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증후군 - 상 증후군 시리즈 3
누쿠이 도쿠로 지음, 노재명 옮김 / 다산책방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정신병자에 의해 살해당한 아내와 이제 막 말문이 트인 어린 딸, 그러나 범인은 정신병이라는 이유로 법적 처벌을 받지 않고 병원에 일년간만 입원.

 

 정의감에 불타는 아들, 동급생이나 후배들을 괴롭히는 선배들. 유일하게 자신들의 뜻에 굽히지 않으려는 한 아이를 향해 무참히 행해지는 린치. 결국 처참하게 아이들에게 살해되지만 소년법에 의해 1년간만 소년원에서 있다 풀려나오고 범죄에 대한 뉘우침이 전혀 없는 아이들.

 

 공원에서 남자친구와 있다가 무참히 여러 짐승같은 이들에게 농락당하고 자신의 눈앞에서 남자친구가 살해되는 장면을 본 여인.

 

 이런 사건들은 마치 영화 '내가 숨쉬는 공기'의 구성을 닮았다. 몇가지 이야기들이 결국 한가지 결과로 끝나는..

 

 책의 뒷면을 보면 '사이코패스의 연속 살인사건과 처절한 추격전'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사이코패스란, 반사회적 인격장애증을 앓고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데 평소에는 정신병질이 내부에 잠재되어 있다가 범행을 통하여서만 밖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이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사이코패스가 반드시 범죄자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며, 직장 같은 일상에서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산업심리학자 보드와 프리츠는 영국 최고경영자들의 인격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사이코패스의 특성과 일치하였으며, 임원으로 승진할 대상자들 가운데 3.5%가 사이코패스로 드러났다는 연구논문을 발표하였다. 로버트 헤어와 폴 바비악은 남다른 지능과 포장술 등으로 주위 사람들을 조종하여 자신이 속한 조직과 사회를 위기로 몰아넣는 이른바 '화이트컬러 사이코패스'를 '양복을 입은 뱀(Snakes In Suits)'에 비유하였다. - 네이버 두산백과사전 인용 -

 
 그러나 이 책속의 범인이 그저 인격장애를 가진 잔인한 인물로만 비유할수 없는 이유는 그 조차도 극도의 피해자였고 거기에서 터져나온 분노가 답답한 현실과 효율적이지 못한 법적인 문제와 얽혀지면서 터져버렸기 때문에 생겨버린 한이라는 데에 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이 말은 지옥같은 고통을 겪었던 사람만이 용서를 할 권리가 주어졌을때만 할 수 있는 말이다라는 책속의 내용이 인상 깊었다.

 

 그 자신이 그 뼈 뭍힌 감정을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러 이런 말을 피해자에게 한다는 것은 되려 더 깊은 상처와 분노만을 불러오게 할 것이다.

 

 한국에서 사이코패스로 유명했던 범죄인으로 유영철과 강호순이 손꼽히는데, 그들에 비교해서 본다면 이 책속의 범인들은 아주 다른 유형이다. 물론 살인이라는 방식이라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고 위험한 발상이다.

 

 그러나 만일 당신에게 일어난 일이라면? 티비나 영화에선 복수에 대한 주제를 담은 것이 수도 없이 많다. 영화 '데스센텐스'를 보면 형식이 비슷한 복수형태인것을 알수 있다. 눈앞에서 갱단에게 아들을 잃은 화목한 가정의 가장이었던 닉은 아들을 죽인 범인이 가벼운 형을 받게 되자 스스로 복수하기 위해 나선다. 그러나 그 복수로 인해 죽은 자의 가족이 또다시 복수를 하고 복수는 복수를 놓게 된다.

 

 영화의 마지막을 보아도 역시나 복수의 형태가 살인이라고 하더라도 너무나 처참한 피해자였던 경험자는 이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이것은 보는 관람객들 또한 피해자의 입장에서 더욱더 생각하게 되는 경향이 있을 것이다.

 

 인간들은 생각하는 것보다 잔인한 습성이 지니기도 했고, 생각보다 선한 심성을 지니기도 했다. 어떤 이들은 너무나 잔혹해서 인간으로 보여지지가 않기도 하다. 그들을 죽이는 것은 세상의 해학인 짐승을 죽이는 것인데 뭐 어떠냐는 식으로 분노를 분출하고 논리화 시키는 것도 어쩌면 이상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복수는 멈출수가 없다. 만일 복수하는 사람만이 존재한다면, 방법이 살인이라는 형태가 되면 도가 넘어가버릴 때 더이상 세상은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악의 구렁텅이만 남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생지옥. 그것은 죽지 않은 자들이 겪는 지옥이다.

 

  정의에 대한 신념이 지나치면 분노가 되고 분노가 지나치면 악이 자리를 넓혀갈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인과응보는 어찌보면 인간이 만들어낸 가슴속 한의 해소수단일지도 모른다. 하늘의 뜻이 알아서 못된 사람을 공정하게 벌하여 준다면 사람들은 어느정도 한을 풀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양심이 거리낄 것도 없다. 심판은 신의 손에 맡겨지기 때문에. 그러나 인간세상은 인간의 손에 맡겨져 있다. 그래서 불공정이 생겨나면 논란과 함께 항상 하나의 뜻으로 합쳐지지 않는다.

 

 즉 여러갈래의 의견으로 갈리게 되는 데 여기서 피해자와 관람자의 견해차이는 극적으로 갈리기도 하는 것이다. 인권문제는 범죄인에게도 권리를 부여한다. 나는 인간으로썬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범죄인에게 인권은 주어져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범죄인에게 가족이 있다면 그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범죄인의 가족으로써 살아가는 것과 그 피해는 또 누가 책임지냐 말이다.

 

 극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얼굴공개는 해야한다고 본다. 그러나 그 범인의 가족들은 철저히 정부에서 보호해주어야 한다. 죽을때까지. 그게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이다. 과연 한국의 정부인들은 이 사실을 받아들일까.. 내 눈으로 봤을 때 자기들끼리 정파로 싸우느니라 그 외의 일은 눈에 뵈지 않을 만큼 바쁠듯 싶다.

 

 이 모든 생각을 하게끔 만든 이야기를 쓴 작가는 과연 결과를 어떻게 풀어낼까? 매우 궁금하다. 그는 어느편에 서서 과연 정의를 실현하고 분노의 화신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인가? 이 스토리를 아무런 뒷끝과 아쉬움없이 끝내는 게 가능할까. 그럼에도 여운은 크게 남을 것 같다. 2권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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