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한국경제 대전망
류덕현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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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충격 이후 활기찬 봄이 오기를 기대했으나, 2023년엔 더 매서운 경제 한파를 맞았다. 2024년에도 봄은 왔지만, 우리 경제에 찬바람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 고공 행진 속에서 고금리 상황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이 지난해 말 해제되었음에도 중국경제의 회복세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며, 미중 갈등은 세계 질서의 상수로 깊숙이 자리 잡았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대외환경이 개선되기만을 손 놓고 기다릴 수는 없다. 추운 겨울을 착실하게 준비해야만 봄기운을 누구보다 빠르게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2024년에도 어려운 경제환경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역경을 이겨내고자 노력하는 이들을 위해 대한민국 최고의 경제전문가 34인이 모였다. 복잡한 세계 경제 질서의 변화, 이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한국경제에 대한 전망까지 한데 아우르는 책을 만들었다. 다음 해를 계획하고 전략을 세우는 데 필수적인 경제 이슈를 담은 《2024 한국경제 대전망》을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은 어디인지 살펴보자.

<인터넷 알라딘 제공>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겨울이 끝나고 물리적으로 자유롭고 활기찬 봄이 오기를 기대했다. 금리와 물가는 낮아지고 중국경제는 충분히 회복괴도 우리 경제의 주된 수출상품인 반도체 경기가 되살아나기를 기원하였다. 정점이나 저점에 달했으니 예전처럼 이제 곧 반전되고 정상화되이라고 모두가 희망하고 기대했지만 그 희망은 2023년도에도 이미 한번 우리를 배신한 바 있다. 2024년도 마찬가지다. 고금리 상황이 끝이 보이지 않고 이미 오른 금리가 언제 다시 낮아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한번 깨진 저물가 시대가 쉽게 돌아올 것 같지도 않다. 기대했던 중국경제의 회복도 충분하지 않고 미중 갈들은 그 형태와 표현만 달라졌을 뿐 세계 질서의 상수로 깊숙이 자리를 잡아버렸다. AI가 변화시키고 있는 반도체시장의 구조 변화가 예전과 같은 하락과 반등의 사이클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을지도 판단하기 어렵다. 이런 정황으로 <<2024 한국경제 대전망>>의 핵심 키워드를 춘래불사춘으로 잡았다. 팬데믹 이후 봄은 왔지만 봄기운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라도 나서서 따뜻한 불을 지펴 온기를 느끼게 해줘야 하는데 도무지 그런 정황이 느껴지지 않는다. p6~7

고금리 아래에서 자산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현상은 양극화이다 주식시장은 성장주 중심으로, 채권시장은 장기 국채 둥 초우량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은 서울 요지의 신축 아파트 위주로 양극화가 심화될 전망이다. 가상자산은 규제 환경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나, 성장 잠재력이 확인된다면 수요 기반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금리가 지속되는 환경하에서 주식시장읠 댜세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1%대 중반의 실질경제성장률이 예상되는 2023년에도, 2%대 초반의 실질경제 성장률이 예상되는 2024년에도 코스피 지수는 박스권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Buy&Holf(매수후 보유)' 전략의 유효성은 낮아질 것이며, 코스피 변동의 진폭이 매우 축소되어 트레이딩을 통한 수익 제고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식투자는 미래의 꿈이 두영될 수 있도록 성장주 위주로 양극화 될 것이다. 2023년 성장에 대한 기대는 2차전지 관련 주식에 집중되었고, 2024년 실물 경제에서 충족되지 못하는 성장에 대한 욕구가 주식시장에서 테마주의 형태로 분출될 가는성이 높다. p93~94

현재 영화의 위기, OTT의 위기는 어쩌면 하나의 해법으로 해결될 수도 있다. 영화 투자자들의 드라마 투자를 병행해 수익을 보전할 수도 있고, OTT는 영화 투자자들을 유인해 부족한 제작자금을 보완할 수도 있다. 영화산업의 성공을 이끈 메인투자 시스템을 드라마 제작 환경에 맞춰 도입해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거의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서 제작 투자 방식에만 구분이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은 존재한다. 투자자를 유인했다 하더라도 드라마를 여러 OTT와 채널에 판매하지 못한다면 수익은 보장될 수 없다. K-콘텐츠의 해외 소구력 문제는 영원한 숙제인 것이다. 영화 투자자들이 수익을 보전한다고 하더라도 영화관에 사람들이 다시 오게 하는 문제도 별개다.

OTT 시대에 영화관용 영화는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화두는 해결되어야 한다. p172~173

각국은 세계 경제의 격변기에 누적된 문제들을 해결하고 그러한 격변이 낳은 새로운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도 우선 국내적으로 2023년 1%대로 떨어진 성장률을 회복 할 수 있도록 소비와 투자의 활력을 높여가야 한다. 동시에 글로벌 생산기지의 재편과 탄소중립 관련된 산업과 규범 전반의 재편을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노력에 기업과 정부가 힘을 쏟아야 한다. p284~285

2023년 우리 경제성장률은 2000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와 팬데믹 위기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 할 것이 확실히 된다. 2024년은 전년보다 개선될 것이다 과거의 위기 상황에서와 같은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경제 여건이나 대대 여건 모두 성장의 상방리스크보다는 하방리스크가 큰 상황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대외 여건은 주어진 것이라 할지라도 대내 여선을 어떻게 극복하는가에 따라 회복 속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다. 대내 여건의 극복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도 중요하다. 재정을 이용한 정부 소바와 정부투자 확대를 통해 유호수요을 증대시키고 경기 침체에 희생된 경제주체들에 대한 보호도 강화하여 침체의 충격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겠다. 또한 경기침체는 항상 부정적인 요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생산이 낮은 좀비기업을이 퇴출되고 새로운 혁신 기업들이 등장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시도 한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p338~339

2024 한국경제 대전망

초불확실성이 가져온 無노멀의 시대!

눈앞의 험난한 파고를 뛰어넘어 반전의 기회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

  • 금리, 물가, 환율의 3고에 고통받는 한국경제, 언제쯤 회복될까?

  • 새로운 국제경제 질서 속에서 대한민국이 새롭게 취해야 할 전략은?

  • 고금리 아래에서 양극화되는 자산시장, 어떤 움직임을 주의헤야 하는가?

  • K-방위산업, K-콘텐츠, K-반도체, K-전기차 배터리, 약진하는 K-산업의 전망은?

경제에 대해 크게 관심도 없고 아는것도 없지만

해마다 이맘때면 조금은 나아질거라는 일말의 기대감으로

다음해 경제에 대한 궁금함이 생기곤 한다.

트렌드 코리아와 함께 내게 온 책,

2024 한국경제 대전망...

며칠전 병원진료를 마치고 아주 오랜만에 카페 모지리에 가던 길이었다.

버스를 타도 되었지만 버스를 타기에도 걷기에도 애매한거리라

일단 걷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여졌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평소 왕래가 없던 거리가 낯설고 쓸쓸하다.

그래서일까?

점심시간 북적여야할

김밥집, 카페, 비어있는 공방까지...

걸으며 만나는 작은가게들에 손님이 없음이 신경이 쓰인다.

혼밥 잘 못하는 1인으로

오히려 비어 있으니 선뜻 들어가 점심을 먹기가 망서려진다.

나중에 붕어빵이나 사먹자 하는 마음으로 발길을 돌려 약속 장소인 모지리에 도착했다.

다행히 여긴 손란하군.

집에 돌아와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내년엔 좀 나아지려는지?!...

대부분 손털고 빈 손이지만

조금씩 눈먼돈 생기면 사모으는 S전자 주식이 오르려는지도 궁금하고

꼬맹이 회사 상장한 주식도 다시 오를 수 있는지도 궁금했다.

2024년에도 코스피 지수는 박스권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코스피 변동의 진폭이 매우 축소되어 트레이딩을 통한 수익 제고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며 이러한 상황에서 주식투자는 미래의 꿈이 두영될 수 있도록 성장주 위주로 양극화 될 것이라고...

2023년 성장에 대한 기대는 2차전지 관련 주식에 집중되었고,

2024년 주식시장에서 테마주의 형태로 분출될 가는성이 높다고 한다. ㅠ.ㅠ

딱히 볼만한 영화 하나 없는 영화산업도 궁금했던 분야중에 하나였는데

드라마의 스케일이 커지고 마치 영화 같은 느낌을 주는 것과 별개로

난 대형화면 영화관을 선호하는 편임에도 영화관을 찾는 일이 그닥 즐겁지 않은 올한해였던 탓에

내년에는 투자도 늘고 마음을 움직이는 영화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하는 마음이다.

추워진 날씨만큼 웅크려진 어깨...

내년엔 한국 경제도 회복되고

나도 다시 일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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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빛을 따라서
권여름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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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산으로 가는 길목에서 ‘필성슈퍼’를 운영하는 가족의 이야기다. 여섯 식구를 책임지고 있는 슈퍼는 주변에 입점한 대형마트로 인해 흔들리기 시작한다. 엄마와 아빠는 손님의 발걸음을 되돌리기 위해 ‘두부 한 모라도 배달’을 중심으로 여러 방안을 마련해보지만 돌아선 발걸음은 꿈쩍없다.

그런 상황에서 주인공 은동은 할머니와 비밀스러운 한글 수업을 통해 자신의 오랜 꿈, 배우가 되기 위한 첫발이 되어줄 ‘연기 아카데미’의 학원비를 모으고 있다. 그렇게 일 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매출이 나아지기보다 더 악화된 슈퍼는 급기야 공과금을 비롯해 급식비, 학원비까지 밀리게 되며 최악의 상황으로 흘러간다. 필성슈퍼 가족들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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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보다 나는 욕심으로 가득차 있었다. 친구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대해 말로만 떠들 때, 나는 움직였다. 가끔 온몸이 너무 뜨거워져서 열정이 조금은 사라져도 좋겠다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내가 그런 아이라는 것을 선생님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p24

늘 이 말만 듣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곳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그걸 확인하느라 한 달에 한 번은 전화를 걸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제가 갑니다’ 속으로 이렇게 비장하게 외치다, 어떤 날은 입 밖으로 뱉으며 수화기를 딸깍 내려놓기도 했다. 누군가에게는 장난전화처럼 보이겠지만, 곧 합류할 세계의 안부를 묻는 중요한 일이었다. 오늘은 한발 더 나아갈 생각이다. 나는 닭이 되고 싶지 않다. p51

손님이 찾아오지 않아도 문을 여는 마음에 대해 생각했다. 새벽 여섯시 차가운 셔터 끝을 잡아 힘차게 올리는 아빠의 뒷모습이 그려졌다. 여는 시간 여섯시, 닫는 시간 열두시는 법으로 정한 건 아니었지만, 스스로 선택한 시간이었고, 우리 슈퍼만의 신성한 약속이었다. p170

엄마와 아빠는 슈퍼가 심란한 일을 겪을 때마다 청소를 하고 뭔가를 궁리했다. 지금도 그렇다. 다시 이기기 위해 전략을 짜고, 때론 종목을 바꾸며 변신했다. 외부의 파도에 쉽게 흔들렸지만 마냥 휩쓸리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믿음이 가슴을 가득 채웠다. p243

선우정 언니의 말이 머릿속을 떠다녔다. 예전의 나라면 자기 추천은 민망해서 더더욱 싫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방식이 더 멋지다고 느껴졌다. 폐허 오은동은 선책되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선택하는 걸 더 좋아하는게 분명했다. p249

‘알어야 면장이라도 혀’ 할머니가 습관처럼 뱉던 이 말을 떠올렸다. 알아야 면장이 담장을 면하는 거였구나. 알면 눈앞의 벽이 없어지는 것. 나도 처음 알게 되었다. 우르르 무너져버린 것은 무엇일까. 할머니가 담을 넘으려는 순간, 눈앞의 벽이 허물어지는 상상을 했다. 고운 가루로, 빛으로 부서져 흩날리는 것들. 그것을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 p253

경험에서 출발해 처음엔 비교적 쉽게 풀어나갔지만, 경험안에 갇히지 않기 위해 공들이는 과정이 필요했다. 마치 내 경험과 싸우는 기분이었다. 누가 이겼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완성했다. 구상해준 다음 소설을 얼른 쓰고 싶다. p263

실패라고 느끼는 순간에도 우리는 자라고 있다.

'작은 빛'을 따라가다 만나게 되는 삶의 작은 변화들...

'작은 빛을 따라서'

그림에세이나 심리학 또는 인문학 책만 주로 있다가

오랜만에 한국소설을 한 권 읽었다.

한때는 소설을 좋아했지만 요즈음엔 한호흡으로 읽지 않으면

내용이 이어지는 것 같지 않아 읽다말다를 반복하다보면

재미가 반감되는 경험을 종종했기에 어느 순간부턴

두었다가 다시 읽어도 크게 지장 없는 에세이류를 좋아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뭔가 다르다.

젊은 작가의 책이라 내겐 좀 가벼울꺼라는(?) 걱정도

보기 좋게 한방에 날려버리고 다음이 그 다음이 궁금해 속도를 내지 않을 수 없었던...

군산 살 때 자주 가던 내장산의 풍경을 어찌 그리 잘 그려내나 했더니

작가가 정읍에서 자랐구나...

자신의 오랜 꿈, 배우가 되기 위한 준비로 ‘연기 아카데미’의 학원비를 모으고 있는 은동...

가족들에게조차 알리지 못하고 한평생 답답하고 서럽게 살아왔을 문맹의 할머니...

손님이 찾아오지 않아도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필성슈퍼에 붉을 밝히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부모님..

꿈을 위해 한 발 한 발 내딛는 은동이의 모습도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봤지만

일단 할머니얘길 안 할 수 없다.

아들이름으로 헌금을 하며 목사님 모시고 예배드리는 첫장면부터

자연스레 할머니 생각을 떠올렸던 것 같다.

물론 우리 할머니는 은동이의 할머님와는 많이 달랐다.

그 옛날 연세간호학당을 다니셨고 오래도록 산파로 일하셨고

울동네 아이들은 할머니가 다 받으셨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고

권사님이시자 여성교회 회장님이셨던 할머니의 활약상은 대단했다.

글은 몰라도 굴하지 않고

때론 여장부처럼 가족을 하나로 만드는 은동이의 할머니의 모습과

누구보다 날 사랑하셨던 나의 할머니가 오버랩되며 추억속에 빠져있다가

할머니와 은동이와의 비밀수업이후 할머니이름과 아버지이름을 쓰던 그 날

내마음도 이렇게 뿌듯하고 좋을 수 없었다.


작은 빛을 따라서


하루라도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 앞만보고 달렸던 내가

재수술에 대한 얘기를 들은 후부터

좀 지치고, 마음이 힘들었던 것도 사실인데

간당간당...

나또한 위태로운 시간을 버티고

어떻게든 희망의 문을 다시 열고 나서는 내모습을 꿈꾸어 본다.

간당간당. 엄마의 입에서 최근에 많이 나온 단어가 머릿속에에서 울렸다.

이 단어는 마치 치종소리 같았다. 간당간당...

간당간당. 위태로운 시간을 버티고,

살아내는 사람들의 머리에서 울리는 종소리.

그 종소리를 들으며 확신했다.

내일도 우리 필성슈퍼는 망하지 않았다고 선언하며 문 열기를 선택 할 거라고 말이다.

세상을 향해 용감하게 양팔을 벌린 것처럼 슈퍼의 양쪽 문이 활짝 열릴 것이다.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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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버섯 - 제3회 사계절그림책상 수상작 사계절 그림책
정지연 지음 / 사계절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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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사계절그림책상 수상작. 하늘에서 작은 솔방울이 쿵! 떨어진 우연으로 작은 버섯이 탄생한다. 이 탄생을 시작으로 신기하고 재미난 일이 줄줄이 벌어진다. 솔방울이 깨운 버섯이 사슴을 깨우고, 사슴이 다시 버섯들을 깨우며 모든 것이 함께 깨어나 숲을 점차 일으킨다. 깨운다는 것은 에너지를 전하는 것,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이다. 『작은 버섯』은 작은 존재가 품은 에너지를 비추며, 그 힘으로 선순환하는 자연의 이치를 유쾌하게 풀어낸 그림책이다. 작은 두드림으로 깨어난 존재들이 힘차게 펼치는 파노라마를 달려 보세요. 우리 안에서 혹은 밖에서 어떤 작은 울림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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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에 관심을 갖게 된지는 좀 되었다.

그림그리기는 오래전부터 갖고 있던 취미중 하나였고

큰아이가 결혼을 하고 손주를 기다리는 할머니 마음이 되어서였을까?

알록달록 예쁜 그림과 짧은 글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그림책의 매력에 푸욱 빠져있는 1인으로

사계절그림책 수상작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으리라.

그렇게 기대감으로 기다린 '작은 버섯' 이 드디어 내게로 왔다.



솔방울이 쿵! 하고 땅을 깨우니

뿅! 나타난 작은 버섯

화이트 바탕에 스카이블루와 그린으로 그림을 완성하고

포인트로 올린 핫핑크 버섯이 너무나 사랑스러운

표지부터 시선을 사로 잡는 '작은 버섯'


비를 맞고 대지가 촉촉해지자

홀씨를 힘껏 뿜어 세상을 가득 채운다.



밤이 커다란 숲을 삼켰다. 꿀꺽

하늘에서 떨어진 솔방울 하나로 작은 버섯이 깨어나 세상을 채우고

커다란 사슴이 작은 버섯을 먹고

기분이 좋아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동안

나무들이 자라나 숲이 되었다.

서로에게 생명의 기운을 나누는 과정을

예쁜 삽화와 함께

경이롭게 바라보게 된다.


그 어느때보다 위축되고

할 일없어 밥만 축내는 무의미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 같아

잔뜩 웅크렸던 마음이

요만큼은 밝아진듯 하다.

내게도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작은 풀씨하나쯤은 갖고 있지 않을까?!...

10월도 이제 얼마남지 않았네...

얼마남지 않은 2023년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라도

다시 기운을 내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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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4 - 청룡을 타고 비상하는 2024를 기원하며!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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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은 서서히 준비되고 있다가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챗GPT가 그랬다. 인공지능 기술과 이야기가 수도 없이 나왔지만, 챗GPT만큼 우리에게 충격을 주는 것은 없었다. 무엇이 달랐던 것일까? ‘자연어’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일 것이다. “가장 인기 있는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는 영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서 말하는 ‘영어’는 한국어도 될 수 있고, 일본어도 될 수 있다. 그러니까 그냥 평상시의 말과 글로 이루어지는 인공지능 시대에 돌입한 것이다.

모든 학자들이, 모든 책들이 ‘AI’와 ‘인공지능’, ‘챗GPT’를 얘기하는 이 시점에서 『트렌드 코리아 2024』는 인간의 역할 혹은 역량에 주목했다. 중요한 점은 이것이다. 즉, AI는 자신이 내놓은 결과물을 평가할 수 없다. 그것에 점수를 매기고 그 결과물을 채택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몫이다.

미드저니가 아무리 환상적인 그림을 그릴지라도, 그 마지막 터치는 인간에게 남겨져 있다. 바로 ‘화룡점정’이다. 오롯이 인간만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 이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알아야 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2배속 사회에서 균형점을 찾기 위한 여백은 무엇인가? 올해의 〈트렌드 코리아〉는 유독 천천히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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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을 내면서 AI를 활용한 개인적 경험을 통해, 나는 확신하게 됐다. 앞으로 상당한 기간 인공지능이 따라올 수 없는 사람만의 영역이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AI가 기계적인 생산성은 월등히 높여줄 수 있겠지만,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기대 수준을 맞추려면 인간의 역할은 여전히 필수적이다. 어쩌면 더 중요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인공지능이 내놓은 비슷비슷한 결과물 속에서 어떤 ‘휴먼 터치’가 마지막에 더해졌느냐에 따라서 그 수준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p7

종합하자면 모든 여건이 불확실 하다는 것이다.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포스트 팬데믹 글로벌 경제는 ‘모나리자’ 같다”는 표현을 썼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 〈모나리자〉는 웃는지 슬픈지 찡그리는지 알 수 없는 오묘한 미소로 유명한데, 팬데믹 이후 세계 경제의 모습이 바로 이렇게 모호하다는 것이다. 〈매경이코노미〉는 우리 경제가 경기하강 국면에서도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증가하고 증권시장도 활황을 보이지만, 소비 둔화 가능성과 부동산의 잠재 부실 문제점도 함께 보이는 ‘모나리자의 모호함’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 불확실성의 허들을 어떻게 뛰어넘을 것인가가 관건이다. 위기와 기회가 교차하는 상황에서 가볍게 뛰어넘는 자와 걸려 넘어지는 자의 구분이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 차이는 역시 변화에 대한 대응 역량에 달려있고, 그 첫출발은 지금 어떤 트렌드가 생성되고 있는가를 아는 것이다. 그렇다면 2024년에는 어떤 트렌드가 펼쳐질까? p10~11

여러가지 일을 저글링하듯 돌려 막는 생활이 이제는 일상이 되었다. 이러한 변화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시간을 매우 효율적으로 쓰게 됐다는 것이다.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한국 사람들이 늘 바쁘다고는 하지만, 요즘 사람들의 시간관념은 예전과 확연히 다르다. ‘시간의 가성비’를 극도로 중요시하며 사용 시간의 밀도가 매우 높아졌다. 이것은 단지 바빠서가 아니다. 소유 경제에서 경험 경제로 경제의 패러다임이 이행하면서 시간이 돈만큼이나 중요한 자원이 됐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비싼 소유물을 과시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여행지·맛집·핫플레이스의 인증샷으로 자랑을 하는 시대다. 예전에는 일주일에 한 편 정도 ‘주말의 명화’를 즐겼다면, 다양한 OTT 플랫폼이 넘쳐나는 지금은 하루에도 몇 시간씩 ‘콘텐츠’를 시청한다. 모두 엄청난 시간을 요구하는 일이다. 현대사회에서 시간은 단연 가장 소중한 자원이고, 그것을 아껴 쓰고 그 가성비를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됐다. p133

과거 부모님 세대에 비교하면 지금의 청년들은 훨씬 높은 경제적 수준을 누리며 성장했다. 본인을 소중히 여기는 자존감 교육도 충분히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함에서 하나라도 부족하면 힘들어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기준을 엄격하게 설정해 아무나 육각형인간이 되지 못하도록 '담을 쌓아가는' 특성은 우리 사회의 '계층 사다리'가 약해지는 것과 관련이 있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겪는 동안 부의 양극화가 극심해지면서 ‘노력 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그동안 한국 사회는 “모든 성패는 개인의 노력에 달렸다”를 강조하는 개인주의와 능력주의를 근간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요즘은 개인의 노력으로 성공을 달성할 수 있다는 믿음이 갈수록 옅어진다. 코난테크놀로지의 소셜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2030세대는 성공을 ‘타고난’ 자산(머리·공부·재능)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하다. 신분의 상향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노력의 가치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노력 신화가 사라진 자리는 집안·외모·재능처럼 타고나야 하는 것, 누구나 쉽게 가지지 못하는 것으로 대체된다. p204~205

돌봄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때다. ‘아이’를 돌보는 것은 ‘부모의 커리어’를 돌보는 것이고, ‘고령자’를 기술을 통해 보살피는 것은 그들의 ‘인간적 존엄성’을 지켜주는 일이다. ‘직원’을 배려하면 ‘조직의 미래’에 대한 투자가 된다. 날로 개인화되는 ‘분초사회’의 분주함 속에서, 우리는 모두 서로의 돌봄을 필요로 하는 존재가 됐다. 사람을 일으켜 세워 경제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로서, 돌봄경제는 이제 엄청난 정책적·산업적 파급효과를 가지는 현대의 가장 중요한 경제적 이슈가 될 것이다. p394

2024 트렌드 DRAGON EYES

Don’t Waste a Single Second: Time-Efficient Society 분초사회

Rise of ‘Homo Promptus’ 호모 프롬프트

Aspiring to Be a Hexagonal Human 육각형인간

Getting the Price Right: Variable Pricing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On Dopamine Farming 도파밍

Not Like Old Daddies, Millennial Hubbies 요즘남편 없던아빠

Expanding Your Horizons: Spin-off Projects 스핀오프 프로젝트

You Choose, I’ll Follow: Ditto Consumption 디토소비

ElastiCity. Liquidpolitan 리퀴드폴리탄

Supporting One Another: ‘Care-based Economy’ 돌봄경제

해마다 이맘때면 살까말까? 읽을까말까?를 고민하게 되는

다음해의 트렌드를 미리 살펴보는 트렌드 코리아 2024...

올해도 예외는 아니어서 고민하다가 미리예약구매버튼을 누르고 말았다. ^^;

DRAGON EYES로 요약된 10개의 섹션을 읽으며

그래도 오랜세월 나름 컴퓨터강사로 재직했는데

이번엔 챗GPT를 비롯해서 유난히 낯설게 다가오는 단어들이 많았다.

'모르면 배우면 되지' 하는 마음으로 이모작센터에 '챗GPT' 수업을 신청하고 개강을 기다리는 중이다.

AI가 그리는 그림도 실습에 들어 있던데 기대도 되고 만감이 교차하는 키워드 중 하나...

매사에 완벽한 어디 하나 치우치지 않는 육각형 인간도 흥미로왔고

지난해 결혼한 큰 딸과 사위,

손주를 기다리는 마음에 더해 요즘남편 없던아빠도 관심있게 읽었다.

가장 공감되었던 건 돌봄경제...

'엄마도 엄마가 필요한 세상이다'라는 한문장에 또 울컥하게 되었던 섹션인데

모든 섹션이 마음을 다 움직이게 한 건 아니지만

읽을만 했다는 결론...

넘 빠르다고해도 할 수 없음!

일찌감치 힘들었던 2023년을 잘 마무리하고

용띠인 내가

청룡을 타고 비상하는 2024을 기대해보자.

도파민 도는 일 뭐 없나?!....^^;

돌봄의 영향력은 연쇄적이다.

제대로 된 돌봄을 받은 사람은 반드시 다른 사람도 잘 돌볼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사회 전체의 건강함을 높이는 밑거름이 된다.

우리는 모두 돌보는 사람이고,

돌봄을 받을 자격이 있는 존재이다.

엄마도 엄마가 필요한 세상이다.

돌봄은 단순한 도움이 아니다.

바로 나의 문제다.

언젠가 가장 돌봄이 필요한 사람은 바로 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p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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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우러러 딱 한 점만 부끄럽기를 - 사랑의 내공을 높이는 64편의 인문학적 사유
조이엘 지음 / 섬타임즈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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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쫌 아는 어른이 되고 싶어》로 통쾌한 인문학의 재미를 선사했던 조이엘 작가가 ‘사랑’ 이야기로 돌아왔다. 제주에 살고 있는 부부의 일상을 유쾌하게 그려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화제의 인스타툰 ‘독신주의자와 결혼하기’의 주인공 ‘기인 선생’이기도 한 작가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아내와의 연애와 결혼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우리가 잘 안다고 믿었던 ‘사랑’에 물음표를 던진다. 또한 자신의 경험에 탄탄하고 해박한 지식을 더해 사랑의 본질을 들여다보고 인문학적 관점으로 사랑을 재정의한다.

우리는 깨어있는 한 사랑을 한다. 나 자신을, 부모를, 자녀를, 친구를, 반려동물을. 그리고 이 모든 사랑을 합친 분량과 두께로 연인을 사랑할 때야 비로소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된다. 작가는 진정한 사랑을 꿈꾼다면 사랑의 본질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한다. 본질은 인간에게 감동을 주고 통찰을 선물하며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힘을 주기 때문이다.

인문학자이자 사랑꾼인 작가가 인문학에서 건져 올린 64개의 문장과 그만의 사랑법을 통해 사랑과 결혼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익숙함은 권태를 불러들이는 뒷문이고, 권태는 바이러스인듯 제가 속한 존재를 찢어가면서 덩치를 무한 증식시킨다. 그렇게 익숙함이 갈등이 되는 순간, 파국으로 향하는 문이 열린다. 상대방을 충분히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 사랑은 뒷걸음질 친다.

사랑하는 이의 참된 모습을 보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상력이다.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들과 발견되어야만 하는 것들, 다시 발견되어야 할 것들과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들이 상대방 속에, 상대방 주위에, 그리고 상대방 너머에 무한히 깔려있다는 믿음에 대한 상상력 말이다. p26~27

사랑은, 결혼은, 극단까지 나를 밀어붙이는 숭고한 작업이다. 자잘한 습관에서 자아 정체성까지 내 모든 것을 희생하고 헌신할 때 아름답게 완성된다. 그래서 사랑과 결혼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다. 용기 있는 자만이 할 수 있다.

내 여인은, 남들은 줘도 안 가질 빈털터리 기인에게서 그런 용기를 발견했나 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산소와 수소가 만나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물이 되듯이, 산소에 가장 잘 어울리는 수소로 나를 선택했다.

내 여인은 승부사였다. p56

"빨래가 뭐 힘들어 세탁기랑 건조기가 다 해주는데."

맞다. 하지만 더럽혀진 옷은 제발로 세탁기에 들어가지 않는다. 주머니 이곳저곳 들어있는 휴지조각도 제 발로 나오지 않는다. 세제와 섬유 유연제를 뒤집어쓰는 것은 언감생심, 스스로 문 열고 나와줘도 땡큐다. 세탁이 끝난 후 건조기로 옮기거나 세탁기와 건조기 필터에 낀 찌꺼기를 비우는 일도 스스로 하지 못한다. 깔끔해진 옷들을 무릎 꿇고 앉아 각 잡고 갤 때 그 무릎도 제 무릎이 아니다. '82년생 김지영'도 비슷하게 했던 말이다. 하지만 나는 말 할 수 수없다. 속으로만 한다. p106

“대장부가 마땅히 천하를 청소해야지, 어찌 방 한 칸을 청소하겠는가.”

중국 한나라 선비 진중거가 한 말이다. 천하도 청소하고 돌아와선 방도 닦고 설거지도 하고 빨래도 돌리면 아내가 너무 좋아하지 않을까? 개념이 행동을 규정한다. 개념이 이상하면 이상하게 산다. p110

프란체스코 교황이 말했다.

“고통 자체는 미덕이 될 수 없다. 하지만 고통을 대하는 자세는 미덕이 될 수 있다.”

거대한 고통을 홀로 맞고 있으면 그림자조차 씻겨나갈 때가 있다. 부부는, 서로의 고통에 뛰어들어 심장을 묶은 뒤 함께 버텨내는 사람들이다. 한 가닥 고통에 행복이라는 다른 가닥을 꼬아 실을 자아내고, 그 실로 한 땀 한 땀 삶을 직조한다. 그렇게 고통을 다루어낼 때 우주는 두 사람 이야기로 충만해지고, 부조리와 모순을 살아냄으로 극복한 두 사람은 서로의 눈에서 신의 광채를 발견하게 된다. 오직, 부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p114

내 자존감은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뛰어난 성취를 한다고, 경제적 자유를 이룬다고, 명품으로 치장한다고 가능한 게 아니다. 내 승낙없이는 누구도 열등하다고 느끼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나 자체를 인정하고 스스로의 존엄을 믿어야 한다.

상대방의 자존감은 어떻게 높여줄 수 있을까?

상대방을 바라보며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감사하고, 그 마음을 매일 표현할 때 상대방은 물론 내 자존감까지 높아진다. 그렇게 부부는 닮아간다. p169

왜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외로울까?...

그 질문에 대답을 기대하며 읽게 된 책

'아내를 우러러 딱 한 점만 부끄럽기를'

아주 오랜전 군산에서 강의할 때 일이다.

쉬는 시간 창밖에 내리는 눈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남학생 한명이 다가오더니

"샘, 외로워보이세요.

남편도 계시고,

자녀도 있으신데?..." 하더라.

내대답.

"니들이 결혼생활의 외로움을 알아?!..."

.

.

.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난 여전히 외롭다... ㅠ.ㅠ

"빨래가 뭐 힘들어 세탁기랑 건조기가 다 해주는데."

이 문장에 빵 터지며 옛생각에 또 만감이 교차한다.

몇년전 이렇게 내게 얘기하던 김씨가

입원을 앞둔 내게 세탁기 사용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이게 왠일인가 싶었지만 결론은

그 이전에도 그 이후도 단 한번도 김씨는 빨래를 한 적이 없다는 것... ㅠ.ㅠ

그래도 조금은 그 사람이 변할 줄 알았다.

무려 다섯시간의 긴 수술을 받은

난 아직 회복중의 환우이니까 조금은...

독신주의자였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아내를 우러러 딱 한 점만 부끄럽기를' 이란 다짐으로 살아가는 저자의 글들은

내겐 부러움이었고 환상이었으며 한편으론 반성으로 다가왔다.

상대방을 바라보며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감사하고,

그 마음을 매일 표현할 때 상대방은 물론 내 자존감까지 높아진다.

그렇게 부부는 닮아간다.

며칠전 만난 친구가 말했듯이 결국 내 옆에 남을 사람은 그다.

그럼에도 그의 존재를 인정하고 감사하고 그 마음을 매일 표현해 보자.

힘든 풍파가 밀려오면 더러 흔들리다가 제자리로 돌아오기도 하고...

난 또 이렇게 이 순간을 견디어 내리라 다짐했던...


우리 인생도 이렇겠지.

풍파가 밀려오면 너무 버티지 말고 그냥 흔들리자.

땅에 단단히 박힌 하체만 흔들리지 않는다면 흔들리던 상체는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오니까.

세상 풍파 불어올 때 같이 있어주는 게 부부라면 견디기가 좀 수월하다.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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