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이다. 마침 오늘은 일요일이다. 일월 일일 일요일이란 말을 조용히 되뇌어본다. 만트라(진언) 같이 느껴지는 말이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결국 흘러갈 것이다. 문제는 정체(停滯)이다. 2016년은 문화유산해설사 공부를 위해 그 어느 해보다 서울을 많이 찾은 해이다.
서울은 그 유래에 있어서 몇 가지 시나리오를 갖는다. 어떤 것이 정설인지 관계없이 나는 지금의 서울이란 말이 좋다. 시인 릴케는 사람들은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죽기 위해 도시로 온다는 말('말테의 수기')을 했지만 적어도 공부를 위해 찾는 서울은 참 좋다.
전쟁기념관, 국립중앙박물관, 경복궁, 고궁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남산한옥마을, 북촌, 선정릉, 한양도성 등을 수업을 통해 만났고 개인적으로 덕수궁(이중섭전), 세종문화회관(호안 미로전) 등을 찾았다. 다시 진언 같은 일월 일일 일요일이란 말을 되뇌며 나의 2017년이 그 부드러운 유음(流音)처럼 자연스럽고 유연하게 흘러가길 기도해본다. 아니 그렇게 흐르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