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 오래오래 좋아하기 위해 자기만의 방
한수희 지음, 서평화 그림 / 휴머니스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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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나답게> 한수희 작가의 삶에 대한 균형감각. 기계든 사람이든 '적정출력'이 있고, 한계 이상으로 가동하면 탈이 날 수밖에 없다. 이 책이 말하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란 자신의 한계를 아는 것, 내 페이스대로 천천히 꾸준히 해나가는 것, 그래서 좋아하는 일을 오래오래 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동네를 산책하고, 수건을 삶고, 드라마를 보고, 팬티를 사고, 운동장을 달리고… 일상의 시시콜콜한 일들을 통해 그만두지 않고 도망치지 않고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진짜 용기'를 담은 에세이 35편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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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더 뛸 수 있을 것 같을 때, 한 바퀴 정도 더 뛰어도 될 것 같을 때 멈춘다. 어떤 이는 더 뛸 수 없을 것 같을 때 한 바퀴를 더 뛰어야 능력이 향상된다고 했지만, 나는 그러지 않는다. 나는 최고의 마라토너가 되려는 것이 아니니까. 그저 오래오래, 혼자서, 조금씩 달리는 사람이 되고 싶을 뿐이니까. p53


맥시팬티는 다르다. 만날 때마다 푸근하게 끌어 안아주는 넉넉하고 따뜻한 아주머니를 입고 있는 기분이 든다. 나의 가장 못나고 누추한 부분들마저 지지받는 느낌이다. 좋아하는 팬티를 입고 있으니 어떤 계기도 없이 내적 자신감이 차오르는 것만 같다. p58


잠은 충분히 자고, 욕심부리지 않고 하루에 중요한 일 두어 가지만 처리하며, 마감일은 스스로 이틀 정도 앞당겨둔다. 오늘 다 끝내고 내일은 노는 게 아니라, 오늘도 즐겁게 일하고 내일도 즐겁게 일하는 시스템을 만든다.
쓸데없이 애쓰지 않는다. 내 한계를 받아들인다. 내 페이스를 유지한다. 뭐든 천천히, 꾸준히 해나간다. 한 번에 한 걸음씩 옮기면 어려울 것은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무리하지 않는 것이다. 나처럼 열정도, 에너지도 평균 이하인 데다 별 재능도 없고 대범하지도 않은 사람이 오래 일하려면 무리해서는 안 된다. 그 사실을 잊지 않는다. p79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지금 내게 꼭 필요한 말...


지난해 태국여행이후 두드러기 증상으로

처음 병원에 방문했을 땐 의사샘이 베드버그 때문인것 같다고 하셨는데

그후 지금까지 약을 안먹으면 다시 발진이 생겨서 두드러기약을

장기복용중이다.

지난주부턴 손목염증으로 정형외과약도 먹기 시작했고

꼬맹이가 선물해준 비타민까지 챙겨먹으려니

약만 열알이 넘는다.

약먹다 물배차긴 처음... ㅠ.ㅠ


이 책 역쉬 제목에 끌려 데려온 책으로

이상하리만큼 책이 술술 잘 읽힌다 생각했는데 역쉬나

지난해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던

'아주 어른스러운 산책'의 한수희 작가의 책이었다.


집콕기간 쉴때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달리기만했던 내모습이 생각나

한동안은 반성모드로 책을 읽어갔는데

맥시팬티의 신세계에서 빵~ 터졌다.

옆에 나란히 앉은 젊은청년들이 아마 저 아줌마 왜저래~할정도로

혼자 낄낄대며 읽었으니까...

한번 입어보면 그 매력에서 빠져 나올 수 없는

온갖 레이스의 부드러운 감촉이 유혹해도

살포시 윗배를 가려주고 푹푹 삶아 입을 수 있는

아줌마의 상징 바로 그 것! ㅋ


쓸데없이 애쓰지 않는다.

내 한계를 받아들인다.

내 페이스를 유지한다.


저자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읽으며

그녀도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한다는 것이 너무나 반가왔고

쓸데없이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에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이 강의가 끝나면 코로나사태가 안정될때까지

강의를 쉬기로 했다.



 


공교롭게도 나에게 100만원이 생긴다면은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은

지금의 내 상황이기도 해서

함께 무엇을 할까에 대해 고민해 보기도 하였다.

1순위는 나역시 여행이었지만 지금은 할 수 없는 일이니 

차선책을 간구중이다.

오늘은 나도 운동화 끈을 조이고 산책을 다녀와야겠다.

그래봤자 도서관 까지의 짧은 여정이지만

저자가 언급한 엄유정의 나의 드로잉 아이슬란드 등

읽고 싶던 책을 빌리고

도서관 근처 우리동네빵집에서 냄새를 맡는 것 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갓구워 나온 식빵을 사와야겠다.

모든 식빵이 다 맛있지만 시나몬과 치즈식빵은 우리집 최애식빵

이야말로 만원의 행복이다. ^^

 


기대한 것과 시시콜콜한 것을 동시에 바라보며 살고 싶다.

상 돌아가는 일에 무책임해지지 않으면서 하루하루의 생활도

살아나가고 싶다.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매일매일 만족스럽게 잠자리에 들고,

또 새것 같은 하루를 기대하면서 눈을 뜨고 싶다.

살다 보면 좋은 날도, 그렇지 않은 날도 있다. 좋은 날을 즐기는 법과

그렇지 않은 날을 견디는 법을 배우며 살고 있다.

이 책에 쓴 이야기들은 모두 그런 이야기들이다.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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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쏙 세계사 - 인류 탄생부터 소련 해체까지 역사를 바꾼 300장면을 만나다
릴리스 지음 / 지식서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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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 주립대학의 2016년 연구에 따르면, 이미지는 문자보다 기억력을 더 높여 줄 뿐 아니라 잘못된 기억을 줄여 주기도 한다. 세계사를 이미지로 접하면 문자로 외우는 것보다 더 오래, 더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다.

『그림 쏙 세계사』는 인류 탄생부터 제1, 2차 세계대전, 소련 해체까지 역사를 바꾼 300장면들을 컬러 이미지로 보여 주는 입체적인 역사서다. 징검다리처럼 놓인 이미지들만 따라가도 세계사 흐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실려 있는 이미지의 종류도 회화, 조각, 사진, 지도, 도표, 연대표 등 다양하다. 쉬운 이미지로 먼저 역사와 친해진 다음에 글을 읽으면 이해가 더 빨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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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6년부터 1246년까지 10년간 계속된 유럽 원정으로 키예프 공국을 비롯해 러시아 공국들, 폴란드, 헝가리를 정복했다. 중세 시기였던 유럽은 잔인한 몽골군의 침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했다. 폴란드 공격 당시 튜튼 기사단의 참패는 유럽인들에게 극도의 공포심을 불러일으켰다. 중세 유럽 기사들이 입었던 갑옷의 무게는 70kg 정도인 데 비해 몽골군의 경우는 40kg이었다. 무거운 갑옷을 입은 기사들은 말에서 떨어지면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기사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잔인한 몽골군에 의한 처참한 죽음뿐이었다.p221 


1773년 12월 16일 밤, 미국 보스턴 항구에 모호크 원주민 복장을 한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영국 동인도회사 소속의 배 3척에 올라갔다. 화물칸에 있던 차 상자 342개를 부수고 그 안에 있던 차를 모두 바다로 던져 버렸다. ‘보스턴 차 사건Boston Tea Party’이라고 불리는 이 사건은 영국이 식민지 미국에서 실시했던 정책에 반발하면서 일어난 것이었다. 영국은 당시 재정 부족 문제를 식민지에 부과하는 과세로 해결하려고 했다. 설탕세법, 인지세법, 타운센드법 등 미국에 과도한 세금을 매기는 법을 연이어 발표했다. 특히 1773년 제정된 차법은 미국으로 들어가는 차 수출 독점권을 영국 동인도회사에 준다는 내용이었다. 법 시행으로 미국 차 수입상들은 파산하고 말았다. 보스턴 차 사건으로 본토 영국과 식민지 미국의 갈등은 심해졌고, 1775년 결국 미국 독립전쟁이 일어났다.p341

 

지난  주말,

수학만 좋아하고 외우는거 잘 못해서 세계사는 포기했던 내가

중학교 역사선생님이시기도 했던 릴리스님의 책속으로 빠져 들었다.

그시절 릴리스님 같은 선생님을 만났어야 했는데... ^^;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던가?!...

활자로만 읽는 세계사는 지루하고 외우기가 힘이 들었는데

위와 같이 이미지와 함께 하는 세계사는 예전과 다르게 쉽게 다가왔다. 


인류가 처음 탄생한 순간부터 현재까지...

방대한 이미지와 책두께 만으로도 집필하시는 동안 정말 고생하셨을꺼라 미루어 짐작이 되는데

그림과 사진 뿐 아니라 지도와 연대표도 함께 들어 있어서  

나처럼 외워서 하는 세계사 공부 안맞는 청소년 들에게도 좋은 참고 서적일 뿐 아니라

해외여행전에도 미술관, 박물관, 성당 투어전

따로 자료를 찾아 볼 필요없이 사전 공부가 충분히 될 것 같았다.


 

이미 본 적이 있는 그림들에

릴리스님의 그 그림을 배경으로 한 친절한 설명이 이어지면

그림이 달리보이기 시작한다.

베르사유궁전에 가기전에 이 책을 읽었어야 했는데... ^^;


유럽박물관에 가게 되면 전쟁중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빼앗은 소장품

동양의 유물유적을 보며 씁쓸했던 기억이 난다.  

릴리스님의 그림 쏙 세계사에서는

발굴 당시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전해져 더 흥미롭다.


앞으로도 '릴리스의 명화살롱' 블로그에서 다양한 작품소개와 함께

릴리스님의 멋진 다른 책도 곧 만나볼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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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마디가 나를 살렸다 - 100번 넘어져도 101번 일으켜 세워준 김미경의 말
김미경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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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 『언니의 독설』, 『엄마의 자존감 공부』 등 여러 권의 책으로 수십 만 독자들의 마음을 두드린 이 시대 최고의 여성 멘토 김미경이 3년 만의 신작 『이 한마디가 나를 살렸다』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혼자’가 아닌 ‘함께’다.

‘강사 김미경’에서 ‘유튜버 김미경’이 된 지 여러 해, 유튜브 김미경TV를 통해 각각의 영상마다 빼곡하게 달린 댓글로 구독자들과 소통하며, 비로소 그녀는 자신의 영상이 완성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가 만든 영상이 절반이라면, 나머지 절반은 구독자들이 달아준 댓글로 채워지는 셈이다.

이 책은 수천 개가 넘는 유튜브 김미경TV 영상 중 김미경과 구독자들이 가장 진솔하게 마음을 나누었던 최고의 공감 영상을 선정해서 담아냈다. 마음, 일상, 관계, 꿈 4개의 파트로 구분된 내용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머지않아 ‘나를 살리는 한마디’를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함께’함으로써 ‘혼자’서도 당당히 일어설 수 있는, 바로 그런 힘을 선물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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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자루에는 희망의 비밀이 하나 숨겨져 있습니다.
아주 작은 구멍이 하나 나 있어요.
그래서 지고 걸어가면 갈수록 그 안에 담긴 두려움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술술 빠져나가요.
그렇게 걷고 또 걷다가 뒤를 돌아보면요,
나는 어느새 이만큼 걸어왔고, 두려움 자루는 가벼워져 있어요.
그러니 우리 스스로에게
‘자신이 있니, 없니?’ 묻지 말고
두려움 자루를 지고 그냥 걸어가봐요. p22

사람들은 자기 인생 사느라 너무 바빠서
남에게 관심이 없어요.
남이 나를 보는 건 KTX 타고 논밭 풍경 보는 거랑 똑같은 거예요.
‘어, 쟤는 저렇게 사는구나.’
이렇게 풍경처럼 흘깃 보는 거지,
책을 읽듯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아요.
보더라도 오래 기억하지도 않고요.
결국 타인의 시선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아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나만 존재할 뿐이죠.  p56


그래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슬프고 외롭고 힘들고 울고 싶은 날에는
반드시 책을 읽으라고요.
지금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안 돼도
내 인생이 불행의 수렁에 빠져 있다는 생각이 들면
책을 꺼내 읽으세요.
당신을 다시 일상으로 건져낼 동아줄이 될 거예요. p216



이 한마디가 나를 살렸다...


오래전 저자의 책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 '언니의 독설' 등을 읽은 기억이 있다.

그시절엔 활발한 활동으로 TV에서도 저자의 얼굴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어느 순간 부터인가 화면에서 사라졌다.


내가 못 본 사이 유튜브를 시작했고

해외원정강의를 다녔고

패션공부를 했고

영어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다고 했다.

책속에서 만난 그녀의 삶은 여전히 열정적인 모습이었다.


마음이 힘들었던 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걷고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다독인다.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할 수 있을꺼라고...


 

 

 


우리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등을 위로해주며 살아요.

고생으로 뭉치고 굽은 등을 풀어주면서 살아요.

두 팔로 내 뒷모습을 따뜻하게 안아주자고요.

나를 치유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 자신입니다.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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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언어들 - 나를 숨 쉬게 하는
김이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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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표 작사가 김이나가 일상의 언어들에서 포착한 마음의 풍경. 매 순간 결핍과 고독감에 흔들리는 '보통의 우리들'을 위한 책. <보통의 언어들>은 김이나 작가가 그간 대중과 긴밀히 소통해온 경험을 살려 우리가 삶에서 맞부딪히는 복잡한 감정과 관계의 고민에 대한 해법을 일상의 단어 속에서 탐색한다.

그녀는 작사가로서의 예민한 안테나를 살려 우리가 자주 표현하는 감정의 단어들을 수집하고, 그 단어들이 다 품어내지 못한 마음의 풍경을 섬세하게 포착했다. 평범한 단어들 속에 깃들인 특별한 가치를 찾고 삶의 지향점을 풀어가는 김이나의 글은 쳇바퀴 같은 생활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그 안에서 우리는 어떻게 확장된 인생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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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지난날들엔 비굴하고 비참했던 순간들이 많았다. 모르긴 몰라도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시선도 많았을 것이다. 중요한 건, 빛나는 재능만으로는 할 수 없는 게 ‘살아남기’라는 것이다. 금 밖으로 나가면 게임이 끝나는 동그라미 안에서 변두리로 밀려나 휘청거리게 되는 순간들이 있었고, 아마 앞으로도 몇 번은 더 올 것이다. 그때 볼품없이 두 팔을 휘저어가며 다시 균형을 잡으려고 애쓰는 것, 그 멋없는 순간 스스로 겸연쩍어 선 밖으로 나가떨어진다면 잠깐은 폼 날지언정 더 이상 플레이어가 될 순 없다. 기억하자. 오래 살아남는 시간 속에 잠깐씩 비참하고 볼품없는 순간들은 추한 것이 아니란 걸. 아무도 영원히 근사한 채로 버텨낼 수는 없단 걸. p191~192



자존심과 자존감의 차이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차이만큼이나 크다. 자존심이 꺾이지 않으려 버티는 막대기 같은 거라면, 자존감은 꺾이고 말고부터 자유로운 유연한 무엇이다. 자존심은 지켜지고 말고의 주체가 외부에 있지만 자존감은 철저히 내부에 존재한다. 그래서 다른 누가 아닌 스스로를 기특히 여기는 순간은 자존감 통장에 차곡차곡 쌓인다. 선행에는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욕망이 부록처럼 딸려온다. 어릴 때 칭찬에 길들여졌을 수많은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내성이고, 특별히 나쁠 것도 없는 점이기도 하다. 허나 선행이 누군가의 칭찬과 거래되는 순간 자존감 통장에는 쌓일 것이 없다. 나의 대견함을 ‘알아주는’ 주체를 타인에게 넘겨버릇하는 게 위험한 이유다. p200~201


보통의 언어들...

요즘 즐겨보는 예능프로그램 중 하나가 팬텀싱어3이다.

프로듀서중에 한 명인 김이나 작사가의 책이 지난달 출간되어

북카트에 넣어두었다가 월급받은 기념으로 몇권의 책과 함께

내게주는 선물로 구입했다.


평소에 지켜본 김이나 작가는 말을 참 잘하는 사람이었다.

그것도 똑소리나게...

어떻게 저런 표현을 할 수 있을까 싶게

아주 시기 적절한 말들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곤 했는데

이미 히트된 곡들로 글도 잘쓴다는 것은 미루어 짐작하고 있었지만

장문의 책으로 만나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


관계

감정

자존감


어느 것 하나 가볍게 논할 수 없는 단어들이지만

작가의 기억들을 소환해 조근조근 섬세하게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원치않은 코로나라는 외부의 자극으로

내가 서있는 자리가 위협받고

관계에 오점을 남기며

감정이 일렁이고

자존감이 곤두박질 치던 한주일...


걱정했던 것이 무색하리만큼

세상은 아무것도 바뀐게 없었고

오히려 날 걱정하고 위로해주었다.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시간속에

그래도 성실하게 일해왔다는게

인정받은 것 같은 날이기도 했던...


한결같이 완벽할 수 없다면

저자의 말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긴 대로 살아야겠다는 것'

대충 미움받고 확실하게 사랑받아보자.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만인에게 사랑받을 수는 없다.

하지만 역으로 말하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인 소수와의 관계는 견고한 것이다.

한 번도 실망시키지 않고서는, 나는 누군가와 진실로 가까울 자신이 없다.

우리, 마음껏 실망하자. 그리고 자유롭게 도란거리자.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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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구 여행기 -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용기에 대하여
문경연 지음 / 뜨인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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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 브랜드 '아날로그 키퍼' 문경연의 문구 여행기. 여느 20대들과 마찬가지로 취업, 학자금 대출, 아르바이트 등으로 치열한 일상을 보내던 작가가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문구를 보러 불쑥 떠난 '문구 여행'의 기록이다.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던 작가는 문구 여행을 하면서 문구를 너무나 좋아하는 자신을 깨닫고, 그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고 인정하는 용기를 낸다. 그리고 한때는 부끄럽고 누군가는 한심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여겼던, 문방구 주인이 되겠다는 꿈을 향한 첫 발걸음을 뗀다.

말하자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할 수 있는 용기를 낸 것이다. 작가는 그런 자신의 여행을 결론을 내리거나 확신을 얻는 여행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을 어디까지 좋아할 수 있는지 실험한 여행'이라고 정의한다.

이 책에는 미국, 유럽, 일본, 중국까지 7개 도시 27곳의 문방구와 문구 이야기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작가가 여행에서 만난 문구 사진들이 풍성하게 수록되어 있으며, 문구 여행 중에 쓴 일기와 메모 등 작가의 손 글씨로 가득한 기록도 책 속에 그대로 실었다. 문구 덕후이자 문방구 주인이 떠난 여행인 만큼 여행에 필요한 실용적인 정보도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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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방구를 나올 때면 매번 한국에 있는 보고 싶은 사람들의 이름을 생각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쓸 편지를 어떤 문장으로 시작할지 고민하며 집으로 돌아온다. 내내 곱씹은 첫 문장을 따끈따끈한 편지지에 풀어놓을 때면 문구 여행의 의미가 바로 선다. 그리운 이들에게 줄 수 있는 단 하나의 원본. 내가 직접 쓴 편지. 단 한 문장만 적더라도 그 편지는 세상에 존재하는 단 한 장의 원본이기에, 그자체로 충분히 훌륭하다. p73


베를린에서 얻은 것은 ‘나’를 ‘나’로서 말하는 법이다. 무엇을 입고 먹고 사는지가 아니라,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하고 싶고 좋아하는지를 조금 더 정확히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흐릿하고 긴가민가했던 ‘문방구 주인’이라는 꿈이 조금 더 선명해졌기에 그 자체로 충만했던 시간이다. p120


나는 조금 수고롭게 사고, 그 과정에서 어느 정도 호들갑을 떨 수 있어야 문방구 문을 나섰을 때 100점짜리 행복을 느낀다. 먼지를 후후 불어 찾아낸 문구와 종이 위에서 오래도록 뛰어노는 것이 내가 문구를 사용하고, 사랑하는 방법이다. 뉴욕에서 가장 기대한 문방구이기에 99점짜리 행복이 아쉽기는 했지만, 비로소 내가 나의 취향에 대해 정의내릴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내가 어떤 문구를 사랑하는지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이 여행은 조금 더 단단해졌다. p163-164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용기에 대하여

나의 문구 여행기...


코로나19로 잠시 쉬었던 강의가 다시 시작되며

마음이 바빠진다.

안정기에 들어섰다고 믿으며 방심(?) 했던 차에

연일 보도되는 확진자 증가 뉴스에 마음이 무겁기도 하고... ㅠ.ㅠ


전투준비를 해야 한다고 할까?!...

다시 출근을 하며 마음을 다잡는 시간...

긴휴가를 보내며 꼬맹이방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는데

보드게임만으로도 무너져 내리기 전의 큰녀석방은

다시 혼란스럽다.

늘어난 큰녀석의 살림(?) 중 내가 그나마 좋아하는

캐릭터문구 구경 하는 것으로 다 큰

만물상 딸내미방 청소를 시작한다.

"그 많은 볼펜이면 메모지, 노트는 언제 다 쓰려구

자꾸 사냐?" 물으면 "그럼 엄마는?" 한다.

​"엄마는 정리라도 하지. 수집의 기본은 정리야!"라고 말하지만

누굴 탓하겠는가 에미 닮아 그런걸... ㅠ.ㅠ 


이번 책도 그래서 궁금하고 읽고 싶었던 것 같다.

문구를 좋아하고

그것도 예쁜 문구만 보면 딱히 쓸데가 없는 걸 알면서도

자꾸 사모으는 나, 아니 모녀여서...


취업을 앞두고 충동적으로 구매한 파리행 비행기표...

정당한 이유를 만들기 위해 문구여행을 떠났던 저자가 소개하는

세계의 문구점들은 정말이지 신세계였다.


박물관여행, 미술관여행, 서점여행 등을

꿈꾸긴 했지만 문구여행을 한다는 것은 한번도 상상해 보지 못 한 일인데

저자가 사모으는 그나라에만 있는 혹은 그곳에서 샀기에 저렴한 희귀템들을 보며

벌써 마음이 일렁인다. 그곳에 가고 싶어서...


결국 저자는 그 여행후 자기가 디자인 한 제품을 판매하는 문구점을 창업한다.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는 일...

엄청 부럽다.


이번 책은 여행을 하며 찍은 어여쁜 문구사진과 문구소개외에도

여행의 필요한 정보들도 얻을 수 있었는데

미니 지퍼백과 마스킹테이프는 나도 담 여행때 꼭 가지고 갈 예정이다.

여행을 언제 갈찌도 모르면서 벌써 구입은 끝냈다는... ^^;


개강을 앞두고 조금 무거웠던 마음이

좋아하는 문구얘기 덕분에 많이 가벼워졌다.

나도 가고싶다.

문구여행!~ ^^

 

역시 문구의 세계는 끝이 없다. 봉투와 엽서 하나로도 이렇게 오래, 그리고 마음 깊이 놀 수 있다니. 행복하다.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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