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따라 그 성분과 맛이 다르기는 하지만 맛살라는 계피, 고수풀, 회향, 건고추, 심황뿌리 등 여러 가지재료를 배합해서 인도 향신료 특유의 맛을 낸다고 합니다.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는 맛살라는 단순한 향신료의 의미를 넘어 인도문화를 대표하는 용어가 되고 있습니다. 이 책을 보기 전에는 인도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요가와 카레밖에 아는 게 없었던 저는 인도의 전반적인 문화에 이어 여러가지 인도인들의 생활을 알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제가 알고 있었던 요가는 정신수양이었으므로 인도인들 중 많은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우수한 민족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손으로 밥을 먹고 손으로 변을 닦는다는 농담 섞인 소문들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인도에 대한 어떤 동경같은 것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실 어떤 나라에 대해 좋은 것을 부분적으로만 알다보면 그 나라에 대한 동경과 환상적인 면들에 대해서만 생각을 하다가 아닌 부분을 보고 나면 실망을 하게 되고 현실을 돌아다보며 더 가까이 다가오면서 세계가 좁아지는 것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저에게는 인도가 딱 그랬던 것 같습니다. 비록 책으로써 여러가지 혼합된 문화에서부터 정치, 종교등 세세한 부분들을 작가의 눈으로부터 읽어낼 수 있었지만 제가 몰랐던 인도를 만나면서 발전 가능성인 나라에서 약간 실망적인 나라라는 생각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어쩌면 백번 듣는 것 보다 실제 내 눈으로 확인하는 것만큼이나 도움이 안 될지는 모르나 나라를 보는 까막눈에서 어느정도 눈을 떴다는 것에서는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습니다. 어디가서 인도에 대한 토론을 나눈다면 어느정도는 알아 들을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인도사람은 대개 머리가 좋고 영어를 잘한다는 속설이 한때 나돈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인도인의 11억명 인구중 10%만이 제대로 된 영어를 구사할 줄 알고 3/1은 경제적 궁핍함과 불평등적 신분제도에 의해 제대로된 교육조차도 못 받고 개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10%의 타고난 경제적 여건에 의해 행운을 받은 사람들에게만 선택되는 교육권과 그 교육권 속의 치열한 경쟁속에서 드디어 몇 프로만이 세계의 인재의 틈에 끼여 의학, IT 등등에 크게 부각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외부인의 눈으로 보는 얼마나 좁은 식견인지 이것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인구가 그만큼 많고 그 중에 10%로라면 인재가 많은 나라도 아니죠. 그리고 저는 제일 무서웠던 건 그 나라의 종교에 의한 정치적 테러리즘들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엔 아직 폭탄이라든지, 이런 테러들이 아직 한번도 없었으므로 그 나라에서 일어나는 무차별 테러들이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지 이해할 수도 없을 뿐더러 그 추구하는 종교라는 게 과연 누구를 위한 종교인지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물론 여러가지 종교를 모두 수용하고 받아들이며 서로를 이해하려는 취지는 좋지만 결과는 파괴적이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희생자는 결국 아무것도 모르는 민간인이 더 많았죠. 간디와 타고르가 이 나라에서 태어났고 제가 평소 좋아했던 사람들이라 그들에 관한 내용이 나왔을 때는 반가웠지만 간디가 힌두교였다는 것에선 조금 다른 식으로 보이기도 하더군요. 힌두교의 카스트제도라는 신분적 차별이 저는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카스트제도는 신분을 나누어 신분이 낮으면 개보다 못한 취급을 받고 어떤 곳에선 10대의 젊은 소녀들이 몸을 팔아야 하는 관습도 있다고 합니다. 여기쯤에서 전 기가 찼습니다. 그럼에도 이 불평등을 받는 사람들은 종교로 인해 개선의식도 없다고 합니다. 전생에 잘못을 했으면 이 생에서 못한 신분으로 태어나고 전생에서 좋은 일을 했기 때문에 이 생에서 부자로 태어나 유복하고 행복하게 산다고 믿는다는 것입니다. 정말 숨이 턱하고 막히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토록 종교로 인해서 사람을 구속한다면 도대체 그 종교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다시 한번 깊은 한숨 섞인 생각을 해봅니다. 책을 보면서 느낀 점도 할말도 참 많이 생겼지만 나머지는 책을 아직 읽진 않았지만 곧 읽을 사람들과 읽은 사람들에게 맡기겠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끝없는 이야기가 계속될 것이고 마무리가 되지 않을 것 같아서요. ^^ 제가 보기엔 인도는 발전 가능성이 충분히 있지만 야누스의 두 얼굴처럼 파괴적인 성향 또한 만만치 않게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어느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파괴적인 부분이 얼마나 차지하는 것에서 차이가 나지 않나 싶습니다. 이번 기회에 인도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열리고 더 알고 싶은 욕구도 생겨 좋은 의미를 제게 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