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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난 누구야? - 미국에서 내 아이 당당한 한국인으로 키우기
한윤정.신동혁 지음 / 푸른향기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나는 아쉽게도 어렸을 때 썼던 일기가 없다. 있었다면 정말 재밌게 보았을 텐데. 초등학교시절 일기가 제일 재미있었을 듯 싶다. 초등학교때 일기상은 5개나 받았는데 그 일기장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우리집은 이사를 자주 다녔고 엄마는 거기에 신경 쓸 여를이 없을 정도로 바빴을 게다. 하물며 사진조차도 별로 없는데.. 아쉬운 면은 많지만 그렇기 때문에 내가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무엇을 해줄지 더 잘 알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부족하게 컸으므로 진정으로 아이가 원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며 이해할 자신이 있었다. 그럼에도 모든 부모들의 마음처럼 아이 키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테지. 사실 내가 아이를 키운다면 거의 동일한 시선이 아닐지 싶다. 나도 그닥 크고 싶지 않은 피터팬신드롬을 앓고 있으니. 아이에게 생긴다는 욕심.. 그 욕심은 나도 생길 것 같다.
이 책에 나와있는 아이의 일기에 보이는 맑고 순수한 더불어 살짝 재미나기도 한 글은 어른이 된 후에는 발견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그 무언가가 정확히 무엇인지 딱 짚어내긴 힘들지만 어쨌든 강한 것이다. 확실히 한국에 사는 사람보다는 외국에 나가 있는 한국 사람이 애국심이 발휘되는 면이 더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한국에 있을 땐 몰랐던 그 향수병은 고향을 떠나봐야 정도를 알수가 있다. 미국에선 도서관에서 무한정으로 책을 볼 수 있으며 교육적 자원이 풍부하다는 면에서 부러웠다. 그럼에도 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가족들은 교육적으로 혜택 받은 곳에서 살고 있는 행운을 얻은 것 같다. 한국인의 대부분이 외국에서 적응을 잘 하진 못할 것이다. 어떤 외국인도 100% 모두 적응하는 건 솔직히 불가능이다. 그래서 책에서 잠시 언급됐던 친구의 자살소식도 들릴 일이 생기는 게 아닐까. 한 엄마로써 외국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지금 한국의 교육현실로 보았을 때 그건 더 이득이면서 동시에 불행한 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니 많은 모험과 시도가 필요할 것이다. 게다가 아이가 자라면서 찾아가는 정체성.. 여기서의 혼란은 커서도 자기 자아를 찾지 못하고 헤맨다면 문제는 그 아이뿐만이 아니라 모든 가족들에게 탓이 돌아갈 수도 있다는 것. 그러다가 크게는 사회로, 사람으로 책임을 이전시키고 그런 문제의 예로 한때 떠들썩했던 조승희는 큰 충격을 주었다. 그럼에도 지켜봐주고 사랑으로 이쁘게 키워낸 이 책의 주인공은 역시 위대한 엄마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아이를 키우면 배워야 될 지침이나 착오들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라서 재미나게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