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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을 낳은 위대한 질문들 - 모든 위대한 법칙은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ㅣ 위대한 질문 시리즈
마이클 브룩스 지음, 박병철 옮김 / 휴머니스트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영국의 양자 물리학 박사인 마이클 브룩스의 책이다. 아무리 간단한 질문이라도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자 쓴 이 책의 제목은 [물리학을 낳은 위대한 질문들]이고 원제는 [The Big Questions; Physics]다. 책은 물리학의 핵심은 무엇인가?부터 실제의 진정한 본질은 무엇인가?에 이르기까지 스무 가지 질문을 다루었다. 원서 출간 연도인 2010년 이후 물리학은 많이 발전을 거듭하였다. 책 출간 이후 힉스 보손(Higgs Boson) 발견(2012년), 중력파(Gravitational Waves) 관측(2015년), 블랙홀의 실제 모습 촬영(2019년, 2022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의 활약(2021년~현재) 등이 새로운 이슈로 떠올랐다.
그럼에도 이 책이 가치 있는 것은 물리학자들이 어떤 질문을 던지며 패러다임을 바꿔왔는지를 밝힌 책이기 때문이다. 암흑 물질, 암흑 에너지, 양자 역학의 해석 문제 등 책에서 던진 궁극의 질문 중 상당수는 아직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진행형의 숙제다. 물리학의 최신 뉴스보다 생각하는 법을 배우는 교양서로 받아들이기에 합당한 책이다. 물질의 구조와 시공간에서의 운동, 이와 연관된 에너지와 힘을 연구하며 우주의 근본 원리를 탐구하는 기초 자연과학인 물리학은 각기 다른 소분야들이 사슬처럼 엮인 채 스스로 진화하는 학문이다.
이 학문이 스스로의 한계를 분명하게 정리할 수 있었던 것은 양자 역학 덕분이다. 현대 물리학은 시간의 직선적 성질(선형성)에 초점을 맞춘다. 이 부분에서 엔트로피란 말이 관계한다. 흔히 무질서도라 말하지만 가능한 경우의 수, 에너지의 분산 또는 흩어짐, 사용 불가능한 에너지의 양 등으로 보는 것이 적당하다. 비유하자면 방이 어질러진 것은 무질서해진 것이라기보다 물건들이 방 안의 다양한 위치(경우의 수)로 자유롭게 분산되어 가질 수 있는 조합이 극대화된 상태다. 가능한 경우의 수, 에너지의 분산 또는 흩어짐, 사용 불가능한 에너지의 양이 높을수록 엔트로피가 높은 것이다.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에서 사람의 몸은 중력과 조석력에 의해 갈가리 찢어진다.
조석력은 바다뿐 아니라 거대한 땅(지각)과 대기, 우주 공간의 천체들 사이에서도 강력하게 작용하는 보편적인 물리 법칙이다. 이 힘의 본질은 거리에 따른 중력의 차이 때문에 물체가 찢어지거나 늘어나게 만드는 힘이다. 이론물리학자 클라우디아 드 람도 중력 연구와 블랙홀 이야기에서 모두 조석력 이야기를 했다. 세 번째 질문인 ‘슈뢰딩거의 고양이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에 아인슈타인 이야기가 나온다. “양자역학에 관한 한 아인슈타인은 코펜하겐 해석을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가 창안한 상대성 이론은 관측자의 상태와 무관한 이론이다.” 코펜하겐 해석의 핵심 내용 중 하나가 미시 세계의 입자는 관측되기 전까지 어느 한 곳에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으로 여러 가능성(상태)이 확률적으로 겹쳐 있는 중첩 상태로 존재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여기서 나온 내용이 슈뢰딩거가 양자역학의 주류 해석이었던 코펜하겐 해석의 모순과 불완전성을 비판(반대)하기 위해 고안한 사고실험인 슈뢰딩거의 고양이다. 철학자 이정우 교수는 베르그송이 그의 만년에 성립한 양자역학에는 커다란 경의를 표하면서도 상대성 이론에 대해서는 강력한 비판을 제기했다는 말을 했다.([담론의 공간] 257 페이지) 여기서 말하는 조작이란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통해 시공간을 좌표축으로 계량화하고, 빛의 속도를 상수로 두고 관찰하는 등 물리학이라는 학문이 작동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설정한 인식적 조작을 포함시킨 것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물리학자들은 질량을 중력 질량과 관성 질량으로 구분한다. 중력 질량은 중력장에 반응하여 중력을 야기하는 물리량으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은 사과가 가지고 있는 중력 질량 때문이다.
관성 질량은 물체가 현재의 운동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능력 즉 관성을 나타내는 양이다. 네 번째 질문인 ‘사과는 왜 아래로 떨어지는가?’의 답이 중력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중력이란 것도 질량을 가진 물체들 사이에 중력자라는 입자가 교환되면서 발생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이것은 아직도 가설로 남아 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이 분야의 물리학은 엄청난 진보를 이루었지만 중력자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다.(79 페이지) 조석력(潮汐力) 부분에서 말한 클라우디아 드 람이 중력자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애쓰는 사람 중 하나다.
다섯 번째 질문인 ‘고체는 정말로 형태가 고정되어 있는가?’에서 눈여겨 볼 말한 이 세상에는 완벽하게 견고한 고체라는 것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가장 근본적인 단계에서 보면 모든 물질은 시간과 공간의 에너지가 무작위로 요동치면서 나타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고체의 단단함은 전기력과 양자역학의 결과다. 속이 텅 비어 있는 물질들이 서로 통과하지 못하고 단단하게 부딪히는 이유는 전하들의 전기적 반발력(전자기력) 때문이다. 양자역학의 파울리의 배타(排他) 원리에 의해 전자들이 같은 상태(공간)를 공유하지 않으려고 밀어내는 힘이 작용한다. 에너지 요동은 글루온이라는 입자 형태로 나타난다. 글루온은 쿼크를 결합시키는 강력의 원천이다.
다이아몬드는 손에 들면 그 무게가 느껴지지만 사실 우리가 느끼는 질량은 탄소 원자핵 속의 쿼크 질량을 창조하는 에너지장이 진동하거나 이동하면서 나타나는 결과다. 이런 점에서 보면 가장 강하다는 다이아몬드도 영원히 존재하는 물질이 아닌 셈이다.(95 페이지) 다시 말해 글루온 에너지장의 진동 즉 에너지가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등가 공식에 의해 질량으로 변환된 것이다. 우리는 다이아몬드를 들고 있지만 사실상 가둬진 에너지가 내는 무게를 느끼고 있는 셈이다. 우리 몸의 무게(질량) 역시 약 99%는 글루온의 요동과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등가 원리에 의한 것이다.(정리하면 전기장의 입자는 광자, 중력장의 입자는 중력자, 강한 핵력에 대응하는 입자는 글루온이다.)
태양 내부에서 수소 원자핵이 융합 반응을 일으켜 헬륨 원자핵으로 변하는 과정에서도 글루온 에너지의 일부가 빛이나 열의 형태로 방출되어 지구의 모든 생명체들을 먹여 살린다.(207 페이지) 일곱 번째 질문인 ‘모든 것은 무작위로 일어나는가?’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카오스계(Chaos System)와 무작위계(Random System)는 겉보기에는 둘 다 예측할 수 없어 보이지만 그 내부 작용 방식은 완전히 반대라는 사실이다. 카오스계는 법칙은 있지만 미래를 모르는 세계이고, 무작위계는 법칙 자체가 확률인 세계를 말한다. 양자 이론이 우리에게 던져준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 세계가 원래부터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었다.(123 페이지)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아마도 이 말은 아인슈타인이 남긴 말 중 가장 유명한 말일 것이다. 신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긴 하지만 사실 이 말은 종교적인 발언이 전혀 아니다. 아인슈타인은 자연이나 우주를 은유적으로 표현할 때 신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 그의 관점은 매우 단순하면서 유물론적이다. 우주는 과연 결정론적인 법칙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가? 모든 결과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는가? 양자역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보어는 아인슈타인의 주장에 코웃음을 졌다. 그는 양자역학이 무작위성에 기초한 물리학임을 강조하면서 아인슈타인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제발 신 타령 좀 그만 하세요. 이 세상에는 원인이 없는 결과도 있습니다.”
여덟 번째 질문인 ‘신의 입자란 무엇인가?’란 챕터에서 힉스 보손이 나온다. 힉스 보손은 우주의 모든 기본 입자들에게 질량을 부여하는 기본 입자다. 현대 물리학이 우주를 설명하는 이론적 틀인 표준 모형의 마지막 17번째 조각으로, 자연계의 기본 입자들이 왜 서로 다른 질량을 가지고 존재하는지 설명해 주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흔히 대중에게는 신의 입자라는 별칭으로 잘 알려져 있다. 힉스 보손은 2012년 7월 4일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대형강입자충돌기(LHC) 실험을 통해 역사상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1964년 피터 힉스 교수가 입자의 존재를 가설로 제안한 지 약 48년 만의 일로 현대 입자물리학의 가장 위대한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아홉 번째 질문인 ‘나는 유일한 존재인가?’를 다룬 챕터에서는 우주배경복사, 암흑 에너지 등의 개념이 나온다. 파동 - 입자 이중성은 양자역학이 탄생한 후 세계적인 물리학자들 사이에 수많은 논쟁을 야기시켰다. 그러던 중 1950년대에 물리학자 휴 에버렛 3세가 이 역설을 해결하는 황당한 논리를 제안했다. 양자적 입자가 어떤 선택의 기로에 놓일 때마다 각각의 선택에 대응되는 세계가 가지를 치며 나아간다는 것이다. 에버랫의 이론은 당시에는 비웃음의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물리학자들 사이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중 세계 해석은 물리학에 큰 파장을 몰고 왔던 여타 이론과 달리 학계에 서서히 수용되어 왔다. 1995년에 개최된 한 학회에서 물리학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전체의 60% 정도가 다중 세계 해석을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과학 이론의 진위 여부를 다수결로 결정할 수는 없다. 또 다른 내가 다른 세계에 정말로 존재하는지 확인하려면 더욱 파격적인 시도를 해야 한다. 소위 말하는 양자적 자살이 바로 그것이다.(159 페이지) 양자적 자살은 양자역학의 여러 해석 중 하나인 다세계 해석의 정당성을 증명하기 위해 고안한 물리학 및 철학의 사고 실험이다. 유명한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을 고양이의 관점이자 인간 관측자의 관점으로 변형한 개념이다. 저자는 미래로 가는 시간 여행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그냥 빠른 속도로 움직이면 된다는 것이다. 정작 어려운 것은 과거로 가는 시간 여행이다. 인류는 과연 시간 여행의 난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진실은 오직 시간만이 알고 있다.(175 페이지)
열한 번째 질문인 ‘지구의 자기장은 정말로 약해지고 있는가?’는 지구과학적 질문이다. 이 질문이 물리학자의 책에 나오는 이유는 지구 자기장의 근원과 작동 원리 자체가 순수한 물리학(전자기학 및 유체역학)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지구 자기장은 테양풍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며 대기를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지금 당장은 아니고 수천 년은 지나야 자기장이 바뀔 것이다.(191 페이지) 열두 번째 질문은 ‘왜 E=mc²인가?’다. 저자는 만일 당신의 머릿 속에 단 하나의 방정식만 기억할 수 있다면 이 방정식을 강력 추천한다고 말한다.(196 페이지) E=mc²가 현 세계를 지배한다면 그것을 창조한 모태는 열역학이다.
열은 에너지의 한 형태이므로 운동에너지로 변환시키면 일을 할 수 있다. 열세 번째 질문은 ‘흘끗 바라보는 단순한 행위로 우주를 바꿀 수 있을까?’다. 이 질문은 아인슈타인이 동료 물리학자이자 그의 전기 작가인 아브라함 파이스에게 던진 "자네는 정말 자신이 달을 쳐다봤기 때문에 달이 그곳에 존재한다고 믿는 것인가?"란 질문과 관계되는 말이다. 아브라함 파이스는 아인슈타인의 이 기습적인 질문에 말문이 막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양자 세계의 내막을 아는 사람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파인만의 모든 과거의 합을 따르건, 객관적 실체를 부정하는 보어의 관점을 따르건 간에 양자역학을 해석하는 모든 관점에는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되어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은 그냥 닥치고 계산이나 해보자는 주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225 페이지) 열네 번째 질문은 ‘카오스 이론은 재앙을 예견하고 있는가?’다. 자가디시 슈클라의 [내일 날씨는 맑음]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전자의 위치를 알 수 없듯 내일의 날씨(초기 조건)는 카오스 이론 때문에 완벽히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슈클라는 해수면 온도나 토양 습도 같은 경계 조건을 이용하면 한 계절 전체의 평균적인 기후는 예측할 수 있다는 카오스 속의 예측 가능성을 증명해 냈다. 슈클라는 수많은 나비(날씨의 변수)가 날갯짓을 하더라도 거대한 기후의 흐름(거시 세계)은 일정한 방향을 유지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저자는 “나비효과는 앞으로 닥쳐올지도 모를 재난을 경고하고 있다. 정말로 심각한 문제는 자신의 편익을 위해 기후를 변화시키는 우리 인간들이다. 카오스 이론이 항상 문제를 일으킨 것은 아니다.”란 말을 한다.(243 페이지) 우리는 무언가를 이해하거나 상황이 개선되었을 때 서광이 비친다 또는 광명을 되찾았다 등 빛을 이용한 비유를 자주 사용하지만 빛 자체는 놀라울 정도로 불분명한 존재다. 이 내용은 ‘빛의 정체는 무엇인가?‘란 열다섯 번째 질문과 관련된 것이다. 리처드 파인만을 알 필요가 있다. 그는 빛이 입자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마도 여러 분은 고등학교 물리 시간에 빛이 파동처럼 행동한다고 배웠겠지만 이제 그 말은 잊으라고 말했다. 파인만은 장담하건대 빛은 정말로 입자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251 페이지)
사람들은 흔히 빛은 파동이면서 동시에 입자라는 모호한 표현(빛의 이중성)에 갇혀 혼란스러워한다. 파인만은 이런 어설픈 타협 대신 "실험을 해보면 빛은 언제나 알갱이 형태로 관측된다"는 명확한 직관을 심어주기 위해 다소 도발적이고 강렬한 어조로 입자성을 강조했다. 끈 이론을 설명하는 순서에 페르미온과 보손이 등장한다. 페르미온은 물질을 매개하는 입자이고 보손은 힘을 매개하는 입자다. 우주는 똑같은 상태에 단 한 개도 겹쳐 살 수 없는 입자인 페르미온(물질)이 뼈대를 이루고, 아무리 많아도 서로 완벽하게 겹칠 수 있는 입자인 보손(힘)이 그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에너지를 주고받는 형태로 정교하게 짜여 있다.
내게 가장 흥미진진하고 아포리아적인 질문으로 다가온 것은 열일곱 번째 질문인 ’우주에는 왜 물질이 존재하는가?‘다. 이 질문은 주로 반물질보다 물질이 미세하게 더 많이 존재하여(물질-반물질 비대칭성) 둘이 쌍소멸하고 남은 물질이 현재의 우주를 구성하게 된 이유를 묻는 것이다. 저자는 물리 상수가 변한다는 추론은 충분한 근거가 있지만 그것이 우리가 가상현실 세계에 살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하기에는 다소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말한다.(306 페이지) 열아홉 번째 질문은 ’자연에서 가장 강한 힘은 무엇인가?‘다. 이는 우주를 하나로 묶어 주는 힘의 근원인 초힘(superforce)을 염두에 둔 표현이다.
그리 만족스러운 해답은 아니지만 중력을 비롯한 모든 힘들이 하나의 근원에서 파생되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네 가지 힘이 하나로 섞여 있는 초힘은 우주가 탄생한 직후에 아주 잠시 동안 존재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힘이 더 강한지를 묻는 것은 어느 입자가 더 입자다운가?라고 묻는 것과 비슷하다. 이들은 서로 다르긴 하지만 하나의 특성이 다양하게 반영된 것뿐이다. 따라서 중력과 전자기력 사이의 대결이란 의미가 없다.(325 페이지)
마지막인 스무 번째 질문은 ’실체의 진정한 본질은 무엇인가?‘다. 이는 양자세계를 넘어서 존재하는 정보의 세계에 관한 질문이다. 저자는 물리학의 진정한 사명은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의 해답을 구하는 것이라 말한다.(329 페이지) 한 양자계에서 어떤 특정한 물리량을 정확하게 알아내면 다른 특정한 물리량은 전혀 알 수 없게 된다. 하이젠베르크는 양자역학의 방정식에서 불확정성원리를 이끌어냈고 지금까지 물리학자들은 이 원리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그러나 정보 이론을 고려하면 자연의 불확정성이 존재하는 이유를 좀 더 만족스럽게 설명할 수 있다.
기존 물리학이 불확정성을 우리가 알 수 없는 물리적 한계로 보았다면 정보 이론은 이를 우주라는 시스템이 정보를 코딩하고 처리하는 근본적인 프로토콜(규칙)로 설명한다. 즉 불확정성이 없다면 오히려 정보의 모순(인과율 파괴, 무한한 정보 밀도 등)이 생기기 때문에 자연에 반드시 존재해야만 하는 것이다. 저자는 지금 우리가 실체를 향한 마지막 걸음을 내딛고 있다는 생각은 오산이라고 말한다. 물리학은 아직도 갈 길이 멀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 내에 완성을 축하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이 진정으로 흥미롭다면 그것만으로도 축하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