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구 여행기 -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용기에 대하여
문경연 지음 / 뜨인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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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 브랜드 '아날로그 키퍼' 문경연의 문구 여행기. 여느 20대들과 마찬가지로 취업, 학자금 대출, 아르바이트 등으로 치열한 일상을 보내던 작가가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문구를 보러 불쑥 떠난 '문구 여행'의 기록이다.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던 작가는 문구 여행을 하면서 문구를 너무나 좋아하는 자신을 깨닫고, 그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고 인정하는 용기를 낸다. 그리고 한때는 부끄럽고 누군가는 한심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여겼던, 문방구 주인이 되겠다는 꿈을 향한 첫 발걸음을 뗀다.

말하자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할 수 있는 용기를 낸 것이다. 작가는 그런 자신의 여행을 결론을 내리거나 확신을 얻는 여행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을 어디까지 좋아할 수 있는지 실험한 여행'이라고 정의한다.

이 책에는 미국, 유럽, 일본, 중국까지 7개 도시 27곳의 문방구와 문구 이야기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작가가 여행에서 만난 문구 사진들이 풍성하게 수록되어 있으며, 문구 여행 중에 쓴 일기와 메모 등 작가의 손 글씨로 가득한 기록도 책 속에 그대로 실었다. 문구 덕후이자 문방구 주인이 떠난 여행인 만큼 여행에 필요한 실용적인 정보도 가득하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나는 문방구를 나올 때면 매번 한국에 있는 보고 싶은 사람들의 이름을 생각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쓸 편지를 어떤 문장으로 시작할지 고민하며 집으로 돌아온다. 내내 곱씹은 첫 문장을 따끈따끈한 편지지에 풀어놓을 때면 문구 여행의 의미가 바로 선다. 그리운 이들에게 줄 수 있는 단 하나의 원본. 내가 직접 쓴 편지. 단 한 문장만 적더라도 그 편지는 세상에 존재하는 단 한 장의 원본이기에, 그자체로 충분히 훌륭하다. p73


베를린에서 얻은 것은 ‘나’를 ‘나’로서 말하는 법이다. 무엇을 입고 먹고 사는지가 아니라,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하고 싶고 좋아하는지를 조금 더 정확히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흐릿하고 긴가민가했던 ‘문방구 주인’이라는 꿈이 조금 더 선명해졌기에 그 자체로 충만했던 시간이다. p120


나는 조금 수고롭게 사고, 그 과정에서 어느 정도 호들갑을 떨 수 있어야 문방구 문을 나섰을 때 100점짜리 행복을 느낀다. 먼지를 후후 불어 찾아낸 문구와 종이 위에서 오래도록 뛰어노는 것이 내가 문구를 사용하고, 사랑하는 방법이다. 뉴욕에서 가장 기대한 문방구이기에 99점짜리 행복이 아쉽기는 했지만, 비로소 내가 나의 취향에 대해 정의내릴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내가 어떤 문구를 사랑하는지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이 여행은 조금 더 단단해졌다. p163-164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용기에 대하여

나의 문구 여행기...


코로나19로 잠시 쉬었던 강의가 다시 시작되며

마음이 바빠진다.

안정기에 들어섰다고 믿으며 방심(?) 했던 차에

연일 보도되는 확진자 증가 뉴스에 마음이 무겁기도 하고... ㅠ.ㅠ


전투준비를 해야 한다고 할까?!...

다시 출근을 하며 마음을 다잡는 시간...

긴휴가를 보내며 꼬맹이방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는데

보드게임만으로도 무너져 내리기 전의 큰녀석방은

다시 혼란스럽다.

늘어난 큰녀석의 살림(?) 중 내가 그나마 좋아하는

캐릭터문구 구경 하는 것으로 다 큰

만물상 딸내미방 청소를 시작한다.

"그 많은 볼펜이면 메모지, 노트는 언제 다 쓰려구

자꾸 사냐?" 물으면 "그럼 엄마는?" 한다.

​"엄마는 정리라도 하지. 수집의 기본은 정리야!"라고 말하지만

누굴 탓하겠는가 에미 닮아 그런걸... ㅠ.ㅠ 


이번 책도 그래서 궁금하고 읽고 싶었던 것 같다.

문구를 좋아하고

그것도 예쁜 문구만 보면 딱히 쓸데가 없는 걸 알면서도

자꾸 사모으는 나, 아니 모녀여서...


취업을 앞두고 충동적으로 구매한 파리행 비행기표...

정당한 이유를 만들기 위해 문구여행을 떠났던 저자가 소개하는

세계의 문구점들은 정말이지 신세계였다.


박물관여행, 미술관여행, 서점여행 등을

꿈꾸긴 했지만 문구여행을 한다는 것은 한번도 상상해 보지 못 한 일인데

저자가 사모으는 그나라에만 있는 혹은 그곳에서 샀기에 저렴한 희귀템들을 보며

벌써 마음이 일렁인다. 그곳에 가고 싶어서...


결국 저자는 그 여행후 자기가 디자인 한 제품을 판매하는 문구점을 창업한다.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는 일...

엄청 부럽다.


이번 책은 여행을 하며 찍은 어여쁜 문구사진과 문구소개외에도

여행의 필요한 정보들도 얻을 수 있었는데

미니 지퍼백과 마스킹테이프는 나도 담 여행때 꼭 가지고 갈 예정이다.

여행을 언제 갈찌도 모르면서 벌써 구입은 끝냈다는... ^^;


개강을 앞두고 조금 무거웠던 마음이

좋아하는 문구얘기 덕분에 많이 가벼워졌다.

나도 가고싶다.

문구여행!~ ^^

 

역시 문구의 세계는 끝이 없다. 봉투와 엽서 하나로도 이렇게 오래, 그리고 마음 깊이 놀 수 있다니. 행복하다.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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