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사람들처럼 -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에게서 찾은 행복의 열 가지 원리
말레네 뤼달 지음, 강현주 옮김 / 마일스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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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를 보았을 때 첫인상은 아무것도 섞이지 않은 덴마크 요구르트가 떠올랐다.  첨가물 없이 순수하고 맛은 덜해도 몸에 좋은, 유산균 그득한 뽀얀 요구르트가 연상되었다.  덴마크 사람들의 특별한 행복들, 그 비결은 무엇일지 부러움 반, 호기심 반 책을 펼쳤다.
처음에는 단순히 복지국가인 덴마크의 구조와 생활을 분석하고 자랑하겠구나 라는 생각으로 읽어나갔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이 책은 행복,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숙고하게 하는 책이며, 그 행복을  누구든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하고, 초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덴마크 사람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특징적인 성격, 면모등을 설명한다.

아무래도 2장 '교육'부분은 더욱 눈길이 갔다.
몇몇 엘리트에게 맞춰 교육하지 않고 대다수 평범한 학생들 수준에 맞추는 교육의 원칙은 촛점이 온통 결과에 맞춰진 우리나라의 교육과 대비되며 그 여유와 안정감이 부러웠다.
일종의 인생 설계학교라는 에프터스콜레는 우리도 시작하고 있는 자유학기제와 유사한 느낌이었다. 이미 완벽히 정착되어 청소년들에게 인기 반열에 올라있다는 사실은 1년간 전형적인 교과목이 아닌 다른 분야의 재능을 개발하면서 보내는 성숙의 해(41쪽)라는 점에서 우리의 미래를 상상해 보게 되었다.
또 다른 특별한 교육제도로 호이스콜레도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평생교육원과 비슷한 기능의 학교이지 싶다.

'OECD학생들 중 3분의 1이상이 공부에 아무런 재미도 느끼지 못하며, 거의 4분의 3에 가까운 학생들이 중학교가 지루하다고 말한 사실을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46쪽)'는 언급에서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입시가 끝날 때까지 그리고 다시 입사하고 그 후로도 오랫동안 쫓기듯 행복감과는 먼 거리에서 달음질하게 될 우리 아이들이 중첩되며 마음이 더욱 무겁고 답답해졌다. 물론 학비의 중압도 만만치  않다.
탈 벤샤하르는 학업의 두가지 '잠수 방식'과 '연애 방식'을 설명했다(51쪽).
'연애 방식'은 학업을 사랑하도록 만드는 방식이라고 한다. 오직 끝내 버리겠다는 목적으로 학업을 고통으로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찾는 방식을 배우는 것(52쪽)이라니 가장 바람직하고도 공부를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 목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내적인 만족도나 성취감, 동기부여는 자동으로 따라오게 될 것이다.
공부 자체를 즐겨보라고 백 날 이야기 하지만 내적인 동기가 만들어지지 않은 이상 소 귀에 경읽기일 것이다. 안쓰럽고도 안타깝다.

6장의 네가 잘 지내야 나도 잘 지낼 수 있다는 공동체 의식은 어느 곳에서나 경쟁 의식이 두드러지는 사회와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7장에서는 '휘게'라는 덴마크어가 나온다. 덴마크는 일과 사생활의 균형을 가장 잘 유지한 성공한 나라라고 (120쪽)하는데 이는 덴마크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용어로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또는 혼자서 보내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말한다고 한다. 휘게의 원칙들이 요즘 눈길을 끄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원칙이기도 하다는데 편안하고 아름답지만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은 디자인(126쪽)을 만들어 낸다니 드러냄과 화려함보다 언제나 내적인 충만감을 선택하는 듯 하다.
크리스마스 트리 밑에 자주 놓이는 선물목록은 소박하고 정겨움에 미소짓게 한다.
'덴마크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는 것이다.(166쪽)' 덴마크 사람들의 일관된 정서를 알 듯 하다.

물론 저자는 부정적인 면도 함께 이야기 한다.
또한 결론에서 이야기한다. "하지만 덴마크의 역할은 유리한 환경, 딱 거기까지다. 나머지는 각 개인이 자기 자신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시도해야 하는 여정에 달려 있다.(192쪽)"라고.
결론에서는 개인이 자신의 삶 속에서 지금까지 보여준 원칙들을 적용해보고, 선택하는 법을 정리해준다.
저자의 치우치지 않는 열린 시야가 따스하게 전해졌다.
그리고 '행복 10계명'은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어보며 생각해볼 만 하다.
진정한 행복은 무엇일까, 찾아가는 여정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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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황금가지 입니다.

출간 예정 도서 <제인 오스틴이 블로그를 한다면>의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블로그로 읽는 제인 오스틴,

제인 오스틴이 브리짓 존스와 만났다!


 세기를 넘는 로맨스 소설의 상징, 제인 오스틴에 바치는 재기발랄 오마쥬 소설 『제인 오스틴이 블로그를 한다면』이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영국 남자들의 매력이 듬뿍 담겨 있는 이 소설은, 런던을 배경으로 19세기 귀족 소녀의 일기장과 21세기 십 대 소녀의 블로그가 번갈아 등장하며 ‘엘리자베스 베넷’이 되지 못한 십 대 소녀들의 좌충우돌 사랑 이야기를 그려낸다. 유쾌하고 농담을 좋아하는 작가는 제인 오스틴의 팬으로, 작가의 데뷔작인 이 작품은 ‘제인 오스틴이 브리짓 존스와 만났다’는 평을 들었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의 십 대 버전을 보는 듯한 일기글과 교차로 등장하는 21세기 소녀의 블로그 속 글은, 끊이지 않는 수다를 통해 십 대 소녀들에게 유행하고 있는 온갖 최신 영미 문화를 쏟아내듯 보여 준다. 또한 미국인 소녀가 영국에 가게 되면서 같은 영어권임에도 전혀 다른 단어를 사용하는 미국과 영국의 언어문화 차이를 받아들이고 묘사하는 방식, 미국 외에서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를 어떤 시각으로 받아들이는지 알게 되며 받게 되는 느낌 등이 유행이 통통 튀는 사랑스러운 수다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는 점도 재미있다.


‘블로그’와 ‘일기’라는 시대를 대표하는 양식을 통해

오만한 19세기 귀족 소녀와 편견 가득한 21세기 미국 소녀의

서로 다른 듯 꼭 닮은 사랑 이야기가 번갈아 펼쳐진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살고 있는 16살 소녀 캣(캐서린)은 방학 동안 대영 박물관에서 일하게 된 잔소리쟁이 엄마를 따라 어쩔 수 없이 바다를 건너 영국 런던으로 오게 된다. 함께 수다 떨고 쇼핑하며 인간쓰레기 전 남친을 욕해줄 친구들은 모두 바다 건너편 미국 땅에 있고, 남은 거라고는 5일 내내 비가 오는 영국 날씨와 살이 퐁퐁 찔 지나치게 맛있는 초콜릿뿐. 캐서린은 엄마가 읽으라고 던져 준 19세기 귀족 소녀 캐서린(공교롭게 두 사람은 이름이 같다.)의 지루한 일기장을 읽으면서 서서히 런던의 매력에 젖어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엄마의 연구를 돕기 위해 나타난 귀족 캐서린의 후손이라는 심각하게 멋진 훈남 윌리엄 퍼시벌이 등장하면서, 캣의 런던 생활도 점점 바빠지기 시작하는데……. 동시에 일기장 속에서는 귀족 소녀 캐서린이 첫 사교계 데뷔와 함께 매력적인 시인 토마스와 점잔빼는 19세기식 로맨스를 시작하려 한다. 그리고 동시에 오빠의 친구이며 언제나 자신을 놀리려 드는, 잘생기고 오만하기 짝이 없는 니콜라스 에버라드 경이 캐서린은 어찌할 수 없을 만큼 거슬리기 시작한다. 과연 두 캐서린의 사랑의 행방은 어떻게 될 것인가?


 모든 것이 미숙하기만 한 십 대답게 두 사람은 사랑을 찾는 과정에서 좌충우돌하며, 동시에 십 대다운 용감함으로 위기들을 극복해 간다. ‘다아시 씨’를 닮았으나 얄밉기 짝이 없고 언제나 자신을 어린애 취급하는 니콜라스와 잘생기고 부드러운 토마스 사이에서 결국 캐서린이 어떤 사랑을 찾을지는 독자도 대부분 짐작가는 바가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캐서린이 진정한 여인으로 성숙되며 겪는 진통은 놓칠 수 없는 읽을거리이다.


영국 남자의 매력에 폭 빠진 당신에게 추천하는 사랑스러운 로맨스 소설!


 베네딕트 컴버배치, 콜린 퍼스, 니콜라스 홀트, 로버트 패틴슨, 제임스 맥어보이, 톰 히들스턴……. 이름을 들자면 끝도 없을 매력적인 이 남자 배우들의 공통점은? 바로 영국 남자라는 것이다. 「셜록」의 베네딕트 컴버배치, 「킹스맨」의 콜린 퍼스 등 요즘 대세로 떠오르는 영국 남자들은 자연스러운 매너와 영국식 억양을 무기로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원제목이 ‘영국 남자와 사랑에 빠지다(Falling in Love with English Boys)’일 정도로, 이 소설은 소녀의 시각으로 경쾌하고 발랄하게 영국 남자들의 매력을 그려내고 있다. 



이벤트 참여방법

 

1. 이벤트 기간: 5월 27일 ~ 6월 2일 (당첨자 발표 : 6월 3일)

발송: 6월 4일


 

2. 모집인원 : 5명


3. 참여방법

- 이벤트 페이지를 스크랩하세요.(필수)

-책을 읽고 싶은 이유와 함께 스크랩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4. 당첨되신 분은 꼭 지켜주세요.

- 도서 수령 후, 10일 이내에 '알라딘'에 도서 리뷰를 꼭 올려주세요.

(미서평시 서평단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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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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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세인 오베는 품위있고 진중하게 속내를 잘 가리는 사람은 아니다. 까탈스러워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기보다는 피하는 그런 사람이다. 한 마디로 투덜이 스머프의 기질이 엿보이기도 한다.

자기 표현에 서툴고, 고집이 세고,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표정 관리 잘 안되고, 조금 지나면 후회할 지언정 참지 못하고, 극도로 정직하고, 융통성 없고....

그러나 아기같이 보드라운 속마음을 가졌다. 마음 아픈 것도 표현할 줄 모른다. 큰 집에 혼자 앉아서는 먼저 떠난 아내의 코트에 손을 얹어보고, 어떤 일 앞에서 아내가 지금의 나를 본다면 어떨까를 빗대어 상상하고, 허락을 구하고 싶어한다.

우리 아빠가 생각나는 사람이다.

무척 엄격하고 최고로 엄숙해보인다고 믿으시지만 살짝 살짝 드러나는 귀여움은 감출 수가 없는 사람, 아빠다.

그래서 나는 늘 생각한다. 아빠 없는 엄마는 가능한데, 엄마 없는 아빠는 너무 딱한 노릇이라서 엄마가 더 오래 계셔주시기를, 아빠를 위해서 기도한다. 나쁜 딸인지 모르겠다.

 

아내를 잃고 자살을 준비하는 오베, 아내는 삶의 모든 이유를 함께 가지고 가버렸다.

그런 오베와 그의 이웃들이 맺어가는 관계, 그리고 오베의 어린 시절과 성장, 그의 삶 속에서 지금의 성격이 형성되기 까지의 배경, 아내와의 사랑과 삶등이 현재와 교차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세대간의 갈등과 사고의 차이, 소중하다고 선택하는 취향과 우선순위의 격차로 인한 갈등과 어우러짐등도 볼 수 있다.

 

굉장히 잘 읽히는 책이다.

이야기 전개가 자연스럽고 점진적으로 몰입하면서 공감하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나에게 가장 좋은 부분은 인물에 대한 묘사다. 마음을 울리고 그림처럼 아름다운 잔영을 남기는 인물과 내면에 대한 묘사는 감동적이다.

 

"그는 흑백으로 이루어진 남자였다.

그녀는 색깔이었다. 그녀는 그가 가진 색깔의 전부였다.(57쪽)"

"만약에 이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면......(중략) 또한 남은 평생 동안 누군가 맨발로 그의 가슴속을 뛰어다니는 것 같은 느낌을 주게 될 그녀의 웃는 모습도 볼 일이 없었으리라."

"사람들은 오베와 오베의 아내가 밤과 낮 같다고 늘 말했다. ....(중략)그녀는 음악이나 책이나 이상한 단어 같은 추상적인 것들을 사랑했다. 오베는 손에 쥘 수 있는 것들로만 채워진 남자였다. 그는 드라이버와 기름 여과기를 좋아했다. 그는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인생을 살아갔다. 그녀는 춤을 췄다.(152쪽)"

"그녀가 깔깔거리며 웃는 걸 듣고 샴페인 거품이 웃을 줄 안다면 저런 소리가 날 거라고 오베는 생각했다.(179쪽)"

"누가 묻는다면, 그는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 자기는 결코 살아 있던 게 아니었다고 말했을 것이다. 그녀가 죽은 뒤에도.(189쪽)"

 

마지막을 읽으며 눈물이 어린다.

오베, 오베...

사랑스러운 분이다.

영화화 된다면 다시 한번 오베를 만날 수 있겠지. 벌써 그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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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 생태 도감 -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자연 백과사전
우종영 외 지음, 김종민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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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콜라 출판사의 자연 생태 도서들 중에서 '자연을 배우는 만화 텃밭 백과'는 가족 모두 즐기며 보았고,

지금도 많이 찾아보게 된다.

이번에 나온 '캠핑장 생태 도감'은 또 얼마나 알찬 내용이 담겨 있을까 기대하며 받아 보았다.

이 책은 캠핑장에서 만날 수 있는 나무, 곤충, 물고기, 양서류와 파충류, 새, 야생 동물까지 전문가 여섯 분이 각각 파트별로 글을 썼다.

그렇기 때문에 분야 별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최고의 것들을 주인공 핑이와 함께 찾아보고, 익히고, 알아볼 수 있는 체험도서다.

대화체로 이어지는 내용은 귀에 쏙쏙 들어오며 현장감이 넘친다.

당장 캠핑을 떠나고 싶고, 직접 내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싶어진다.

 


종이컵에 생가지를 담그면 물이 푸르러지기 때문에 물푸레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명을 들으며 신기하고 지금껏 모르던 새로운 이야기들이 더욱 몰입하게 한다.

'지식 콩콩'과 '놀이 콩콩'란을 두어서 꼼꼼하게 지식을 챙기고 자연을 활용한 재미있는 놀이나 체험 거리들을 소개받을 수 있다.


각 분야별로 '찾아볼까요?'코너에서 구체적인 설명이 실려있어서 많은 공부가 된다.

'검색표'는 분류 기준과 특징을 따라가며 나무, 곤충, 물고기 등을 찾을 수 있으며, 발견한 것에 대한 사진과 설명이 마치 사전처럼 실려있어서 활용하는 만큼 얼마든지 정확하고 풍부한 설명을 듣고 알아갈 수 있다.


책상에서 책을 읽다가 너무 궁금해져서 아이와 함께 뒷 산에 올라가 보았다.

무심하게 지나치던 나무와 풀들, 아름답게 노래하는 새들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며 이제 알게 될 것이라는 기쁨을 느끼게 되었다.

함께 온 카드형 돋보기는 실제적인 도움이 되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관찰하고 집중하도록 한다.

특히 관찰 노트는 형식적으로 첨부되었겠지 생각했는데 내용이 너무 충실해서 놀랍기도 했다.

관찰이라고 하면 막연하고 주관적인 느낌이 드는데 이 노트는 관찰하는 방법과 그것을 표현하고 수집하는 방법까지 또 하나의 자연 체험 교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생명의 아름다움, 우리 강산의 아름다움을 생각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는 것도 소중한 수확이다.


알게 될수록 사랑하고 감사하게 되는것 같다.

이 책은 알기 위해서 재미있고 즐겁게 배우는 행복한 시간을 선물한다.

캠핑 갈 때 챙겨야 할 일순위 목록이자 자연을 바라볼 때 언제라도 펼쳐볼 수 있는 친구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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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있는 식탁 - 먹고 마시고 사는 법에 대한 음식철학
줄리언 바지니 지음, 이용재 옮김 / 이마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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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도 제목도 마음이 끌리는 책이었다. 식사하는 곳의 안과 창밖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배경 풍경을 담은 표지 그림은 그들의 삶과 이야기에 함께하고 싶게 한다. 개인적으로 음식에 대한 책을 좋아한다. 그림책에서부터 교양, 인문 서적, 영화까지도 음식을 다룬 경우에는 일단 열린 마음이 된다. 얼마 전에 아이들과  '식탁위의 세계사'를 읽으며 즐거웠는데 조금 아쉽던 차에 이 책을 읽게 되어 기뻤다.

기대하며 펼쳐든 책, 그러나 내용은 기대 이상이었다.

철학은 모든 학문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일상의 부엌을 철학과 연결시키고, 철학적 해석을 적용하고, 다시 독자들의 이해를 위해 다각도로 해석해준다.

머리말에서 저자는 '이 책의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는 정신과 육체, 마음과 그리고 한마디로 영혼을 가진 완전한 주체로서 삶의 방법을 모색하자는 도전이다.(10쪽)'라고 밝힌다. '실용성을 지키기 위해 각 장의끝에 특별한 음식에 대한 생각을 레시피의 형태로 포함시켰다. 더 잘 생각하고 살고 먹는 게 내가 주장하는 것처럼 한꺼번에 생각할 수 있는 문제라면, 이 책은 서재나 침대맡, 거실은 물론 부엌에도 자리 잡을 수 있어야 한다.(11쪽)' 역시 한 번 읽고 덮는 책은 아니다.

각 챕터의 마지막은 레시피로 마무리하는데 '마르미타코'의 설명을 독서실에서 읽다가 우리집 냉장고의 상태를 가늠해보며 당장 부엌으로 달려가려 했었다.

 

'배려 있는 도살( 연민)'에서는 고난과 고통을 구분하도록 일깨워준다. 고통은 괴롭지만 고난은 그보다 훨씬 더 괴롭다는 것, 고난은 기억에 의존하며 인간은 고통보다 고난에 더 신경을 쓴다는 것.

야생동물들의 야생에서의 자유로운 삶이 더 이상 평화롭고 행복해 보이지만은 않게 되었다.

 

'포용력을 갖추자(모호함)'에서는 늘상 매체의 화두가 되고, 대화의 빠지지 않는 관심사이기도 한 프렌차이즈를 다룬다.

지난 주에 '음식 문맹'을 아이들과 읽고는 다큐멘터리 영화 '슈퍼 사이즈 미'의 주요장면을 보며 마무리 했었다. 콜라를 보면 같은 양의 각설탕을 떠올리는 것이 이제 자연스럽다.

'한편 음식에 대해 가장 흔하면서도 게으른 도덕적 체득법은 작은 지역 독립 상점과 음식점은 좋고 프랜차이즈는 나쁘다는 것이다. (112쪽)' 저자는 맹목적 이분법의 논리를 차분히 설명한다.

생각지 못한 새로운 발견을 마주하고 맥도날드를 좋아하고, 미국에 가면 인앤아웃을 찾으며 동시에 불안감과 죄책감을 느끼던 것에서 어느정도는 자유하게 된다.

물론 격렬히 프랜차이즈만이 옳다는 것은 아니다. 수용할 부분도 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침 뷔페에 저항하라(인격)'를 읽으며 철학자의 날카롭고 타협하지 않는 물음에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아이들과 남편과 발췌독을 하며 함께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이 책을 이끄는 등대라고 밝힌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려 깊은 일상의 습관을 기름으로써 더 나은 사람이 되어 나은 삶을 산다고 보았다.(344쪽)'

마지막의 재료 목록에는 인터뷰, 참고도서, 인용된 영화를 실어서 특히, 영화는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줄을 치며 읽다 보니 거의 전체에 줄을 치게도 되니 난처했다.

곱씹으며 몇 번이고 다시 펼쳐 읽어보게 될 것이다.

이런 멋진 책을 쓴 저자에게 감탄과 존경을 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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