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의 위대한 도전
임진국 지음 / 북오션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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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에 문외한이어서 전혀 모르는 세계에 처음으로 한 발만 내밀고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친구 중에 야구를 좋아해서 주일마다 나가서 플랜카드와 야구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는 아이가 생각났다. 그 친구는 내게도 야구장에 함께 가자고 권했었지만 야구에 아는 것도 거의 없고 취미에 안 맞는 것 같아서 거절하곤 했었다.
 

 이 책을 접하면서 야구에 대한 정보보다 야구를 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고 어떤 세계에 사는 사람들인지를 알게 되었다. 모든 전문직업에는 그들만의 세계가 존재할 것이다. 그 세계속에서 보통 사람들처럼 인정이 있고 눈물이 있고 피나는 인내와 연습이 있는 것이다.

 

 내가 야구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는 하나 몇달전에 있었던 한일전에서 거만한 일본을 가뿐히 이기는 한국을 보며 이 책의 주인공인 김인식감독의 얼굴을 본적이 있다. 얼굴은 익숙했으나 그에 대해 아는 것은 없었다.

 

 일본에게 졌을 적에도 비굴하지 않고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던 한국에 비해 비겁한 모습을 보여준 일본을 보면서 일본은 스포츠맨쉽이 안되있으며 진정한 승리자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만천하에 알렸다.

 

 그런데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던 한국의 야구계의 뒷편에는 그런 자긍심을 느끼게 해준 감독 김인식이 있었다. 그동안의 폭력과 폭언에 물들은 야구계에서 따뜻한 인품과 인정을 선수들에게 내뿜어 그들의 사기를 돋우고 나아가 모든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던 그 사람. 그가 있었기에 세계에서 그리 유명하지 않았던 한국 야구계의 위상을 높일 수 있었다.

 

  뇌경색이라는 병을 이겨내면서 몸이 완치되지 않았는데도 막강한 스트레스를 이겨내며 그는 모든 선수들에게 인자한 스승이 되고 아버지같이 포근한 존재로 선수들 개인 각자에게 모두 힘을 불어넣었다고 한다.

 

 시련을 딛고 성공한 사람은 외골수 기질이 다분하다. 자기가 최고라는 신념으로 똘똘 뭉쳐 있어 남을 인정하지 않고, 타협을 잘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김감독은 화려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야구만 고집하지 않는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야구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다. 내 야구가 맞고 타인의 야구는 틀렸다고 말하는 자는 정말 어리석은 지도자다"

 

 김감독이 보여주는 지도자의 따뜻한 품성과 선수들을 믿는 굳건한 믿음과 인내는 결국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여 자기만 잘 나고자 하는 욕심을 풀고 팀을 위해 뛰는 결과로 나타난다.

 

 또, 김감독은 경기결과가 좋지 않을 때 결코 선수탓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일단 자기의 잘못은 시인하고 선수들의 사기를 복돋우기 위해 칭찬을 하고 직설적으로 말하기 보다는 "이게 더 좋을 것 같아" 라는 식으로 참고말 정도로만 한다고 한다.

 

 "그냥 순리대로 풀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 욕심을 부리면 머지 않아 반드시 큰 화를 당하게 돼. 야구도 인생살이도 마찬가지야. 그런데 욕심은 버리되 희망마저 버리면 안 돼. 그러면 무능한 감독이 된다고."

 

 김감독의 말이다. 그를 보면서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스포츠는 아무래도 몸이 앞장서기 때문에 이성을 잃을 때가 많다. 그럼에도 그의 차분하고 침착한 행동에 경험의 인륜과 더불어 정신적으로도 많이 성숙돼 있음을 느낀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 하나는 31p~32p에 나와 있는 연봉비교였는데 나는 해외의 야구인들이 그렇게 돈을 많이 버는지 알지 못했다. 또 야구인들이 왜 팀플레이보다 개인의 이득만 생각하는가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았었는데 여기에는 어김없이 돈문제가 들어가 있었다.

 

 이런 점에도 불구하고 김감독이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팀플레이를 강화시켰다는 면에서 그의 카리스마는 누구도 비길바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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