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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폰스 무하, 유혹하는 예술가 - 시대를 앞선 발상으로 아르누보 예술을 이끈 선구자의 생애와 작품
로잘린드 오르미스턴 지음, 김경애 옮김 / 씨네21북스 / 2021년 10월
평점 :
아르누보 시대의 대표 화가인 알폰스 무하(Alphonse Mucha)의 삶과 그의 걸작들을 담은 작품집이다. 알폰스 무하의 인생에 영향을 끼친 다양한 사건들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그의 역대 작품들이 글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어 눈이 즐겁고 볼거리가 풍부하다.
지금까지 나온 알폰스 무하에 대한 도서들과 달리 약 30×30cm의 압도적으로 큰 판형, 고급스러운 양장 제본 그리고 160여 점의 풍부한 도판 자료들로써 독보적인 소장 가치를 지닌다. 자연을 모티브로 한 다채로운 곡선을 활용하여 몽환적이면서도 우아한 무하의 화풍을 독자들은 넉넉한 크기로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읽는 책’으로서의 역할을 넘어서, 방 한편에 놓아두면 인테리어 소품으로서 작용할 수 있을 정도로 화려하고 존재감 넘치는 화집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무하는 어릴 적부터 사제직이 아니라 미술과 음악에 관심이 많았다. 모라비아 지방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바이올린 연주를 익혔고 지역 교회 성가대에서 활동했다. 무하는 재능 있는 알토 가수였고, 뛰어난 실력으로 성가대원으로 발탁되었다. 이후에는 브르노에 있는 성 베드로교회의 성가대에서 알토 성가대원이 되었다. 무하는 교회, 음악, 미술 중에서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것을 결정하기가 정말 어려웠다고 다음과 같이 털어놓은 바 있다. “나에게 그림과 교회, 그리고 음악은 너무 긴밀히 연결되어서 내가 음악 때문에 교회를 사랑하는 건지 음악이 신비스러운 장소와 동반되는 걸 사랑하는 건지 판단하기 어렵다.” p16
무하는 심문에서 풀려난 후 건강이 크게 나빠졌다. 그리고 넉 달 뒤인 7월 14일 숨을 거둔다. 그의 아들 이르지는 당시 파리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독일 당국은 국장(國葬)을 허용하지 않았다. 무하의 결혼식을 맡았던 사제는 무하가 프리메이슨 단체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장례를 주관하지 않으려 했다. 결국 무하는 유명한 예술가들이 안치되던 프라하의 비셰흐라드 묘지에 묻혔다. 체코 화가 막스 슈바빈스키가 추모의 글을 낭독했다. 독일 당국은 다수가 결집하는 시위나 행사를 금지했지만, 수십만에 이르는 대중은 무하의 마지막을 배웅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p86~87
무하는 인쇄라는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우화적으로 남성상을 도입했다. 젊은 남성은 인쇄에 사용되는 핸들을 조종하면서 앞쪽에 앉아 있는 젊은 여성에게 귀를 기울이려고 몸을 앞으로 쭉 내밀고 있다. 반나체인 그녀의 모습과 길고 헝클어져 흘러내리는 매끄러운 금빛 머리칼은 영원함을 상징한다. 그녀의 무릎 아래로 떨어지는 인쇄물은 그녀의 변형된 모습이다. 색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솜씨는 풍성한 패턴을 만들어내는데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더 다양한 패턴을 볼 수 있다. p132
1899년에서 1900년에 걸쳐 도서 출판 분야에서 입지를 탄탄히 굳힌 무하는 이번에는 자신의 책을 출판하게 된다. 장식 디자이너, 데생 화가, 삽화가들을 위한 디자인 안내서를 출간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무하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많은 사람이 다양한 유형의 작품을 제작하길 원하므로 디자인 안내서를 집필하기로 했다면서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모든 요청에 일일이 대응하기는 불가능하므로 나는 장식 요소와 항목을 담은 특별한 책을 쓰기로 했다. 이 요소들을 적용한다면 원하는 모든 이가 자신이 생각하는 작품을 제작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p186

책에서만 보던 알폰스 무하의 작품들을 처음 만난건
2016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전시되었던
알폰스 무하 모던 그래픽 디자인의 선구자展이었다.
지스몽다, 1894, 컬러 석판화, 213x75cm
브루노프는 무하를 데리고 극장으로 가서 무대에 선 베르나르를 그리도록 부탁했다. 무하는 실망시키지 않았다. 무하가 그린 베르나르의 〈지스몽다〉 삽화는 걸작이었다(94페이지 참조). 무하는 사각형의 기존 포스터 포맷을 벗어나 주인공 베르나르의 전신 이미지에 가까운 좁고 길쭉한 직사각형 형태의 포스터를 그렸다. 그는 강한 느낌의 원색을 피해 부드러운 자연색을 선택했고 곡선미를 강조했다. 브루노프는 무하가 그린 포스터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베르나르는 만족했다. 포스터는 급하게 제작되었고, 1895년 1월 1일 거리에 등장했다. p49~50
전시회 관람시 인상적이었던 지스몽다
알폰스 무하의 지스몽다 포스터는 발표되자마자
대중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며
아르누보 스타일의 대표화가로 발돋움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는데
이처럼 전시회에서 만났던 작품들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담은 책을
고급스런 양장본으로 다시 만날 수 있어 눈이 호강중이다. ^^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와 함께 눈길을 끌었던 네가지 보석도
다시 만나니 반갑다. ^^
이 책은 지금까지 나온 알폰스 무하의 책들과는 달리
30x30cm의 큰 크기를 자랑하는데
마치 백합향기가 은은하게 나는 듯한 꽃밭의 소녀가
마음에 들어 아트샵에서 구입했던 '백합의 마돈나' 엽서와 비교해보면
그 압도적인 크기가 짐작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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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르트의 작업실은 부유한 여인들로 가득했고, 음악가들 역시 빈 사교계를 접대하려고 마카르트의 넓은 작업실을 찾았다. 마카르트는 타고난 사교성과 미술 재능으로 빈 사교계의 중심에 섰다. 그에게는 셀 수 없이 많은 후원자와 여성 추종자가 있었다. 마카르트는 부와 인기를 누렸다. 그의 이같은 미술 작업과 생활 방식은 젊고 감수성이 예민한 무하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무하가 빈에서 지낼 때 그린 그림에서 특히 종교적, 신화적으로 여성을 묘사하는 부분은 마카르트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임을 알 수 있다. p21~22

뫼즈의 맥주, 1897, 컬러 석판화, 141x90cm
무하는 1897년 뫼즈 맥주공장의 의뢰로 만든 포스터 〈뫼즈의 맥주〉에서도 역시 자신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모티프를 전달한다(67페이지 참조). 꽃으로 장식된 모자를 쓴 소녀는 낙낙한 드레스를 입고, 아라베스크 문양처럼 곱슬곱슬한 긴 머리칼은 그림을 가득 채운다. 이 시골 소녀는 느긋한 모습으로 몸을 앞으로 숙이고 있고, 오른손에는 거품이 흘러내리는 맥주잔을 들고 있다. p125
체코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세기말 유럽을 대표하는 화가로 우뚝 선 알폰스 무하
순수한 예술과 상업예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다재다능한 예술가였던 그는
후원자의 도움없이는 작품활동은 커녕 생계도 어려웠지만 프랑스와 미국을 오가며
부지런히 그림을 그리고 성공을 얻기 위해 노력한 결과
기존 작가들과는 달리 그림 뿐만 아니라 포스터 광고 등
수많은 상업 디자인 분야애서도 두각을 나타낸
아르누보의 아이콘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한다.

달력, 포스터, 삽화, 비스킷 상자....
벽에 걸린 액자속에서 만나던 작품들을
일상에서 다양하게 만날 수 있게 해준
알폰스 무하의 우아하고 몽환적인 다채로운 작품들을
마치 도록처럼 작품집으로 소장할 수 있게
리뷰 쓸 기회를 주신 한계레출판에 감사 드리며
알폰스 무하 전시회에 함께 다녀온
큰 딸과 다시 책장을 넘겨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