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 타르드 컴북스 이론총서
유진현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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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사회학’으로 오늘날 재조명을 받고 있는 가브리엘 타르드의 얇은 소개서인 ‘가브리엘 타르드’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상명대 프랑스어문학과 교수인 유진현 교수가 썼습니다. 출판사인 커뮤니케이션북스에서 현대 사상가 시리즈물로 꾸준히 내고 있는데요. 과거에 한길사 로로로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시공사에서 펴낸 사상가 시리즈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이런 기획들은 해당 인물의 주저를 읽기전에 훌륭하게 참고할 만한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선 저자인 유진현 선생은 글 서두에서 문학 전공인 자신이 어떻게 가브리엘 타르드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에 그 소감을 먼저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2001년 귀국해서 르 봉과 타르드의 저작을 번역해보고 싶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여의치가 않게 된 것을 아쉬워 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이상률씨가 초역한 ‘모방의 법칙’, ‘여론과 군중’을 소개하고, 특히 동일한 역자가 번역한 귀스타브 르 봉의 ‘군중심리’를 다수의 번역판이 있는 가운데 가장 선호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저도 역시 이상률씨의 번역이 탁월하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요즘 우리에게 가브리엘 타르드는 많은 현대 사상 연구자들에 의해 ‘인터넷으로 연결된 현대사회를 분석하기에 적합한 이론의 틀을 가브리엘 타르드가 마련한 것으로 우선 해석’합니다. 과거 에밀 뒤르켐과의 10여년간의 논쟁의 귀결로 그동안 그의 ‘심리사회학’이 사회학의 실증주의적 대세에 밀려 한동안 잊혀져 왔는데요. 미국에서 프랑스보다 질 들뢰즈 연구가 각광을 받으면서 ‘모방’과 관련된 가브리엘 타르드의 이론이 주목을 받게 되고 이러한 경향이 꾸준히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저는 개인적으로 귀스타브 르 봉의 군중이론보다 가브리엘 타르드의 군중과 공중 이론이 좀 더 면밀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오늘날 합리주의에 기반을 둔 사회학 이론이 직면한 한계로 새삼 가브리엘 타르드가 각광 받고 있는 이유로서 덧붙이고 있습니다.

그가 이제서야 다시 우리의 인식 안으로 들어오게 된 것은 앞서 언급한 과거 에밀 뒤르켐과의 논쟁에서 이론적으로 밀리게 되어 거의 그의 심리사회학이 오랫동안 퇴출된 역사 때문입니다. 타르드의 표현대로 일견 궤변론자이기까지 했던 당시 떠오르는 신예 에밀 뒤르켐의 사회학의 실증주의적 증명과 인간 행동 법칙의 합리적 개연성이라는 당시 프랑스 사회학의 주류에 심리적 관계, 관습적 요인, 심리 이동, 모방 등과 같은 다소 실증적 또는 합리적으로 증명하기 어려운 그의 이론이 그 특유의 독창성에도 불구하고 쫓겨나게 됩니다. 그래서 한동안 타르드를 연구하는 하는 것을 꽤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인식되기까지 했죠.

오늘날 광범위한 인터넷 시대와 개인과 개인을 서로 물리적인 거리가 있음에도 순수한 온라인 상에서는 무한히 가깝게 만드는 이러한 초연결사회에 타르드는 여느 사회학자가 이론적으로 뒷받침하지 못하는 인간이 서로를 모방하고, 한편으론 이러한 방식이 일종의 문명화 과정으로 해석되는 시대상에 그의 사상이 관습적인 보편성을 갖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분명 우리가 목도하는 세계에서 반대의 합리주의적 수단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한계가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어떤 사회 분석 수단이 한계에 봉착하면 또 다른 것으로 분석을 시도해 보는 것은 학문의 또다른 열린 강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18세기에 우리가 계몽의 문을 열었던 것처럼 이 점을 인지하고 좀 더 인간적인 사회학 및 현대철학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학문을 하는 자의 소명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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