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토마토파이
베로니크 드 뷔르, 이세진 / 청미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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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편집자이자 작가인 베로니크 드 뷔르가 2017년에 발표한 두 번째 소설. 주인공 잔은 아흔 살, 외딴 시골 농가에서 혼자 사는 할머니다. 아흔 번째 봄을 맞던 날, 잔은 일기를 쓰기로 결심한다. 별일 없는 나날 속에서도 그날그날의 기분을 기록하고 문득 떠오르는 추억을 적어보기로 한 것이다.

늙은이의 특권이라면 자유로이 쓸 수 있는 시간이 아주 많다는 것, 잔은 이 넘쳐나는 시간을 자기가 하고 싶은 일로 채우며 살기를 원한다. 그녀는 언제까지나 자기 집 정원에서 꽃이 피는 광경을 보고 싶고. 친구들과 백포도주 한잔을 즐기고 싶다.

유일한 이웃인 옆집 농가 부부의 좌충우돌을 언제까지나 지켜보고 싶고, 벤치에 누운 채 아무 생각 없이 하늘의 별을 바라보면서 내년에도 이 별들을 다시 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 잔은 자식 손자 들을 위해 냉장고에 맛있는 음식을 채워두기 좋아하지만 혼자 살기를 좋아한다. 이 일 년 동안의 일기는 노년의 소소한 행복,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슬픔을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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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전주 소소당에 다녀오면서 구입한 체리토마토파이...

 


아흔살의 잔 할머니가 어느 봄부터 쓰기 시작한  일기로

책을 읽기 시작하면 비교적 후딱후딱 읽어내는 편인데

이 책만큼은 이상하게 조금씩 아껴가며 읽게 된다.


크게 일어나는 사건사고없이 딸과 아들 손주들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고

정원을 가꾸며 틈틈히 책을 읽고 뜨개질을 하기도 하고

이웃들의 좌충우돌 일상을 지켜보는 잔할머니의 소소한 일상이 그려지고 있었는데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일기중

후반부 겨울로 가니 떠나가는 사람들과 떠날 준비를 하는 할머니의 모습에

마음이 좀 무거워지기도 했었다.

 

삽화없이 텍스트로만 구성된 책이라 할머니 모습을 상상으로만 그려볼 수 있었는데

책을 다 읽고나니 홍여사님이 모바일그림으로 그리신 귀여운 잔할머니의 모습이

정말 딱이다 싶어진다. ^^


비를 좋아하지만 좋아한다는 말조차 조심스러웠던 폭우로 빗소리에 잠 못 들던 날들이 계속되기도 하고

남자친구가 내년 봄쯤 결혼하자고 한다는 큰딸의 얘기를 들어서인지

'우리모녀 사이는 늘 각별했다'는 한 구절엔 눈물이 펑펑 쏟아지기도 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목요일인 오늘

잔할머니의 일기도 8월 6일이 목요일의 일기엔 혼자서도 재미나게 시간을 보내시는 할머니의 일상이

기록되어 있었는데 '닥터 지바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같은 평범하고 소소한 삶과는 전혀다른

장편소설을 좋아하며 애거서 크리스티를 읽으면서 탐정놀이를 했다는 이야기와

독서 모임을 만들었지만 타인의 취향은 대체로 나의 취향이 아니어서 남이 골라준 따분한 책을 읽는 일은

2년만에 그만두었다는 구절부터는 잔할머니를 더 좋아하게 된것 같다.

 


100세 시대를 맞아 이제 중반부를 조금 넘긴 나이...

생존의 시간은 늘어났지만 삶의 질은 그것을 충족하지 못한채

건강문제나 경제적인 결핍에 의한 쓸쓸한 노년의 모습을 상상하면 마음이 무거워진곤 했는데

책을 덮으며 책의 마지막 표지의 있던 글처럼

인생의 피할 수 없는 슬픔들을 받아 들이고

그저 그런 일상에서 누리는 소소한 행복에 감사하며

잔 할머니처럼 살고 싶어졌다...

 

 


5월 14일 목요일

잠을 설쳤다. 어제 드니즈 집에서 너무 많이 먹고 마신것 같다. 나는 과식에 익숙지 않다.

게다가 어제 아주 늦게 잠자리에 들기도 했다. 모임이 파할 즈음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닌은 아주 천천히 차를 몰았다. 밤새 바람이 소란스럼게 불었고 빗물이 빗물받이에 타닥타닥 떨어졌다. 빈집에서 문들이 덜컥거렸고 어디선가 나뭇가지가 부러졌다. 나는 텔레비전을 켰고 새벽까지 비몽사몽으로 시간을 흘려보냈다. p79




6월 28일 일요일

우리 모녀 사이는 늘 각별했다. 그 애를 낳았을 때 아들은 이미 열다섯 살이었고 오래 가지 않아 집을 떠났다. 아들은 아버지와 자주 부딪쳤기 때문에 대학입학시험을 통과하자마자 릴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해버렸다. 나는 집에 거의 붙어 있지 않은 남편과, 가급적 피하고 싶은 시어머니 사이에서 자주 외로워했다. 그런 나에게 딸은 선물과도 같았다. 그 아이는 아주 순했다. 내가 책을 읽거나 뜨개질을 하는 동안 몇시간이고 혼자서도 차분하게 놀았다. 나는 딸과 손을 잡고 오솔길로 산책을 다니곤 했다. p132




8월 6일 목요일

혼자 살아도 심심할 겨를이 없다. 할 일은 늘 있다. 요리도 하고, 독서도 하고, 십자말풀이도 하고, 카드점도 친다. 침대머리 서랍에 간직해놓은 몰스킨 수첩에 라디오나 텔레비전에서 들었던 인상깊은 말, 책이나 신문에서 발췌한 문장을 적어두기도 한다. 삶, 죽음, 신, 교황에 대한 이야기. 상관관계도 없고 순서도 없는 사진들을 앨범에 모으듯 여기 어울리지 않을 별의별 말을 수첩에 모아둔다. 나는 뜨개질도 아직 그만두지 않았다. 반복적인 손놀림이 통증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뜨개질하는 시간이 점점 더 짧아지긴 한다. p172-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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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은 왜 홍대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할까 -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장기민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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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게 모르게 우리 생활 속에는 디자인이 깃들어 있다.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지고 몸으로 접하는 모든 것의 출발이 디자인이라고 보면 된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한글도 창조적인 우리만의 문화이자 디자인이 창출해 낸 유산이다. 디자인은 상업디자인의 영역을 훌쩍 뛰어넘어 생각하면 그 범위가 광대하고 광활하다. 이 책은 디자인의 지평을 열어 망원경으로 보듯 멀리 있던 디자인 경영의 세계를 눈앞에 보여준다.

몸을 디자인한다고 반문이 터지는 이유는 그동안 디자인의 개념을 축소해서 협소하게 인식했기 때문이다. 공간, 광고, 영상, 산업, 가구 등 디자인이라고 각인되고 유형화된 디자인의 개념을 바꾸자. 자신의 생활을 디자인하고 경제활동도 디자인할 수 있다. 그 방법을 모색중이라면 이 책이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디자인을 연구할 때 다각도에서 관망하고 분석하듯 자신의 실수도 다른 관점에서 보고 성공으로 전환할 방법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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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의 이념에 디자인을 더하여 “디자인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디자인간’의 개념을 만들었다. 디자이너에게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경제 관념이 전달되고, 경제인에게는 디자인이라는 문턱이 그리 부담스럽지만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 p8


자신의 몸을 건강하게 디자인하려는 사람은 서브웨이를 찾는 것이고, 다른 만족감으로 자신을 디자인하려는 사람은 맥도날드로 향한다. 각자의 삶에서 모든 경제활동의 주체는 자신이다. 순간순간 이루어지는 경제활동을 통해 자신이 조금씩 디자인되어가고 있다는 점을 반드시 깨달아야 한다. p38


감정은 분명 소비된다. 누군가의 소비를 통해 내게 전달된 감정에만 집중하기보다 나의 감정을 어떻게 잘 소비하며 지내는 것이 좋을지 생각하자. 똑같은 연봉을 받지만 어떻게 쓰며 지내느냐에 따라 삶의 질은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돈을 잘 쓰며 지내야 부유한 삶을 살 수 있다. 마찬가지로 감정도 잘 소비해야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누군가 보내온 이모티콘 하나에 기분이 좋아지는 우리는 이런 감정의 경제에 약하다. 감정도 단련해야 한다. p164

목차

프롤로그
생활경제 속 숨은 디자인을 찾아라

01 넓은 세상의 이로운 접근법, 디자인경제
02 나라를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03 생활을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04 관계를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05 소득을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06 생각을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07 동네를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08 비즈니스를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홍대앞은 왜 홍대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할까

 


책제목을 보며 문득 든 생각은

나역시 홍대입구역이나 상수역은 가끔 가곤했지만

홍대를 가본지는 꽤나 오래되었구나 싶었다.

 


재수시절 J학원에서 만난 짝꿍 진형이가 다음해 홍대에 입학해서

친구 만나러 학교 교정을 거닐었던 기억은 있으나

그외에는 거의 대학근처에서 지인들을 만나기 위해

홍대를 찾았던 것 같다.

 


이렇게 추억만들기로 시작된 책읽기는 다양한 디자인을 경험하며

지루하지 않게 기업탐방(?)을 하게 되었는데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의 의미를 알게 되는 좋은 기회였다.

 


그중 가장 눈에 띄였던 건 아무래도 자주가는 스타벅스...

스타벅스가 입점한 건물은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더라 정도의

정보만 알고 있던 차에 다른 카페들과는 달리 진동벨을 쥐어주지 않고

굳이 이름을(우리나라에서는 이름부르는 것을 꺼려해 닉네임을) 부르는 등

차별화된 마케팅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스타벅스는 '스타벅스에서 맛볼 수 있는 커피 맛'이 아닌

'스타벅스라는 공간에서만 가능한 경험'이 비즈니스의 핵심이라고 한다.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구절이었는데

나역시도 스타벅스가 아니었다면 편입한 방통대를

무사히 졸업하기 힘들었을 것을 알기에...

처음부터 별다방이 좋았던 건 아니다.

나름 커피맛을 찾아 학원근처의 카페들을 순례했었지만

스타벅스만큼 주위의 시선에서 자유로왔던 공간은 없었던 탓에

출근전후나 공강시간에 그곳에서 주로 공부를 했고

졸업후에는 책읽는 공간으로 오래도록 스타벅스를 애용하고 있다.

 


그외에도 이렇게까지 줄을 서서 커피를 마셔야 했던 블루보틀과

코로나19이후로 새롭게 친구가 된 맞춤서비스를 자랑하는 넷플릭스,

낮시간에 비해 운행량이 적은 밤 시간을 활용한

새벽배송이라는 남다른 발상으로 성공한 마켓켈리,

20~30대 고객을 타겟으로 한명의 고객을 제대로 만족 시키기 위한 배달의민족등

생활경제속 숨은 디자인 찾기는 꽤나 흥미로왔다.

 


감정을 적절히 생산하고 소비하라는 이모티콘경제학...

오늘은 핑계김에 예쁘고 내 감정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이모티콘을 골라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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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라르손, 오늘도 행복을 그리는 이유
이소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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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컬렉터이자 <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등으로 좋은 작품을 책으로 전해온 이소영 작가가 이번에는 스웨덴의 국민 화가인 ‘칼 라르손’이야기를 들려준다. 스웨덴의 작은 아트 숍에서 작가가 우연히 발견한 칼 라르손의 작품이 담긴 엽서가 이 이야기의 시작이다. ‘이렇게 따뜻하고 예쁜 그림을 그린 화가는 누구일까?’ 하며 무작정 그가 살았던 스웨덴으로 여행을 떠났고, 칼 라르손의 집 ‘릴라 히트나스’에서 그가 그린 행복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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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린과 함께 꾸민 집, 내 가족에 대한 추억, 이 모든 것이 담겨 있는 그림들이 내 인생 최대의 작품이다." p12


”칼 라르손은 아이들이 책을 읽는 장면을 많이 그렸다. 이는 부모였던 칼과 카린 모두 독서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칼은 늘 침대맡에 많은
책을 두고 장서가를 꿈꿨고, 카린 역시 어린 시절부터 엄마 힐다에게 독서 습관을 배웠다. 그가 그린 독서하는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내 내 주변에 있는 책을 찾게 된다. p121


나는 칼이 그린 아이들 중 브리타가 주인공인 작품을 제일 좋아한다. 브리타는 칼의 그림 속에서 고양이와 자주 함께한다. [샌드위치를 먹는 브리타와 고양이]에서 브리타는 정원에서 칼을 바라보며 샌드위치를 먹고 있다. 브리타의 앞에는 검은색 얼룩 고양이가 있는데, 브리타가 짓는 상냥한 표정 덕분인지 고양이의 모습에서도 평안함이 묻어져 나온다. 순수한 아이의 웃음은 감상자의 마음까지 흔든다. p136


카포가 누워 있는 이 작품은 [아늑한 구석] 또는 [게으른 자의 구석]이다. 어느 집이나 피곤하거나 게으르고 싶을 때 늘 즐겨 찾는 자리가 있다. 특히 북유럽의 인테리어는 게으름을 피울 수 있는 구석 자리나, 책을 읽을 수 있는 ‘리딩 누크Reading Nook'와 같은 공간을 중시한다. p191



자화상, 1906

스톡홀름에서 태어났으며 집안이 매우 가난하여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3살 때 학교 선생님의 설득으로 스톡홀름 미술 아카데미(Stockholm Academy of Fine Arts)에 들어갔으며 1869년에는 엔티크 스쿨(antique school)에서 공부하였다. 이후 파리로 가 프랑스풍의 부드러운 빛깔로 두텁게 칠한 수채화 작품을 많이 그렸다.

1882년 파리 외곽에 있는 스칸디나비아 예술가들의 거주지 그레에서 역시 화가였던 카린을 만나 결혼하였고 그곳에서 몇몇 중요한 수채화 작품을 그렸다. 이후 카린과의 사이에  8자녀를 두었으며 아내와 자녀들이 작품의 중요한 모델이 되었다.

1888년 순트보른으로 이주하면서 자신의 집을 예술가적인 취향으로 꾸며 그곳에서 가족들과 평화롭고 소박한 전원생활을 하였다. 작품도 전원생활을 주제로 한 아름답고 장식성이 강한 그림들을 그려 화제를 모았다. 수많은 삽화들을 비롯하여 많은 작품을 남겼는데, ≪10월October≫(1882), ≪커다란 자작나무 아래서의 아침식사 Breakfast under the big birch≫(1894~99), ≪한겨울의 희생 Midwinter sacrifice≫(1914~15) 등이 잘 알려져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칼 라르손 (두산백과)



칼 라르손, 오늘도 행복을 그리는 이유...


책을 구입한지는 꽤 되었는데

아무래도 도서관에서  대여한 책들을 먼저 읽다보니 뒷전으로 밀렸다. ^^;

먼저 그림부터 감상!

가족들의 일상을

수채화로 그린 그림들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과자통을 들고 있는 브리타, 1894


무려 여덞명의 자녀를 둔 칼 라르손...

대부분의 아이들 그림들이 다 사랑스러웠으나

요그림 과자통을 들고 있는 브리타는

꼬맹이 어린시절의 모습을 많이 닮은 것 같아 옮겨 놓았다. ^^



책 읽는 카린, 1904

"가장 행복한 독서는 각자의 방식으로 책을 이해하는 것이다."

북유럽의 인테리어를 볼 수 있고 책읽는 장면들이 많아 더 좋았는데

부인 카린과 아이들이 각자 편안한 모습으로 책읽는 장면들을 보며

역쉬 엄마가 책을 읽어야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책을 좋아하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하루 빨리 내서재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꽃이 있는 창문, 1894

"만약 마음속에 빛이 있다면 당신은 항상 집으로 돌아갈 길을 찾을 것이다."


초보식물집사인탓에 창가에 놓여진 화분 그림에도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다.

장마철 시름시름 앓는 다육이,

새싹 나온후 영양분을 빼앗겨서인지 하나둘 떠나가는 스투키,

그럼에도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고 있는 알로카시아와 몬스테라...

모두 손목 다 나을때까지 잘 버텨주길...

 


진달래, 1906

"공간을 꾸미는 사람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으로 사랑하고,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안다."
 

이 책을 통해 칼 라르손이라는 화가를 알게 되고 그의 많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고

특히 미술학교에서 만난 그의 부인 카린의 삶과 생활방식을 알  수 있어 좋았다.

남다른 센스와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느낄 수 있었던 책...



 


칼 라르손의 그림들은 우리에게 평범한 날과 특별한 날이 같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들의 일상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 역시 평범함을 특별하게 만들기 때문일 것이다. 가족 전체가 힘을 합쳐 무언가를 해내는 일은 아주 소소한 것일지라도 거대하게 다가온다. 하루 종일 가재를 잡고, 물놀이를 하다가 집에 돌아와 따뜻한 물로 씻고, 온가족이 한자리에 둘러앉아 가재를 먹으며 즐겁게 담소를 나누는 저녁에 대해 상상해본다. ‘물 앞에서는 다투지 않는다’라는 옛 성인의 말처럼 늘 가장 낮은 곳으로 흐르고 넓은 바다로 향해 가는 물은 소리 없이 이 가정에게 꾸준한 행복과 평화를 준 듯하다.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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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재미있는 수학이라니 -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매혹적인 숫자 이야기
리여우화 지음, 김지혜 옮김, 강미경 감수 / 미디어숲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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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연령대의 수학 애호가들은 물론, 스스로 ‘수포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흥미진진하게 쓴 수학 대중서이다. 재미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수학 문제를 엄선하여, 일상생활과 연결해 흥미를 유발하고 귀여운 삽화와 생동감 있는 언어로 해설하여 내용이나 분위기가 결코 무겁지 않다.

독자들은 편안하게 이 책을 읽으면서 문제해결을 위한 구상과 풀이 과정에 동참하게 되고, 마침내 큰 성취감과 수학적 사고방식을 얻게 될 것이다. 더불어 수학의 역사를 소개하면서 수학자들이 겪은 어려움과 해결 과정, 성과 등 관련 수학 지식도 제공한다.

레벨 1~5단계로 구성되었으며 난이도는 뒤로 갈수록 조금씩 높아진다. 다루는 내용은 총 8가지로 수론, 도형, 미적분, 확률, 도박이론, 물리학에 응용된 수학 등이다. 마지막 파트에서는 수학 문화를 다루어 수학의 아름다움을 소개하고 수학 문화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높여 준다. 각 장 끝에는 해당 장의 이해를 돕기 위해 몇몇 문제를 제시하여 스스로 수학 연구자가 되어 생각해 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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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이동소파문제, 내접정사각형문제, 콜라츠추측 그리고 벤포드법칙에 이르기까지 모두 정련과 숙려의 범위에 속한다. 어떻게하면 좋은 추측을 생각할 수 있는지 다음과 같이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첫째, 많이 읽고 많이 보고 확장된 독서를 해라. 이렇게 하면 중복된 질문을 피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추측과 명제를 통해 자신의 질문의 생각과 수준을 확장할 수 있다. 많은 문제에 있어 그 풀이과정을 보는 것은 불필요하고 문제 그 자체를 보면 '이 문제는 정말 멋지다!.'라며 진심으로 감탄하게 될 것이다. 어떤 문제에 대해 좋고 나쁨을 느낄 수 있을 때 또 한 번 당신의 수학적 사고 능력은 비상할 것이다.

  둘째, 생활 속에서 많이 관찰하고 주변의 사물에서 단서를 찾아라. 수학이 오늘날까지 발전하면서 순수 수학 분야에서 제기될 수 있는 질문은 거의 제기되었다. 오히려 많은 현실에서의 응용문제를 수학자가 반드시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방면의 가장 좋은 예는 지도에 색칠을 하며 야기된 사색정리문제와 재무장부의 숫자 통계에서 발견된 벤포드법칙이다. 당신은 직접 곁에 있는 사물에서부터 손을 댈 수 있다. 특히 자신의 삶에서 수락과 관련된 현상과 사물에 맞닥뜨리면 그 안에 수학문제가 담겨 있을 수 있다.

  셋째, '대담하게 가정하고, 신중하게 증거를 찾아라' 이것은 불멸의 진리이다.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하지만 질문을 한 후에는 먼저 스스로 도전해보고 수학자의 사고방식으로 분석하며 자신의 과정 중에서 수학하는 즐거움을 얻을 것이다. p357~358

 


[차례]

프롤로그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재미있는 수학의 세계
level 1 : 시도하는 자가 수학보석을 캘 수 있다

level 2 : 우주는 어떤 수로 표현할 수 있을까?

level 3 : 수학의 마음으로 세상을 분석하라

level 4 : 수학에도 위기가 있었다니!

level 5: 수학적으로 세상을 수학하라

 

다행히 처음 시작은 귀여운 그림과 함께
누구나 알고 있는 수학의 기본 중 기본이라는 소수의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프롤로그 저자의 이야기처럼 나역시 어렸을땐(?) 수학성적이 꽤 괜찮은 편이었다.

가정,가사,국사처럼 외우지 않아도 되었고
다양한 응용문제를 풀다보면 성취감 같은 것들이 생겨서
오히려 기분이 가라앉거나 머리가 복잡할때는 수학문제집을 펼쳤던 것 같다.
뒤로 갈수록 어렵다고 하더니 40쪽이 넘어가자 벌써 어렵다. ㅠ.ㅠ


공평하게 케익나눠먹기, 소파 옮기기 등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가 나오면
옆에 꺼내 놓은 노트에 문제를 풀기 위해 끄적여 보기도 했는데
앗! 수학을 좋아하고 잘 했던 건 아주아주 옛날의 일이라는걸
다시 한 번 확인하며 좌절의 순간을 맛보기도하고
얼마전 다시 본 히든피겨스에서
사디리를 타고 올라가 비행궤도를 멋지게 계산하던
천부적인 수학 능력의 흑인 여성 캐서린 존슨이 생각나기도 했다.


수많은 수학자들과 법칙들의 이야기들이 질문과 답변들로 빼곡한 책속에서
반가왔던 오랜만에 보는 피타고라스정리... ^^
'두 평행선 사이에 밑변과 높이가 같은 삼각형의 면적이 서로 같다'
거의 외워서 풀던 문제에 대한 증명이 이렇게나 많은 것이 놀랍다.@.@


가장 재미있었던 섹션은
수학적으로 세상을 수학하라 중 암호학에 빠르게 빠져들기!
정보화시대에 고객정보 암호화에 대한 강의를 하며
시험에 나올만한 128bit에서 256bit의
숫자적인 변화에 대한 얘기는 강조했지만
정작 대칭암호화, 비대칭암호화 시스템에 대해서는 이해하기가 어려웠는데
이번 기회에 좀더 자세하게 예시를 통해 알 수 있게 되어 좋았다.


한번에 휘리릭 읽고 이해하기엔 어려운 책이었지만
곁에 두고 수학을 좋아했던 그 시절을 추억하며
쉬운문제부터 도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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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언어들 - 나를 숨 쉬게 하는
김이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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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표 작사가 김이나가 일상의 언어들에서 포착한 마음의 풍경. 매 순간 결핍과 고독감에 흔들리는 '보통의 우리들'을 위한 책. <보통의 언어들>은 김이나 작가가 그간 대중과 긴밀히 소통해온 경험을 살려 우리가 삶에서 맞부딪히는 복잡한 감정과 관계의 고민에 대한 해법을 일상의 단어 속에서 탐색한다.

그녀는 작사가로서의 예민한 안테나를 살려 우리가 자주 표현하는 감정의 단어들을 수집하고, 그 단어들이 다 품어내지 못한 마음의 풍경을 섬세하게 포착했다. 평범한 단어들 속에 깃들인 특별한 가치를 찾고 삶의 지향점을 풀어가는 김이나의 글은 쳇바퀴 같은 생활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그 안에서 우리는 어떻게 확장된 인생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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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지난날들엔 비굴하고 비참했던 순간들이 많았다. 모르긴 몰라도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시선도 많았을 것이다. 중요한 건, 빛나는 재능만으로는 할 수 없는 게 ‘살아남기’라는 것이다. 금 밖으로 나가면 게임이 끝나는 동그라미 안에서 변두리로 밀려나 휘청거리게 되는 순간들이 있었고, 아마 앞으로도 몇 번은 더 올 것이다. 그때 볼품없이 두 팔을 휘저어가며 다시 균형을 잡으려고 애쓰는 것, 그 멋없는 순간 스스로 겸연쩍어 선 밖으로 나가떨어진다면 잠깐은 폼 날지언정 더 이상 플레이어가 될 순 없다. 기억하자. 오래 살아남는 시간 속에 잠깐씩 비참하고 볼품없는 순간들은 추한 것이 아니란 걸. 아무도 영원히 근사한 채로 버텨낼 수는 없단 걸. p191~192



자존심과 자존감의 차이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차이만큼이나 크다. 자존심이 꺾이지 않으려 버티는 막대기 같은 거라면, 자존감은 꺾이고 말고부터 자유로운 유연한 무엇이다. 자존심은 지켜지고 말고의 주체가 외부에 있지만 자존감은 철저히 내부에 존재한다. 그래서 다른 누가 아닌 스스로를 기특히 여기는 순간은 자존감 통장에 차곡차곡 쌓인다. 선행에는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욕망이 부록처럼 딸려온다. 어릴 때 칭찬에 길들여졌을 수많은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내성이고, 특별히 나쁠 것도 없는 점이기도 하다. 허나 선행이 누군가의 칭찬과 거래되는 순간 자존감 통장에는 쌓일 것이 없다. 나의 대견함을 ‘알아주는’ 주체를 타인에게 넘겨버릇하는 게 위험한 이유다. p200~201


보통의 언어들...

요즘 즐겨보는 예능프로그램 중 하나가 팬텀싱어3이다.

프로듀서중에 한 명인 김이나 작사가의 책이 지난달 출간되어

북카트에 넣어두었다가 월급받은 기념으로 몇권의 책과 함께

내게주는 선물로 구입했다.


평소에 지켜본 김이나 작가는 말을 참 잘하는 사람이었다.

그것도 똑소리나게...

어떻게 저런 표현을 할 수 있을까 싶게

아주 시기 적절한 말들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곤 했는데

이미 히트된 곡들로 글도 잘쓴다는 것은 미루어 짐작하고 있었지만

장문의 책으로 만나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


관계

감정

자존감


어느 것 하나 가볍게 논할 수 없는 단어들이지만

작가의 기억들을 소환해 조근조근 섬세하게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원치않은 코로나라는 외부의 자극으로

내가 서있는 자리가 위협받고

관계에 오점을 남기며

감정이 일렁이고

자존감이 곤두박질 치던 한주일...


걱정했던 것이 무색하리만큼

세상은 아무것도 바뀐게 없었고

오히려 날 걱정하고 위로해주었다.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시간속에

그래도 성실하게 일해왔다는게

인정받은 것 같은 날이기도 했던...


한결같이 완벽할 수 없다면

저자의 말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긴 대로 살아야겠다는 것'

대충 미움받고 확실하게 사랑받아보자.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만인에게 사랑받을 수는 없다.

하지만 역으로 말하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인 소수와의 관계는 견고한 것이다.

한 번도 실망시키지 않고서는, 나는 누군가와 진실로 가까울 자신이 없다.

우리, 마음껏 실망하자. 그리고 자유롭게 도란거리자.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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