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으로 보는 미국과 중동 관계

양차 대전을 거치면서 중동에 관한 지리학적 입지와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양상을 띠게 되는데요. 대전 중이던 그 이후에도 영국과 미국의 중동에 대한 이권은 주로 원유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 와중에 이스라엘이 영국의 지원을 받아 나라를 건국하게 되지만 일반적으로 이 지역의 석유 자원에 대한 안정적인 확보가 미국을 비롯한 유럽의 사활적인 이해관계였죠.

그래서 미국의 CIA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전제 정권과 밀착했던 것이고, 더불어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중동 지역 정치에 직간접으로 개입했던 것이 미국이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이란 팔레비 왕조와의 밀월과 그 와중에도 이라크를 지렛대 삼아 중동 정세에 개입했던 것도 다름아닌 미국이었습니다.

일단 이 중동 지역의 시민들이 미국에 대한 증오를 갖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자기들은 자유 민주주의의 큰형을 자임하면서도 중동에 있어서 만큼은 권위주의 정부를 지원했던 것에 있습니다. 이것은 칠레에 대한 CIA의 피노체트 프로그램이나 콜롬비아의 한 지역이었던 파나마를 강제로 독립시켜 파나마 운하에 대한 소유권을 공고히 한 미국의 행위와 거의 유사한 행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들의 국익과 상관없는 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단순하게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것과는 달리 복잡한 속내가 도사리고 있던 것입니다. 그 일관되지 않는 미국의 국익 말입니다. 더불어 여기에는 미국 의회에 대한 광범위한 로비와 각 싱크탱크들의 행정부에 대한 고차원적인 압력을 고려했을 때, 바이든 행정부가 그렇게 나오게 된 연유에는 그와같읃 일말의 연유가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자유 민주주의 거대한 수호 국가로서의 미국은 겉으로는 그러한 대의를 견지하고 있으면서도 자신들의 국익에 따라 권위주의적인 독재 정부를 지원하는 행태가 남중아메리카를 비롯 중동에서도 있어왔는데요. 또한 이것은 우크라이나의 서방 밀착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무력 시위에 별반 아무런 개입도 하지 않은 혹독한 전례를 남겼습니다. 물론 많은 전문가들은 한국과 일본은 우크라이나와 이집트와는 다르다고 말들을 하죠. 물론 일정 부분은 그런 이해로 흘러가고 있긴 합니다. 일전의 브루스 커밍스의 말대로 미 국무 장관이 각종 국제 회의에서 무슨 속국처럼 양 옆에 한국과 일본의 외무장관을 거느리고 나타난 것은 비대칭 동맹에 대한 일종의 극명한 수사라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저는 미국이 제공하는 한국에 대한 핵우산이 이러한 맥락을 갖고 있다 여겨집니다. 미국 서부의 로스엔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가 핵공격의 위협을 감수하고 서울에 대한 핵우산을 제공할 수 있을지 지금도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국제 외교가 일정 부분 프로파간다의 형식을 띤다고 봤을 때, 그러한 주의와 제스처가 과연 자국의 막대한 희생을 감수하고 동맹국에 대한 지원이 실질적으로 가능할지는 막상 닥쳐봐야 아는 것이겠죠. 저는 이 지점에서 미국의 신뢰를 논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런 갈등에 놓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조만간 도래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언급하고자 합니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만약 제3차대전이 일어난다면 그 시발점은 센카쿠/댜오위다오나 대만이 될 것이라는 것은 이처럼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작금의 아프가니스탄의 반동 정치는 이처럼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이 가장 큰 문제인 것은 이미 파키스탄 서부를 장악하고 있는 파키스탄 지역의 동일한 탈레반이 파키스탄의 군부가 몰락할 시에, 그 핵무기를 탈레반이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 있습니다. 이처럼 탈레반의 존재 자체가 세계 안보의 크나큰 위험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파키스탄과 밀월 관계인 중국이 파키스탄 군부의 몰락 상황에서 얼마나 빠르게 개입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마찬가지로 미국역시 유사한 상황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저 중동에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정국 혼란이 그저 불구경으로 쳐다만 볼 수 없는 맥락이 이처럼 수면 아래 잠재되어 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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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08-20 06: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제가 지식이 부족해서...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많은 도움이 되는 글입니다.

베터라이프 2021-08-20 09:47   좋아요 0 | URL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