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창 법칙 - 사소하지만 치명적인 비즈니스의 허점
마이클 레빈 지음, 이영숙.김민주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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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유리창을 방치한다는 것은 더한 망가짐도 허용한다는 묵과정도로 나름 이해하고 있었던 깨진 유리창 법칙을 제대로 살펴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 100쇄 기념 에디션으로 멋진 옷을 입고 나른하고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일상에 경종을 울린다. 깨진 유리창 이론의 핵심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당신 마음대로 해도 좋다!(6)’임을 서문에서 밝힌다. 차례를 살펴보면 17개 챕터에서 우리에게 낯익은, 또는 친근한 기업의 이름들이 보인다. 형사행정학 분야에서 나온 이론이지만 비즈니스 세계에 어떻게 접목해가는지 흥미롭게 살펴본다.

 

풍성한 사례들을 통해서 깨진 유리창 법칙이 어떻게 현실에서 드러나는지 배울 수 있다. 이 법칙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뉴욕 지하철 사례가 첫 번째로 나온다. 사소한 범죄들을 바로잡아가면서 도시 전체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는 무척이나 인상깊다. 통쾌하게 고객의 마음을 대변하는 에피소드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가장 심각한 깨진 유리창은 사람인 경우가 많다는 사실에 동의하게 된다. ‘가장 똑똑한 기업의 가장 멍청한 실수에서는 코카콜라의 선택을 예로 든다. 뉴코크 계획과 핵심고객들의 반발 사례에서 그냥 유리창 정도가 아니라 그랜드캐니언 크기의 어마어마한 깨진 유리창이라 부르고 있다.


깨진 유리창을 보여주는 각각의 사례들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때론 대단하다는 감탄을 자아내곤 한다. 각 챕터 마지막에는 깨진 유리창 Lesson’코너에 핵심사항을 정리해줌으로 한 번 더 생각하도록 돕는다. 기업의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지만 그에 머무르지 않고 얼마든지 개인에게도 적용할 만하다고 생각된다. 당신이 한 모든 일들은 도미노 효과를 가진다.(119)’는 말에서도 고객 대 기업관계에 멈추지 않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무시해도 좋을 만큼 사소한 일은 없다. 작은 하나가 전부로 변할 수도 있다.(136)’ 막연한 걱정을 넘어서 강박적으로 매달려야 함을 강조한다. 책에서 제시하는 솔루션들을 눈여겨 보게 된다. 기대 이상의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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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렁덩덩 새 선비 이야기 속 지혜 쏙
신현수 지음, 이준선 그림 / 하루놀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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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렁덩덩 새 선비는 귀에 익은 제목이지만 세밀한 내용이 바로 떠오르지는 않았다.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되어 왔기에 훑어보니 제목도 조금씩 다르고 내용도 차이가 있다. 옛이야기 그림책이니만큼 조금씩 변주되며 저자의 의도가 반영되는 듯하다. 하루놀의 구렁덩덩 새 선비에 끌린 이유는 이준선 그림작가 때문이다. ‘팥죽 할머니와 일곱 녀석의 근사한 그림들을 생각할 때 그 책 옆에 소장해야 할 책임감이 들었다.


책을 받아보고는 역시나~ 혼자 감탄이다. 표지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커다란 구렁이를 조금도 두려움 없이 반기는 각시의 표정이 생생하다. 면지도 정말 곱다. 여백의 미까지 완벽하다.속 표지를 지나 본문으로 들어가면 구렁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할머니가 눈에 들어온다. 팥죽 할머니와 닮은 모습에 저절로 미소짓게 된다. 몇 번이고 그림만 반복해서 먼저 보는것도 좋을 작품이다. 화선지에 붓으로 그린 것 같은 그림이 검은 선 만으로 배경을 드러내는 부분도, 색채를 넣은 부분도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다섯 그루의 나무가 있으면 다섯 그루의 나뭇잎 색이 모두 조금씩 다른 초록이다. 인물의 표정도 생생하고 우리 한옥과 방, 장독대, 주변의 하나하나를 찾아보는 일이 즐겁다. 자꾸 소중히 만져보게 되는 그림이다. 가장 멋진 장면은 구렁덩덩 새 선비와 각시가 밤하늘을 배경삼아 기쁘게 다시 만난 장면이다.


마음 착한 이웃의 셋째 딸이 구렁덩덩 새 선비와 혼인하게 된다. 우리집 큰 딸이 뱀이 너무 귀여워서 나중에 꼭 커다란 뱀을 키우겠다고 늘 말하기에 아이가 생각난다. 첫날 밤에 구렁이가 선비로 변하다니..박씨 부인도 떠오른다. 새 선비를 찾아 떠나는 여정에 세 가지 과제들이 주어지지만 지혜롭게 모두 해결한다. 행복 시작인가...하지만 예기치 못한 상황이 아직 기다리고 있다. 각시는 비난하거나 불평하지 않고 또 한 번의 미션들을 완수한다. 생동감 넘치는 옛이야기를 보고 듣고 읽으며, 상상력도 지혜도 감사하는 마음도 자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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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대학이 아니라 직업이다 나답게 살기 위한 최고의 준비
손영배 지음 / 생각비행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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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대학이 아니라 직업이다는 눈에 띄는 노란색 표지에 일곱 컷 만화로 책의 중심내용을 제시한다. 마지막 컷의 , 내가 좋아하는 일로 꿈을 이룰 거야!’라는 문장이 희망차다. 면지에는 저자의 글과 친필 서명까지 있으니 독자로서 행복한 선물임에 틀림없다. 좋아하는 것은 많은데 현실적으로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도, 여전히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질문 중인 경우도 있다. 책 날개의 저자 소개가 이 책이 관념적인 조언에 머무르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주었다. 이 책을 통해서 실질적인 조언을 구하고 싶은 마음, 비판보다는 응원하는 부모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총 여섯 개의 챕터에서 핵심적인 가이드와 그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사례들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었다. ‘박사 학위가 주는 지식의 유통기한도 5년 이내라니 어렴풋했던 짐작들이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5년 이내의 연구실적이라는 단서,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어도 취업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직업을 위한 진짜 공부를 권하기도 한다. 진로를 찾는 세 가지 방법으로 자신의 강점과 흥미를 찾는 것’, ‘다양한 현장을 체험하는 것’, ‘관심 분야를 찾았다면 몰입하는 것을 제안한다. 직접적인 현장 체험이 어렵다면 보완책으로 독서를 강조한다.


다양한 분야의 사례들은 간접 경험의 폭을 넓혀준다. 근시안적인 대안들을 벗어나 좀 더 넓게 주변을 살피도록 동기를 제공한다. 블루 오션인 분야들, 1인 창업이나 1인 창직,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 일 등은 눈길을 끈다. ‘대한민국의 학생들은 하루 15시간 동안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을 지식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142)는 앨빈 토플러의 말이 중요하게 다가온다. 한 번 뿐인 인생에서 후회하지 않는 올바른 선택이 무엇일까 찾아가는 과정은 고단하고 힘겨울 것이다. 하지만 이 책 속의 지혜로운 조언들이 새로운 결단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워크북을 채워가며 다시 한 번 자신을 점검할 수 있어 더욱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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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짧은 건 대 봐야 아는 법 -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 대한민국까지, 재판으로 보는 세계사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콜라보 3
권재원 지음 / 서유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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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콜라보세 번째 도서 길고 짧은 건 대봐야아는 법은 제목부터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 시리즈 중에 내 말 좀 들어줄래?’ 역시 곁에 두고 생각날 때 펴보곤 하기에 사뭇 딱딱한 주제인 에도 기대가 컸다. 머리말에서 저자는 재판을 통해 그 시대를 엿보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소개한다. 시대적, 공간적으로 광범위하게 살피는 책으로 재판으로 보는 세계사’, ‘사건과 논쟁으로 보는 세계사라는 표지의 소개말이 핵심을 잘 요약해준다.


1장은 고대 그리스 로마의 재판을 담았다. 특별한 의미를 간직한 네 건의 재판과 그 의미를 소개해준다. 눈에 익은 명화인 다비드의 독배를 드는 소크라테스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기존에 알고 있던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순간과 실제 상황 사이의 간극을 비로소 이해하고 바로잡게 되었다. 직접 민주주의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아테네 재판의 진행 순서를 따라가며 분위기를 느껴보기도 한다. 왕정을 버리고 공화국이 된 로마의 첫 번째 집정관인 브루투스의 재판은 그 대상이 그의 아들들이었다는 사실에서 더 충격적이다. 로마인들에게 공화국은 곧 공유재산을 의미한다는 사실, ‘국가가 특정한 인물이나 집단의 것이 아니라 모두의 공유재산이라는 의미(48)’를 담고 있다는 점이 인상깊다. 부루투스의 재판은 그래서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다.


중국의 역사적 재판들 중에서는 이릉의 재판이 있다. 사마천의 사기가 쓰여진 배경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며 헤로도토스의 역사와 비교하여 얼마나 빼어난 작품인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근대의 전환점이 된 재판에서는 세 개의 굵직한 재판들을 보여준다. 그 중 에밀 졸라의 그 유명한 나는 고발합니다가 나오게 된 드레퓌스 재판을 살펴본다. 꽤 많은 분량을 실었는데 저자가 시대에 길이 남을 명문이다(203)’고 표현할 만하다. 이 책도 제대로 읽지 못했었는데 찾아 읽어야 할 목록에 이름을 올린다. 6현대 한국의 재판으로 우리의 현재까지 살펴보며 마무리된다.


기억해야 할 중요한 재판들을 통해서 그 당시의 사회적, 정치적 상황을 알 수도 있겠지만 인간 본성, 진심의 면면들을 만날 수 있었던 시간이다. 지금까지는 그저 단편적인 정보들이었다면 이 책을 통해 역사 속에서 다시금 생생해지고 본연의 자리를 잡아 간다는 느낌이다. 책의 중간에 부록처럼 관련 지식을 삽입해 이해를 돕는 점도 친절하다. 흥미진진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전하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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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의 속도 이야기가 있는 과학 세상 1
콜린 스튜어트 지음, 지모 아바디아 그림, 박여진 옮김, 오동원 감수 / 애플트리태일즈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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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의 속도라는 제목까지 낭만적이다. 처음 책을 받아본 순간 정말 예쁘다는 감탄이 나온다. 광고만 보았을때는 판형이 작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시원한 크기를 자랑한다. 표지의 분할된 칸을 보면서 어떤 내용을 담았을지 상상하게 된다. 웃는 표정의 태양과 면지의 바탕색도 청량하다. 시선을 사로잡는 속표지를 지나면 차례가 한 눈에 들어온다. 물리학, 소리, 빛과 색, 우주까지 네 가지 영역으로 구성된다.


영역별로 중요한 소주제들을 좌우 한 장으로 다루고 있다. 독자가 궁금해할 법한, 또는 핵심적인 개념을 친근하게 질문함으로써 주의를 환기시킨다. 일러스트와 텍스트가 조화롭게 개념을 설명해준다. 그림과 글을 비교해 봄으로써 이해가 쉬워지고 어려운 개념들에도 좀 더 다가서게 해준다. 고주파와 저주파, 귀에서 초음파를 냄으로써 시각을 대체하는 박쥐, 특히 새들이 소리를 들으면서 귀의 손상된 세포를 살리고 잃어버린 청력을 고치기도 한다는 대목은 놀라웠다. 저자의 언급처럼 이 원리를 이용해 청력을 잃은 사람도 고칠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싶다.


소리평온함과 고요함에서는 아주 고요한 세상을 상상해 보아요! 몸속 뼈들이 오도독거리는 소리, 피가 혈관을 돌아다니는 소리, 두개골에서 눈이 굴러가는 소리가 모두 들리는 세상을 말이에요.’라고 말한다. 상상해보지 못했던 장면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미국에서 가장 조용한 곳이라는 호 레인포레스트’, 모래들이 지글거리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는 이스라엘의 네게브 사막 등이 과연 어떨지 궁금해진다. 놀라운 이야기들은 화려하면서도 신비로운 그림들 속에서 계속된다. 정확한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정보들이기 때문에 더욱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어렵고 딱딱한 전문지식으로서의 과학이 아니라 아름답고 감성 충만한 과학의 또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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