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났다. 이렇게 또다시 ‘블랙리스트‘를 계기로 미드폐인이 되어간다. 평상시 11시반 이전에 자야하는데 어제도 이걸 보느라 12시를 넘기고 비몽사몽간 사무실 출근했다.

물론 CIA, FBI관련된 미드가 정말 재미있지만 블랙리스트에 빠져들게 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제임스 스페이더 때문이다. 겨우 시즌1 보면서 이렇게 허우적거리고, 그자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는데 시즌9까지 언제 다 볼지 벌써 걱정이다.

레딩턴, 이 제임스 스페이더 없으면 블랙리스트가 재미가 없을정도로 그의 존재감이 상당하다. 낮은 저음에 가끔 무슨말을 하는지 아주 빠르고 부드럽게 , 아니 상당히 다른 영어보다 혀를 더 많이 굴린다. 그 사람에 대해 인터넷 찾아보니 상당히 고급스런 영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과거 사진 들춰보다 리즈 시절에는 머리숱도 더 많았고 핸섬남이지만, 지금 머리도 빡빡밀었지만 미는 머리가 이렇게 멋있게 보일수가. 나이가 들면서 젊은 시절과 전혀 다른 이미지로 변신했지만 어쩌면 지금이 더 눈빛과 분위기가 깊어졌다고 할수 있다.

과연 이렇게 기품있게 나이든 배우가 몇이나 될까. 한 10년전 자료 찾아보니 그때도 이 배우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기사 및 코미디 프로 나와서 토킹하는 자료들도 상당하다. 무엇보다 이 배우의 평소 말하는 습관이 고개를 약간 들고 비딱하게 말하는것 등등..이게 레딩턴의 역에도 고슬란히 녹아있다. 또 대본을 전날 스스로 읽기만 해도 외우는 천재배우라나 뭐라나..암튼 타고난 배우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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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0-10-04 0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임스 스페이드 영화 여러편 봤는데 저렇게 대머리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더랬어요. lol
 

오늘도 점심때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이상하게도 전체 회식을 하다보면 내가 날을 세우고 있는 작자가 항상 내 옆에 앉아 있는것이다. 가칭 그를 ‘블랙맨‘이라 부르겠다. 외모품평하는건 아니지만 그의 얼굴은 상당히 시커먼 편이고 키는 작고 속칭 좀 땅딸한 배나온 50대 후반의 아저씨의 모습이다. 내 책상 옆에는 작은 룸이 있는데 그 룸 벽에는 긴 거울이 붙어있다. 그 룸에 가서 자기 얼굴에 뭔가를 매일같이 바르는데 무슨 썬크림같다. 좀 문좀 닫고 바르면 좋으련만 바로 옆이 문이고 문을 열어놓고 서서 5분이고 계속 손으로 부비적 부비적하고 썬크림을 바르는데 정말 문을 확 닫고 버리고 싶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러면 그는 본능적인 촉이 무엇보다 발달한 사람이라 그것으로 또다시 나를 저격할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집에서 안쓰는 공기청정기와 선풍기를 가져와서 내 가까운 곳에 위치한 블랙맨의 체취를 없앨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내 모니터 테두리 미끌미끌한 부분으로 뒤에 앉아있는 블랙맨의 모습을 가끔 보게되는데 집에서 아침마다 무슨 2000미리 통에 뭘 담아 오는지 하루종일 그걸 꿀꺽꿀꺽 마시는데 마시면서 눈알이 내쪽을 향하는거 같다. 가만보면 하루종일 눈알과 머리를 번득거리며 사무실 이곳저곳을 염탐하는게 정말 점쟎치 못한 모습으로 보인다. 사람을 상대하기 싫어서 일부러 구석진 곳에 자기 자리를 잡아놓고는 직원들ㅇ이 또 상대를 안해주면 서운해하고 직원들 대화 하나하나에 촉을 세우고 끼어들고 맥을 끊곤한다. 목소리는 아주 두꺼운 저음에 마치 사극에서 ‘마님 장작 다 패놨습니다‘하는 돌쇠의 목소리인데 그러고보니 이미지 역시 세익스피어 고전의 주인공 샤일록같기도 하다. 검은 얼굴에 눈은 길에 옆으로 찢어졌는데 또 위로 치켜올라갔는데 하두 역정을 많이 내니 가끔 절에 들어가면 딱 사천왕상의 모습이다. 의심도 많아 직원들 한사람씩 뭐 가져가라는 배박스를 하루에도 몇번이나 세고 있는지 모른다. 마트주인이라도 하면 물건 뭐가 없어졌는지 밤새도록 세고 부족하면 화병으로 쓰러질 스타일이다. 어제 그런 모습을 보니 마치 무슨 수비대같다는..양곡수비대나,,,뭐 그런거...

오늘도 점심에 직원들을 초대한 자리가 있는데 그자를 피하기 위해서 그자가 어디 앉는가를 보고 앉을려고 좌탁이 놓인 식당의 룸에서 서성거리는데,,,그자도 뭔 자리를 못찾았는지,,,당연히 자기가 최고 상사 그 근방으로 가야하는데, 항상 최고상사와 멀어지고 구석진 곳에 앉는 스타일이라 오늘은 과연 어쩔려나 했는데 계속 갈팡질팡하는것이다. 그러다 아슬하게 서 있는 나를 툭 친것이다. 그러고 바로 내가 차려놓은 상 위로 엎어질 찰라에 그자가 나를 잡았다. 정말 하마터면 우리를 초대한 사람들 앞에서 차려놓은 밥상위로 엎어지는 참사가있을뻔 했다. 자기가 거기서 우왕좌왕 막 할게 아니라 빨리 자리를 잡고 앉았어야 했다. 내가 넘어질려고 한 장소에 정말 그자와 몇명이 밀집되어있었다. 왜 하필 그자가 거기 서 있었는지 생각하니 화딱지가 난다. 분명 내가 앉은 자리 근처러 와서 앉아서 어떻게 소원해진 관계를 풀어볼 요량인지 알수가 없다. 그렇게 대우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으면 정상적인 사람처럼 행동하고 버럭질 하지 말고, 꼰대질 하지 말라야지 온갖 못된 짓은 다해놓고 대접을 받으려고 하는데다, 정말 역지사지의 생각 자체가 불가능한 사람이었다.

결국 갑자기 누군가 그자를 확 채갔다. ‘아니 여기 앉어야지 어딜 가냐고‘ 그래서 그는 그 곳에서 젤 구석진 곳에 앉게되었는데 얼굴도 쳐다보기 싫어서 안봤는데 사람의 느낌이란 이상한 것이다. 계속 내 쪽을 주시하는 느낌이다. 또 내 자리에 앉은 우리팀원 두명과 밥먹으며 이야기하다보니 또 블랙맨 이야기다. 이해할수 없는 블랙맨의 이중적인 행위를 규탄하는 자리였다. 공적인 일을 사적인데 이용하고 , 또 이용하면 가차없이 언제 그랬냐는둥 버린다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팀원이 그때 동영상까지 찍어두었다고 한다. 우리 지역이 아닌 자기가 살고 있는 주거지 건축폐기물로 처리해야할 청소를 우리 팀원을 데려가 시키고 꼴랑 호빵 몇개로 떼우려 했고, 팀원들은 호빵을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한다. 그렇게 이용해먹고 자기한테 말안하고 카드썼다고 버럭질하고 문제를 크게 만들어서 직원들을 곤란에 빠뜨렸는데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6개월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어서 직원들 전체가 등을 돌렸다고 한다. 그러며서 팀원이 하는말 ‘ 머리에 든건 없어도 본능적인 촉이 발달한 자‘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저 멀리서 우리가 무슨말을 하는지, 자기욕을 하는지 다 입모양만 보고 알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때부터 나는 손으로 블랙맨쪽을 가리고 말을 했는데 오히려 그게 더 의심이 갈수도 있다.

어쨌든 이 블랙맨과는 엄청난 악연임에 분명하다. 오만가지 정이 떨어지는게 아니라 그자한테 6개월동안 속아 지낸게 너무도 화가 난다. 대충 네네...그러세요..니 알아서 하세요..그런 맘이 다가도 또 한판 붙어볼까 하는 분노가 확 일다가도 ..정말 목소리만 들어도 너무도 소름끼치고 , 동에번쩍 서에번쩍 여기저기 왔다갔다 , 레이다를 내쪽으로 펼치며,,명절이라고 어디 출장갔다 뭔 뇌물을 가득실어서 자기 차에 싣는지 아주 분주하다. 오늘도 뭔가를 자기 차에 싣는 것을 목격했다. 관상은 과학이듯, 온갖 탐욕으로 가득차게 보이는 사천왕상이다. 3개월만 참으면 그자가 또 빽써서 어디로 갈거 같은데 정말 3개월이 한 3년처럼 느껴질 뿐이다.

낼은 또 어떤 기묘한 일들이 벌어질것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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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월 운좋게 미국에 한달 연수차 머무르게 되었다. 조지아주 애선스시에서 3주, 1주는 뉴욕,워싱턴등해서 내 생애 최초 뉴욕 땅을 밟게 되었다. 다들 뉴욕,뉴욕하는데 왜 그렇게 열광하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하지만 오십이 넘은 나이에 뉴욕땅을 밟아서인지 아무런 감흥이 마음속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정말 이상했고 내가 너무 나이가 들어버렸다는 사실에 우울했다. 20대에 왔더라면 지금 뉴욕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을까. 그때라면 이곳에서 공부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 시절 시골 촌구석에서 특별한 공부에 재능이 있던것도 아니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던것도 아니고 체념하고 국제세계를 누비고 싶고 글로벌직장인으로 살고 싶은 욕구는 잠재우고 상상노트에 기록만 해야할 일이었다. 이제 오십이 넘어 지난날을 회상하는 일이 많아지고 후회하는 일도 많아진 지금, 다시 시간을 되돌린다면 어떻게 해서든지 몇년간의 외국생활을 꼭 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지금은 체력으로나 힘들고 코로나인데다가 장기간 휴가를 낼수 있는 직장에 근무하는 것도 아닌지라....오직 상상의 나래를 펴며 마음만 전 세계를 날아다니고 있는것이다. 그러니 현실의 눈앞에 보이는 이 자질구레한 일상이 얼마나 초라하고 덧없고 부질없고 막 그런것이다. 한마디로 현실에 만족을 못하고 내가 의지할곳은 오로지 영어공부와 독서일뿐이다.

그렇게 요즘 어쩌다보니 1일 1책을 하고 있다. 퇴근후 6시50분부터 한시간 정도 요가를 마치고 와서 급하게 책을 보거나 영어뉴스를 듣거나 미드를 보거나 한다. 얇고 가벼운 국내도서 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1일 1책이 가능하다. 하지만 원서는 쌓아만 두고 표지만 쳐다보고 있다. 수준에 맞지도 않는 존볼튼의 ‘그 일이 있던 방‘이라는 책을 덜컥 주문해버렸다. 누가 번역본 없냐는 알라딘 후기에 번역이 별로라고 차라리 원서 보라는 글에 혹해서 원서를 구입한것이다. 백년이 지나야 완독할수 있을지 모르겠다. 작년에 구입한 마가렛 엣지우드의 ‘시녀이야기‘도 시작도 못하고 방치하다 매일 사무실에 출근해 필사용으로 쓰기 위해 가져갔다. 이번에 반드시 필사로 완독할 목표를 세웠다.

오늘 내가 읽은 책은 빌 해이스의 ‘별빛이 떠난 거리‘이다.
하마터면 이걸 원서로 살뻔했다. 하지만 번역본 역시 뭔가 매끄럽지 못해서 살짝 가독성이 떨어졌다. 팬데믹으로 하루에 만명이상 사망하고 아마 현재는 토탈 20만명이 넘었을것이다.

저자는 팬데믹 이전과 현재를 비교하며 코로나 사망자가 가장많은 뉴욕의 일상을 사진과 함께 담담하게 표현하지만, 한국인의 정서로 이해할수 없는 그녀의 사생활에 의아해하느라 생각이 계속 다른데로 흐르고 집중이 되지 않았다. 고 올리버색스의 아내이기도 한 그녀의 나이는 59세, 올리버색스보다 26년 아래이고 몇년전 올리버는 사망하고 현재 그녀는 사진도 찍고 글도 쓰고 뉴욕 번화가에 위치한 집에서 연하남과 연애도 하고 띵까띵까 사는거 같다.

바에서 만난 제시라는 흑인 남성과 속칭 사랑하는 사이인데 그 남자가 26살이다. 허걱, 망측하게도 하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뭐 작품이랍시고 남자의 몸도 책에 올라오고,,,우리나라같으면 어림없는, 인터넷을 뜨겁게 달굴것인데도 서양문화 특히 아메리칸 스타일은 이렇구나 할수밖에. 내 기대와 다른 쪽의 내용이었을뿐이다. 코로나로 인해 뉴욕 곳곳 어떻게 변하는 가령 여행책보는 느낌을 원했는데, 공감이 가지 않았다. 코로나로 봉쇄령 내려지니 다 그렇지 뭐 하는 생각....어찌되었거나 나이가 들어도 불같이 타오르는 정열적인 사랑을 원하는 여성인가보다. 더더욱 이해 안가는게 중간 중간에 올리버이야기를 끼워넣고 그와 관련된 사업에도 관여하는거 같고, 또 제시와의 사랑이야기도 낯간지럽게 많이 등장한다. 중간 중간 한 문장 한문장 음미하며 천천히 읽을 문장들도 물론 있다. 하지만 내 마음이 왜 그리 급한지 빨리 읽고 해치우는데 마음이 쏠린지라...후다닥 읽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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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2 0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Grace 2020-10-03 22:07   좋아요 0 | URL



헉,,올리버 색스가 평생 독신으로 살았나요? 그럼 다른 올리버일까요...이 책에 나온....본 남편 올리버가 죽은후, 현재 자신보다 어린 빌 헤이스랑 사귀고 있는데....그 올리버 색스가 정말 아닐까요????

Grace 2020-10-03 22:10   좋아요 0 | URL
아,,책 페이지 찍은 사진이 안올라가서,,,30페이지 : 하루가 다를 바 없는 또 다른 하루 속으로 흐릿해지면서 여러 날들이 지난다. 세상을 떠난 내 파트너, 영국에서 태어난 신경학자이자 작가인 올리버 색스라면 무어라 말할까 궁금해지곤 한다. 여태 살아있었더라면 올리버는 우리가 이 병에서 가장 취약한 그룹이라고 알고 있는 그 범주에 속했을 것이다.

Grace 2020-10-03 22:10   좋아요 0 | URL
어쩌면 결혼은 안하고 파트너로 평생 살았을까요

라로 2020-10-04 04:48   좋아요 0 | URL
어쩌면은 아니고 결혼 안 하고 평생 살다가 돌아가셨어요. 위키피디아에도 그렇게 나와 있어요. 책을 읽어보지 않아서 어떻게 된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올리버 색스는 제가 아주 좋아하는 분이라 관심이 많거든요. 그분의 책도 시간 되시면 읽어보세요. ^^

Neuromancer 2020-10-08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작가 빌 헤이스는 남성입니다.
알고 계시는 올리버 색스와 파트너로 지낸것도 맞습니다.

Grace 2020-10-08 06:08   좋아요 0 | URL
아,,,,,그렇군요 ㅠㅠ 빌이라는 이름도 이제보니 남자 이름인데 ㅠㅠㅠ 끝까지 여자라고 생각했네요 ::::@.@
 
블랙리스트 : 시즌1 (6disc)
조 카나한 외 감독, 제임스 스페이더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14년 12월
평점 :
미출간


James spader 이 남자,,,
은근 목소리 저음에 , 악인인듯 아닌듯...
말하면서 볼 실룩거림 등등 슬슬 매력이 느껴짐
이제 보기 시작했는데 끝까지 볼 계획이다.
퇴근후 요가도 가야하고 미드나 CNN뉴스로 영어공부 해야하고 책도 읽어야하고 토익도 해야하고 11시반 이전에는 취침해야하고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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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책을 이제야 읽게 되었는지 후회했다. 그동안 내가 의문을 갖었던 이 사회의 근본적인 병폐의 원인을 파악했고, 왜 내가 대한민국에서 행복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명쾌한 이유를 알게되었다. 지금껏 읽은 책 중에 최고이다. 하지만 책을 덮자 아이들을 데리고 독일로 이민가면 어떨까 생각했다. 이 생각을 말로 남편에게 발설하면 본전도 못찾을게 뻔하다. 한국이 앞으로 언제쯤이나 인간의 존엄을 중시하는 나라가 될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리사회와 독일사회를 같이 생활해보면서 비교하고 연구한 김누리 교수같은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비뚤어진 유교의식으로 자기보다 힘없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이 사회를 바꿔야 한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감,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사람들이 없어야 하는 사회로 바꾸어야 한다. 성적위주의 승자독식 경쟁,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빈부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정치는 민주화를 외쳐도 문화,경제,사회 민주화는 아직도 갈길이 멀다.

1장에서는 우리가 민주주의 1등이면서 다른건 얼마나 취약한지, 노사공동결정체의 독일과 비교해보고, 68혁명이 어떻게 일어났는지에 대해 말한다.

2장에서는 대한민국에는 왜 전세계적으로 열풍이 불던 68혁명이 없었는지, 경쟁의 덫에 걸린 대한민국, 아프니깐 청춘이다라는 구호로 자기착취 및 우리 내부의 노예감독관,

3장에서는 사람들이 자꾸만 자살하고 유례없는 불평등, 우울한 아이 , 왜 헬조선이 되었는지, 미국보다 더 미국같은 대한민국, 대한민국을 집어삼킨 야수 자본주의,

4장에서는 독일통일에 대한 오해와 진실, 남과북이 평화롭게 다치지 않고 잘사는법,

내용은 다소 무거울수 있으나 쉽게 읽혀지고 너무도 공감이 가고 이 사회의 비밀을 알아버린 느낌이다. ‘또라이 질량보존의 법칙‘의 근본적인 원인을 알게 되었다. 왜 진즉 이런 책을 발견하지 못했을까. 내가 사회,문화,경제 이 나라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 생각을 하지 못했던것도 참 무지하다. 그냥 내가 이렇게 힘든것이 당연하고 당연히 힘들어야 쟁취를 하는것이고 무기력하게 사회경쟁구도에서 직장에서도 서열위주, 무슨 성과가 보이지 않는데도 그 성과서열도 어떤 순위인지도 모르고, 내가 일을 못했나보다 자학하고 남들보다 더 적은 성과금으로 만족해야 하고, 하루하루 밥먹고 사는데 만족하고, 아이들이 살인적 경쟁구도에서 밤을 새우고 공부해도 제대로 된 대학을 들어갈까 말까하는 상황에서, 다른 애들도 하니깐 너도 해야지, 왜 남들처럼 하지 못하고 아이들을 불행속으로 밀어간 것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고1딸은 성적위주의 이 학교가 너무 싫다고 한다. 어쩌면 딸의 속에는 노예가 없나보다. 이제는 딸의 마음을 어느정도 이해할수 있게되었다.

17- 저는 독일 사회를 보면서 서서히 우리 사회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이런 살인적인 경쟁과 승자독식의 정글속에서 불행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을 새롭게 보게 되었지요. 우리의 삶이 무언가 근본적으로 잘못되어 있다는 것, 우리 머릿속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다른 형태의 삶이 가능하다는 것, 우리도 행복할 권리가 있음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정상‘이라고 생각해 온 많은 것들이 혹시 비정상이 아닌가 ‘라는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된 것이지요.

내가 직장에서 느끼는 고통은 , 누군가 착각할수 있다. ‘정말 뭘 잘못해서 그렇게 당하는거 아냐‘ 하지만 아니다. 내가 잘못된게 아니다. 내가 고통스러운건 내가 당하는 억압이 잘못된 것이기에 그걸 바꿔야 하는데 바꿀수 없기에 분노는 당연한것이다. 직장생활 내내 업무도 업무거니와 상대의 무례한 공격을 당하면서도 밥벌이의 끈을 놓치않기 위해 그 모든걸 감내하고 스트레스를 겪으며 살아왔다. 십년후면 퇴직이고 오십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누군가 나를 공격하고 있다.

그 대부분 가해자는 남자이고 나보다 나이가 많거나 직위가 높다거나 하는 사람들이다. 더더욱 내가 근무하고 있는곳이 시골이고 이곳이 내 고향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들과 한편이 되지 않으면 어떻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배척을 하는 것이었다.

도대체 왜 그들은 그렇게 행동하고 덮어놓고 오해하고 분노하고 뒷담하고 그러는지 알수없었고 결국 이방법 저방법 다해봐도 그들이 변할리는 없고 해결책은 포기였다. 그냥 저 사람은 그런 성향이니 크게 반응하지 말고 대충 대하고 정말 경멸스런 사람은 눈빛으로 반응해주고 그런 방법을 택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은 김누리 교수가 독일의 사회와 비교하여 우리가 정치민주화 과정을 겪으면서 그 부분에는 어느정도 민주화가 이루어졌지만 사회,문화,경제, 교육 부분에선 아직도 고질적인 병폐가 왜 고쳐지지 않은건지에 대해 날카로운 통찰을 보여주고 이젠 우리사회가 변해야 함을 주장한다.

‘ 30-50 클럽‘이라고 1인당 국민소득 3만 불 이상, 인구가 5천만 명 이상인 나라들을 ‘30-50클럽‘국가라고 부르는데 지구상에서 일곱 국가만이 이 그룹에 속해있다고 한다. 바로 미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이탈이라, 한국이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행복하지 못하다.

34-한국인들은 정치의 광장에서는 부당한 국가 권력에 맞서 자기를 거리낌 없이 드러내지만, 일상의 공간에서는 공개적으로 불의한 권력에 저항하지 못합니다. 말하자면 정치의 민주화는 어느 정도 이루었지만, 일상의 민주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얘깁니다.

우리는 민주주의가 정치에만 국한된다고 착각한다. 진정한 민주주의란 정치제도의 문제뿐만 아니라, 삶의 태도의 문제라고 한다.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 약자와 공감하고 연대하며 불의에 분노하고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는 태도 -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민주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조직내 갑질도 민주주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결과이다. 조직에선 갑질하고 마치 우리나라 정치가 썩었다고 옳은 소리를 하는 척 하는 사람이 어디 한둘이랴. 민주주의는 기본적으로 구성원들의 자치인데 직장에서도 구성원의 자치보다는 위에서 무조건 지시하는거 이행하지 않으면 찍히는 분위기다.

42- 한국기업에서는 그 소유자가 그야말로 전제 군주처럼 행동합니다.

1968년 5월에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거대한 변혁의 운동이 일어 났다고 한다. 이 운동의 핵심적인 구호는 ‘모든 형태의 억압으로부터 해방‘이라고 한다. 참 그들은 빨리 깨달았다. 지금도 우리를 억죄고 있는 유교적 윤리에 의한 억압, 부모로부터,학교로부터,직장으로부터,여성에게 , 학생에게 가해진 이 모든 억압으로부터 해방운동이다. 꼭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우리를 통제하는 사회적 시선도 억압이라고 한다. 이 억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본격적인 것은 베트남전쟁이라고 한다. 베트남 전쟁을 전 세계적으로 보면서 이 전쟁은 부당하다고 다 느끼고 파병을 하지 않았지만 유독 우리나라만 박정희가 1964년부터 68년까지 5년동안 32만명의 지상군을 파견했다고 한다. 더더욱 그 이유가 일본군 장교였던 박정희가 당시 군부 내에서 남로당 활동을 했기에 그의 사상을 의심한 미국에게 좌익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미국에게 그렇게 우호적으로 수많은 젊은이들을 전쟁에 파병했다고 한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1968년부터 한반도가 게릴라전 상태로 접어들면서 박정희는 정권을 잡자 남한 사회를 ‘병영사회‘로 재편하기 시작했다. 예비군훈련, 국민교육헌장, 군사교육, 파시즘 교육을 시키기 시작했고 전세계가 68운동으로 억압으로부터 자유를 외칠때 박정희는 그런식으로 남한사회를 군부사회,집단주의와 권위주의로 우리를 불구화 시켰던 것이다. 우리는 그게 잘못된 것이 아닌것도 몰랐기에 정치적 민주주의를 몸을 바쳐 쟁취했지만 그외 사회,문화,경제 분야에서는 헬조선 소리가 나올정도로 경제적불평등, 성적위주의 서열주의 사회로 만들면서 우리를 그렇게 불행에 익숙해 지도록 만들었다. 지역감정도 박정희가 1970년초부터 조장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95-한국인으로서 우리들이 받은 교육은 권위주의적이고, 폭력적인 것이었습니다. 군사문화의 잔재가 깊게 배어있는 교육이었고, 인권을 경시하고 끊임없는 경쟁과 희생을 강요하는 교육이었습니다. 사실 그것은 교육이라기 보다는 ‘반교육‘에 가까웠지요. 이런 반교육, 파쇼 교육의 잔재가 지금도 우리 내면에 강하게 각인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인 대다수는 ‘내 안의 파시즘‘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억압의 문화, 부조리의 상황을 하나의 문제로서 인식 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사물의 질서‘, ‘세상의 이지‘, ‘자연 상태‘라고 생각한 것이지요. 에리히 프롬 식으로 말하자면 한국 사회를 특징짓는 것은 ‘정상성의 병리성‘이었던 것입니다.

난 이대목에서 우리사회의 갑질, 꼰대문화의 근원을 파악할수 있게 되었다. 조직에서 조금 자리가 올라가면 밑의 사람들을 아무렇게나 호통치고 마음대로 휘둘러도 된다는 생각이 자리하고 있다. 공무원 사회도 마찬가지다. 상사가 명령하는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다고 괴롭히는데 그 명령하는 일들이 상당히 어처구니 없는 일도 많다. 그 상사를 그래서 나는 그 직원에게 뭐라고 하는것이다라는 합리화를 하면 주변사람들은 또 다들 동조한다. 조직내 꼰대들도 그렇게 자신들도 억압된 삶을 살았기에 그렇게 또 대물림한다.

100- 20세기 독일의 가장 위대한 극작가라고 불리는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한 유명한 말로 시작해 보지요.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동독을 택한 그는 이런 의미심장한 말을 했습니다. ˝파시즘이 남긴 최악의 유산은 파시즘과 싸운 자들의 내면에 파시즘을 남기고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

108-이제 68혁명의 부재 때문에 지금 한국 사회가 처해 있는 시대 착오적인 현상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소위 ‘글로벌 스탠더드‘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에게는 시대에 상당히 뒤떨어진 현상들이 참 많습니다. 그 첫번째는 인권 감수성의 부재입니다. . 한국 사회는 인권 감수성이 대단히 모자라는 사회입니다.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예의가 정말 부족합니다. 특히 난민이나 장애인,문화적.성적소수자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상당히 왜곡되어 있습니다.

라고 하면서 메르켈 총리가 2015년 시리아 난민 115만명 수용한것과 2017년 예맨 난민 500명이 제주도 왔을때 이를 반대하는 청와대 청원이 며칠사이 70만명을 훌쩍 넘어선걸 비교한다.

113- 독일의 교육개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테오도르 아도르노는 ˝민주주의 최대의 적은 약한 자아˝라고 했습니다. 이말이 옳다면 약한 자아를 가진 사람들로 이루어진 공동체는 민주주의를 할수 없다는 얘기지요. 민주주의를 하려면 구성원 하나하나가 강한 자아를 가진 성숙한 시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니까요. 우리 교육은 자아를 강하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약하게 만드는 교육이었습니다. 늘 학생을 야단치고 벌주고, 결국 깊은 열등감을 갖게하는 방식이었지요. 성적으로 학생들을 줄 세우고, 심지어 학생들의 인격은 아랑곳없이 전교생의 석차를 게시판에 붙여놓기도 한다.

물론 내가 고등학교를 다닐때만 해도 게시판에 전교생 석차를 게시하는게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절이었고 체별 역시 너무도 당연시되었다.

114-다른 학생과 다르게 행동하거나 창의적인 생각을 드러내면 비판을 받거나 조롱을 당하는 경우도 허다했지요.

나 역시 조직에서도 좀 특이하다는 소리를 내 앞에서 아무런 꺼리낌없이 대놓고 하는 사람이 있다. 너무 무례하다.

114- 이것은 명백한 인권침해입니다. 초.중등 교육기관에서부터 아이들의 인권을 훼손하고 유린한 것입니다. 한국의 아이들은 이런 학교에 다니면서 모멸감과 자괴감, 열등감을 일상적으로 느끼고 내면화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과연 이런 학교에서 강한 자아를 가진 아이들이 자라날 수 있을까요? 한국인들의 자아가 약한 것은 자아를 유린하고 파괴하는 교육 때문입니다.

하나하나 읽어가면서 김누리교수가 지적한 것들이 내 정신을 흔들었다. 속고 살았고 억울하다고 느껴진다. 이런 구조적인 결함이 있는 사회속에서 내가 이상한게 아닌가 자괴감을 느끼고 무기력하게 살아왔다. 문득 내가 가지고 있는 막연한 서구 사회에 대한 동경이 아무런 믿도끝도 없는데서 시작된 게 아님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제부터 지금 내가 딛고 있는 이 억압된 현실을 벗어나고자 ‘상상노트‘를 써볼까 생각하고 있다. 이미 나이가 들어 선진국가에서 뭔가를 시도할수 없고 아이들 역시 원하지 않지만 내가 원하는 사회에서 아무런 억압없이 자신들을 힘들게 하지 않고 평화롭게 살고 싶다.

결국 68혁명이 없는 한국의 상황의 또 하나의 특징은 한국사회가 권위주의 사회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뿌리깊에 박혀있는 이 권의주의 문제가 독일에서는 생각조차 할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저자내 독일에서 유학했고 연구했기에 독일의 통일,베를린 장벽이야기,독일인의 의식, 교육 그 모든문제를 우리와 비교를 하면서 정말 너무도 보잘것없은 우리나라의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조직내 권위주의를 비롯해, 학교에서 벌어지는 살인적인 경쟁은 승자독식의 논리와 연결되어 독일인이 혐오하는 나치즘같은 야만을 야기한다. ‘경쟁교육은 야만이다‘라는 생각이 이미 1970년대 독일 교육개혁의 기본원리이고 그들은 68운동부터 시작해서 점차 국립이 대부분인 대학의 학비를 없앴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의 사립 중.고교. 사립대학의 엄청난 학비를 감당해야 한다.

121-우리가 한국에서 배운 교육은 사실 반교육(anti-education)에가깝습니다.

131- 저는 이런 이유로 자기착취를 조장하고 장려하고 미화하는 일체의 담론에 분노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식의 말들을 들으면 화부터 나지요. 한국에서 사는 이 고단한 아이들에게 스스로를 끊임없이 ‘좀 더 ‘착취하라고 권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26-한참 독일에 있다가 한국에 가면 한국 사람들의 표정이 무섭게 느껴졌습니다.강한 긴장감이 표정에 배어 있으니까요. 그러다가 다시 독일에 가면 서독 사람들의 얼굴에서 평온함을 느꼈지요.

왜 우리가 노예인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왔을까, 저자는 우리가 그 상태를 인지하는것이 자유인이 되는 첫번째 조건이라고 한다. 우리도 독일의 청소년들처럼, 독일의 직장인처럼 , 독일의 대학생들처럼 아무것도 안해도 되는, 애써 우리를 혹사하지 않아도 괜챦은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말 그렇게만 된다면 미국보다 더 좋은 의료시스템에 그런데로 살만한 나라가 되지 않을까. 더이상 청소년자살이나 이탈, 공부못해도 인간대접을 받고, 직장에서 뭔 자리하나 꿰찬다고 부하직원들한테 갑질 안하는 사회가 될것이다.

내가 그동안 갖었던 직장내 갑질, 꼰대 등장 이 모든것에 대한 의문을 풀수 있는 실마리가 되었고 드디어 나는 그동안 내가 느낀 고통이 내가 못해서가 아니고 내가 뒤떨어져서가 아니라는걸 알았다. 이 지구상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이 그렇게 성적위주의 서열사회가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남들 다 그렇게 사는데 너만 왜 그리 힘들냐는 것들을 모두가 당연히 여기고, 노예이면서 노예가 아닌척 살아왔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마지막 부분 봉건주의 사회인 북한과 우리가 통일이라는 이름으로 조화롭게 잘 살수 있는 방법에 대해 해법을 제시한다. 흔히 통일이라고 하면 좀더 잘사는 우리의 자본주의가 못사는 북한을 흡수하고 김정은 정권을 붕괴시키는 거라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건 정말 잘못된 생각이다. 북한과 우리는 분단이래 너무도 다른 길을 걸어왔그 그 갭을 극복하면 얼마가 걸릴지 모른다. 북한주민이 탈북해서 남한에 와보니 그렇게 잘살지 몰랐고 그렇게 불평등한 소외가 있을줄 몰라서 다시 견디기 힘들어 다시 탈남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흡수통일은 말이 안된다. 서로의 정권을 인정하고 소통하고 왕래하면서 북한의 봉건적,권위주의적 사회를 어떻게 인간화할건지, 남한의 약탈적 자본주의를 어떻게 인간화 할건지를 해결해야 한다고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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