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고 잘 죽는 법 - 선물같은 오늘을 더 행복하게 사는 지혜
이지현 지음 / 책이있는풍경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리고 그 문 뒤에서는 다른 사건이 일어난다. 우리의 삶에는 열리고 닫히는 여러 개의 문이 있다. 그중 어떤 문들은 조금 열어둔 채 떠나기도 한다. 한 문을 닫고서 그 문을 뒤로하고 떠나는 것을 새로운 모험, 가능성과 동기를 일으키는 세계로 들어가는 것을 뜻한다. 

 죽음과 삶은 함께 존재하며 죽음을 제대로 아는 것은 삶을 아는 것과 같다. 나는 죽음이 그리 두렵지 않다. 죽음이 오기전의 두려움이 두려울 뿐이다. 

 이 책에서는 죽음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있다. 그 이야기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삶을 죽음과 별개로 생각하며 아무렇지 않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나날들이 그들에겐 그토록 바라던 단 하루라는 것이다. 

 아직 나는 죽음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 누군가와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해 본 적도 없고 그 이야기를 한다는 자체가 한국에선 터부시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책에선 누군가와 죽음에 대해서 미리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죽음을 맞이할 때 삶이 헛되지 않음을 느끼기 위해서 삶을 최선을 다해서 사는 것이 중요함을 일설한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고산이나 극지방에서 생존할 수 있는 지점을 '수목한계선'이라고 한다. 그런데 추위와 강풍이 몰아치는 해발 2,000미터의 그곳에도 자생하는 나무가 있다고 한다. 이 나무는 거센 바람 때문에 가지와 잎이 깃발처럼 한쪽으로 쏠려 '깃발나무'라고 불리는데 그 어떤 나무보다 재질이 좋아 천상의 공명을 내는 현악기의 재료가 된다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그 아픔의 깊이에서 자신의 길을 발견한 사람들이다.' 

 이 말을 읽는 순간 눈물이 덜컥하고 쏟아질 것 같았다. 그 아픔의 깊이가 바로 내 몸에 느껴져서인지 그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어서인지 어떤 느낌 때문인지는 정확히 설명할 수 없다. 

 어쨌든 나는 이 말을 발견하는 순간 마음의 위로를 받았음이 틀림없다. 죽음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는 시간을 책 한권으로 인해 가질 수 있었다는 것. 이 책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 그것도 행운이라 생각한다.  

 누군가는 이 책을 아무런 생각 없이 덮을 것이고, 누군가는 이 책을 읽을 때는 몰랐는데 살면서 무언가가 느껴지는 게 있을 것이며, 누군가는 책을 읽고도 덮고도 해결되지 않은 찜찜한 기분같은 지울 수 없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모두가 다른 사람이듯이 각자가 다른 반응을 보일 것이다. 각자가 다른 삶을 살고 다른 죽음을 준비한다. 외국에는 죽음에 대해 미리 생각하는 시간과 그에 대해 이야기하고 교육하는 시간이 있다고 한다. 유서도 미리 써보고 잘 죽는 체험도 한다는데 거기에 대한 것은 책의 마지막장쯤 가면 만날 수 있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줄 알았지."

 이 말은 노벨 문학상을 받은 비평가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에 적혀 있는 문구다. 웃음이 나는가? 그렇다. 유머와 웃음은 최후의 순간에 이르러서도 정신적인 성장을 위한 에너지를 풍부하게 제공해준다고 한다. 

 유머칼럼니스트 아트 부크월드 또한 자신의 죽음 전에 미리 동영상을 제작하여 자신이 죽자 뉴욕타임즈 인터넷판에 "제가 조금 전에 사망했습니다." 라는 소식을 알렸다고 한다.

 그들이 남긴 위트와 유머는 죽고 나서까지도 우리를 우울증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이 밖에도 역경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그 무엇보다 중요함을 일깨워준 휴대전화 판매원으로 일하다가 '세기의 목소리'가 된 37세의 폴 포츠와 <빙점>의 작가 미우라 아야코, 서강대 영문과의 장영희 교수 등의 이야기들이 우리에게 삶은 한 순간이라도 축복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버킷리스트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영화로도 제작되었었는데, 만일 당신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 그 동안 하고 싶은 일을 적어본다면 그 속에 어떤 일들이 나열이 될까? 그 나열된 일들처럼 일상들을 그렇게 일주일치씩 버킷리스트를 작성하여 살아간다면 삶에서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지 않을까? 

 그러면서 나는 이 책을 덮고 버킷리스트를 만들어본다. 하루하루가 마지막인 것처럼 살아가는 것. 이 말을 진지하게 가슴속에 담아두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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