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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설레게 한 유럽 미술관 산책
최상운 글.사진 / 소울메이트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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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만난 건 지난 봄...

'유럽으로 떠나는 미술 여행'이라는 강의를 들으며

교재로 구입했는데 어쩌다보니 이제야 포스팅을 한다. ^^;

 

그림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유럽 미술관투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나역시 막연하지만 패키지여행중 앞사람 등만 보고 따라가는 미술관투어 말고

천천히 작품들을 감상하며 내가 좋아하는 작품 앞에선 오래 머물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이탈리아의 미술관 피렌체, 바티칸, 로마, 밀라노....

특히 도시 전체가 미술관 같았던 피렌체의 기억...

한가지 아쉬웠던 건

르네상스 작품들의 보물창고라는 우피치 미술관을 코 앞에 두고도 일정에 쫓겨

관람하지 못하고 지나쳤다는 것... ㅠ.ㅠ

공부를 하고 여행을 갔다면 더 좋았겠지만

여행을 다녀와서 작품에 대해 미쳐 알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되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그나마 다녀온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은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을 통한 시선 놀이에 동참했고

그동안 알고 있던 고야의 마하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사투르누스를 마주했을 때의 놀라움이

다시 살아나기도 했다.


네덜란드 편에선 뒤늦게 관람한 영화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를 보고 난 뒤라 그런지

강렬하게 마우리츠하이스 미술관에 가보고 싶어졌다.

북유럽의 모나리자라는 그 소녀를 보고 선생님처럼

비넨호프를 천천히 걸어 보고 싶기도 하고...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그 신비한 분위기 때문인지 ‘북유럽의 모나리자’로 불리기도 한다. 17세기 서양회화의 중심지였던 네덜란드에서 활동한 화가인 요하네스 베르메르가 그린 작품이다. 비슷한 시기에 렘브란트와 루벤스, 프란스 할스 등이 활동했다. 당시 네덜란드의 중요한 화풍 중 하나는 일상생활을 그린 풍속화였다. 바로 그 때문에 일부에서는 격이 낮은 화풍으로 깎아내리는 경우도 있다. 평범하게 사람들이 식사하거나 노닥거리는 장면, 남루한 살림살이나 그리는 것이 무슨 예술이 되느냐는 생각이다. 실제로 동시대의 일부 수준이 낮은 작품들을 보면 그런 의견에 고개가 끄떡여지기도 한다. 그저 서민들의 생활을 사진처럼 자세하게 묘사하는 데에 급급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작품들에는 솔직히 감흥을 느끼기가 어렵다. 그런데 베르메르는 당시의 고만고만한 풍속화가들 중에서 그야말로 군계일학의 특출한 솜씨를 보여준다.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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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나 - 나를 인정하고 긍정하게 해주는 힐링미술관
김선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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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인정하고 긍정하게 해주는 힐링미술관

그림과 나


지난 4월 발목을 다치며

깁스한 발로 외출도 어렵고

집에서 무료하게 보내기가 아쉬워

사진과 그림관련 책을 몇권 구입했다.

이 책도 그중에 하나...


미술치료를 하고 있다는 저자의

명화에서 발견하는 나의 64가지의 모습이라는 책설명이 흥미로워

읽고 싶어졌는데 이 책에선 화가들의 작품들외에 자화상을 많이 볼 수 있어 좋았다.

 

강인한 의지를 심어주는 얼굴  프리다 칼로

이 작품은 그림공부를 다시 시작하며 모작을 하려고 시도했다가

포기한 그림이기도 한데

짙은 눈썹과 함께 붉은옷 때문인지

내재되어 있는 아픔보단 그녀의 강인함이 더 와닿았던 것 같다.

​에드바르 뭉크 , 빈센트 반 고흐, 에곤 실레, 페테르 파울 루벤스 등

영화나 책을 통해 이미 화가의 인생을 어느만큼은 알고 있는 경우는

화가의 내면이 표현된 자화상에 고개를 끄떡이게 되기도 했지만

내면의 우울이 공격성으로 표출되는 얼굴이라는
아돌프 히틀러 처럼 전혀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되어 흥미롭기도 했다.

머리손질을 하는 젊은 여인 1890 존 화이트 알렉산더

나의 색깔을 되찾고 싶을 때 보는 그림에서 마음에 들었던 작품

심플한 드레스를 입고 악세사리 하나 없는데도 모든걸 다 가진것 같은 얼굴이다.


결혼하고 얼마안되어 시부모님과 시할머님 그리고 시동생이 함께 살고 있는

우리집에 동생들이 놀러왔다.

나름 자존감 높고 지잘난맛에 살았던 언니가

층층시하 힘든 시집살이에 지쳐 있는 모습이

낯설었는지 둘째가 말했다. 

"언니 같지 않아. 언니의 색깔이 없어졌어..." ㅠㅠ

그렇게 30년이 지났으니 과거의 나의 색깔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없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잊고 있던 나만의 색깔을 찾고 싶어졌다.

지금 그리고 있는 그림이 끝나면 다음엔 이 작품을 그려봐야지... ^^;

​많은 화가들이 그림을 통해 자신을 치유해왔습니다. 고흐가 그림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삶을 이끌어갔다면 프리다 칼로는 병실의 환자로, 외도하는 남편의 아내로, 자식을 품지 못한 어머니로서의 고통과, 그럼에도 살아보겠다는 의지를 그림에 담아내며 ‘화가 프리다 칼로’의 인생을 선택했습니다.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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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문구 - 나는 작은 문구들의 힘을 믿는다 아무튼 시리즈 22
김규림 지음 / 위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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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알라딘에서 예약한 이병률님의 신간 '혼자가 혼자에게'를 비롯해서

추석연휴에 주문한 택배가 릴레이 하듯 도착!

심지어 한 택배아저씨를 두번이나 만나는 기록을 세웠다.ㅋ

도착한 책중 가장 얇아서 만만한 '아무튼 문구'를

가방에 넣어 한의원에 들렸는데

예상외로 대기시간이 길어 병원쇼파에 앉아 후딱 읽어냈다.

무리한 손목사용으로 인대가 늘어나고 염증이 있다는 진단을 받고

고슴도치처럼 오른쪽팔에 침을 맞고 물리치료를 받았더니

오늘 아침은 한결 부드러워진듯...ㅠ.ㅠ


아무튼, 문구 이책은

아무튼, 문구덕후들은 꼭 읽어볼만한 책이다.


10월부터 다시 그림을 배우기로 하고

치열한 경쟁을 뚫고 문화센터 접수를 하고 나니

방학특강을 하며 장바구니에 넣어두기만 했던 미술용품이 생각나

온라인 화방에서 스케치북과 붓등을 주문후

그것만으로도 행복했던 차에 제목에 끌려 주문한 책이었는데

제대로 취향 저격이다. ^^


아빠의 첫 해외출장을 다녀오시며

선물로 사오신 예쁜 연필들과 크레용

그당시 보기 드물었던 앞뒤로 굵기가 달랐던

48색 싸인펜이 너무나 쓰고 싶었지만

학급회의때마다 나오던 제안

'국산품을 애용하자!' 덕분에

몰래몰래 써야 했던 초딩시절을 지나

나역시 장미아파트에 산 탓에

장미상가 문구점을 열심히 드나들었으니

책을 읽을 수록 문구에 대한 추억이 되살아나며

친근감 상승!


주로 필기구는

모양이 특이하고 예쁘거나 캐릭터가 있거나

혹은 필기감이 엄청 좋거나...

가방마다 하나씩 들어있던  주로 쓰던 볼펜이 제트스트림 제품이었는데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대체할만한 볼펜을 찾고 있는 중...

가죽수첩과 만년필

나두 갖고 싶은데...

 

가만 보면 내 안에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같이 사는 것 같다. 클래식하고 심플한 것을 사랑하는 사람과 아기자기한 총천연색의 귀여운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 그래서 책상 위에도 묵직하고 우아한 디자인의 오브제들과 함께 오색찬란 화려한 색상의 팬시 문구들이 늘 함께 어울려 있다. 본능적으로 끌리기도 하겠지만 그런 언밸런스를 은근히 즐기는 것 같기도 하다. 귀엽고 가벼운 것들이 즉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하는 명랑한 친구들이라면, 클래식한 오브제들은 말수는 별로 없지만 늘 든든하게 곁을 지켜주는 속 깊은 친구 같다. 이 친구들을 바라보고 어루만지는 일에 나는 시간을 과감하게 쓰고 있다. 집에서 대체 뭘 그렇게 하느냐는 말에 나는 퍽 억울하다. 책상 위에도 나름대로의 분주한 시간들이 있단 말이다.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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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과거
은희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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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경...

한때 공지영, 신경숙과 함께 내 책장의 꽤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작가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책은 타인에게 말걸기...

이 책이후로 난 그녀의 팬이 되었던 것 같다.


오랜만에 은희경의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던 소식에

나도 모르게 마우스가 빠르게 움직여

북카트에 골라 담고는 지난주 내 손안에 들어왔다.


비슷한 연배의 저자라 그런지

저자의 책을 읽다보면

자꾸 과거의 나로 소환된다.


나조차 인정하고 싶지 않던 대학 낙방

방황하던 재수시절을 거쳐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찌하다보니 다니게 된 대학교...


학교에 가고 싶어도 굳게 다친 교문

모처럼 큰 맘먹고 아침 일찍 일어나

운좋게 줄 안서고 도서관에 자리잡은 기쁨도 잠시

공부를 시작하기도 전에 밀려드는

매캐한 체류탄 냄새로 눈물, 콧물 흘리며

공부 따위와는 점점 멀어지던

어둡고 비관적일 수 밖에 없던 나의 이십대...


비가 내리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던

2019년 가을 초입에 읽은

1977년 여자 기숙사에서 만난 여학생들의 이야기 빛의 과거...


심야라디오

레코드점

덕수궁

중앙극장

YMCA건물

학보사

명화극장

AID 아파트

명동 몽쉘통통


적어도 꼬맹이 세대에는 모를

우리만의 단어 혹은 명칭...


나는 나를 누구로 알고 살아왔던 걸까,

그런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나는 더 이상 약점의 더듬이에 의지해서 살아온

수동적인 사람만은 아니었다.

망가진 결혼 또한 짖궂은 운명에 휘둘인 게 아니라

회피라는 선택의 한 기착점이었을 뿐어었다. P300


책을 읽는 내내

스사한 바람이 가슴팍으로 파고 들더니

이구절에선

마음 한구석이 베인듯 아프다. ㅠ.ㅠ

나역시 편집하거나 유기하고픈 시절의 이야기여서일게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과거와 적당히 타협한 후

그때와 별로 달라지지 않은 현재의 나를 발견하고 주눅들지만

그럼에도 지금은 행복하다고 얘기 하고 싶어진 책...


빛의 과거...

​비관은 가장 손쉬운 선택이다. 나쁘게 돌아가는 세상을 저항 없이 받아들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에너지가 적게 소모되므로 심신이 약한 사람일수록 쉽게 빠져든다. 신체의 운동이 중력을 거스르는 일인 것처럼, 낙관적이고 능동적인 생각에도 힘이 필요하다. 힘내라고 할 때 그 말은 낙관적이 되라는 뜻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낙관과 비관의 차이는 쉽게 힘을 낼 수 있는지 아닌지의 차이인지도 모른다. 역설적인 점은 비관이 더 많은 희망의 증거를 요구한다는 사실이다. 어둡고 무기력하게 살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비관을 일삼는 사람이야말로 그것이 깨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래서 자신 같은 비관론자도 설득될 만큼 강력한 긍정과 인내심을 요구하게 되고, 결국 유일하게 그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랑하는 사람을 괴롭히게 된다.
p319~320






어차피 우리는 같은 시간 안에서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들이었고 우리에게 유성우의 밤은 같은 풍경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 책에서 말하듯 과거의 진실이 현재를 움직일 수도 있다. 과거의 내가 나 자신이 알고 있던 그 사람이 아니라면 현재의 나도 다른 사람일 수밖에 없다. p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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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이상한 뜻이 없는 나의 생계는 간결할 수 있다 오늘 저녁부터 바람이 차가워진다거나 내일은 비가 올 거라 말해주는 사람들을 새로 사귀어야 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이의 자서전을 쓰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익숙한 문장들이 손목을 잡고 내 일기로 데려가는 것은 어쩌지 못했다

‘찬비는 자란 물 이끼를 더 자라게 하고 얻어 입은 외투의 색을 흰 속옷에 묻히기도 했다‘라고 그 사람의 자서전에
쓰고 나서 ‘아픈 내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는 문장을 내 일기장에 적었다

우리는 그러지 못했지만 모든 글의 만남은 언제나 아름다워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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