, 그곳은 여자 혼자서 밤거리를 돌아다니면 안된다고 한다. 어쩌다 사건이 터져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단다. 자신에게 피해가 갈까봐..

 

 또 누구에게 들은 이야기로, 중국에서 교통사고를 내고 팽소니를 치고 도망가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지만 그렇지 않고 차에서 내려 얼마나 사람이 다쳤는지 확인하면 그 다친 사람이 장애인이 됐을 경우 평생 먹고 살수 있도록 책임을 져야 한단다.
 
 그런 이야기들이 다 사실인지는 입소문으로만 들어 알 수 없지만 그만큼 내가 아는 한국인들의 눈엔 중국인들이 무책임하고 방관적이며 잔인하게 비춰지는 것 같다.

 

 게다가 중국에 대한 역사책을 들춰보면 공자도 인육을 즐겨 먹었으며 중국인들이 대대로 인육을 즐겨 먹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헉.. 끔찍하고.. 입이 떡하니 벌어질 일이다.

 

 얼마전에 읽었던 '아큐정전'을 보아도 중국인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 책의 저자인 루쉰은 그런 야만적인 중국인의 모습을 보고 그 시대땐 위험할 수도 있었을 반사상을 문학을 통해서 그들을 풍자하고 비판하며 의식을 개선시키고자 했다.

 

 이 책에서도 보면 왕이 자신의 성기능을 위해 어린 남자 아이들의 골수를 먹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인간의 잔인함의 극치가 어디까지 상상될 수 있는지는  역사를 보면 잘 나와 있는 듯하다.

 

 무측천황후에 대한 것도 많이 언급되어 있었는데 그녀는 권력을 위해 자신의 어린 갓난 아이까지 죽였던 인물이었다. 젊고 미남자들을 좋아하고 일부러 그런 이들만 뽑아 함께 지내면서 향략을 즐겼으며, 원래 잔인한 성미라 왕의 애첩이었던 왕황후와 소숙비에게 백 대씩의 곤장을 치게 하고 손발을 잘라 술독에 넣었다.

 

 '불멸의 여인들'이라는 책에도 무측천황후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녀가 중국의 역사에서 잔인하긴 잔인한 황후였으나 그 시절때 백성들은 윤택하게 살았다고 하니 궁에서는 피바람이 불었을진 모르나 국민들에겐 좋은 지도자였다고 평가되어 있다.

 

 그러고보니 요새 하는 드라마 '선덕여왕'의 미실과 조금 닮은 듯도 하다. 드라마상의 미실이지만 어느정도 끼어 맞춰지는 구석이 있다.

 

 중국의 역사에서는 무측천뿐만 아니라 많은 잔인한 황후가 있었다. 어떤 황후는 왕이 아끼던 애첩을 왕이 죽자 손발을 자르고 혀까지 잘라 화장실의 똥통에 넣었던 황후도 있었는가 하면, 또 어떤 황후는 왕이 궁녀를 조금 살갑게 다루었다 하여 바로 궁녀의 손을 잘라 상자에 넣어 왕에게 바치는 왕후도 있었으니 읽는 내내 이것이 역사인지 공포물인지 헷갈리기까지 했다.

 

 유교의 예법이라는 것이 절차는 복잡하고 많지만 사실 그 속의 알맹이는 볼품 없다는 느낌이 든다. 이렇게 저렇게 지켜야 할 것이 많았음에도 왕이나 왕후나 자기식대로 해석해버리고 그 법조차도 정의에 맞지 않은 잘못된 것이 많았으니 그것이 무슨 소용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것이 있었다면, 이만큼의 잔인한 행태들도 없었어야 되지 않았을까.

 

 궁중의 미용에 관한 것중엔 흥미로운 점이 많았다. 얼굴에 달모양의 그림을 그려넣는 화장도 신기하고 여러가지 화장품들 또한 재미있었다.

 

 흥미로운 사실이 많았음에도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던 책이다. 방대한 양도 양이지만 도대체 무슨 왕과 왕후가 그렇게 많은지 왕과 왕후의 이름만도 헷갈려서 다시 전으로 돌아갔다 뒤로 돌아갔다를 반복했던 책이다.

 

 공포적인 내용도 있으니 여름인 날씨에 딱 읽기 좋은 책인 것 같다. 속독을 하지 않으면 여유롭게 일주일정도의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으면 좋을 것이다. ^ㅗ^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