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특별함에 대한 집착은 타인과 내가 결국 같은 세상을 공유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어렵게 만들고, 진정성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타인을 나의 자아 탐색에 별 도움이 안 되는 존재로 보게 한다.
진정성에 집착하는 문화에서 타인은 기껏해야 진정한 나를 찾는 데방해물이나 오염물질 같은 존재가 될 뿐이다. - P155

자신을 돌볼 것을 강조하는 문화가 이전의 자기 관리 문화와 다른 점은 어떤 스펙을 획득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만족을 위해,
좋은 기분을 달성하기 위해 자신을 관리하라고 강조한다는 것이다.
특히 외적 부분뿐만 아니라 심리적 차원의 향상에 주목하며, 내면의 평화를 지키고 평화로운 기분을 느끼라고 강조하는 것이 오늘날의 자기 돌봄 문화의 가장 큰 특징이다. - P177

타인의 삶을 알기 위해서는 그를 만나고 그와 공간과 삶을 공유해야 하지만, 소셜 미디어에서는 ‘관계‘ 유지를 위한 어떤 전제 조건이나 노력도 필요치 않다. 소셜 미디어에서 우리는 일상 대화에서조차 드러나지 않는 타인의 가장 내밀한 일상,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숨겨둔 생각과 비밀까지도 아무 대가 없이 들을 수 있다. 타인의삶과 생각과 비밀을 알게 된다는 것은 친밀성의 표지이지만, 소셜미디어의 세계에서는 친밀성의 표지가 때로 실제 친밀성에 선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때로는 아무런 관계나 서사가 없이 오로지 친밀성의 표지만으로도 친밀성이라는 착각을 만들어내는 데 충분하다. - P227

소셜 미디어를 통한 간접적 상호작용이 외로움을 즉각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들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호작용이덜 외롭고 더 충만한 삶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중 가장 자주 거론되는 것은 소셜 미디어에서의 사회 비교이다. 나보다 나은 사람들과의 사회 비교가 우울감과 외로운 느낌을 촉발한다는 것은 여러 번 입증된 사실이다. 모든 사람이 나보다 더 아름다워 보이고, 나보다 더 좋은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세상에서, 외롭고 우울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 P238

우리가 이렇게 많은 시간을 소셜 미디어에 쓰고 있다면, 이 시간이 단지 인간관계 보조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 아예 인간관계를 위한 시간을 일부 대체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법하다. 교육 현장에서는 오래전부터, 아이들이 쉬는 시간은 물론 현장 체험 학습 시간에도 친구와 노는 대신 스마트폰을 보느라 사회성이 저하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곤 했다."
하지만 사실 실제 현실에서의 유대 대신 스크린을 통해 관계 욕구를 대리 충족하는 것은 어린 세대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문제인지도 모른다. - P243

일본의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는 실제로 경험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사람들이 자신의 실제 경험에 기반해 작품을 만들기보다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이 애니메이션이 위기에 빠진 이유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실 위기에 빠진 것은 스크린 위 애니메이션만이 아니라스크린을 통해 살아가는 인류 전체의 영혼인지도 모른다. 철학자 한병철이 말하듯, 우리는 살기에는 너무나 죽어 있고 죽기에는 너무나 살아 있다.‘ - P251

그러나 외로움을 견뎌야 어른이 된다며 서로의 이야기에는 전혀관심을 내비치지 않는 우리가 정작 하는 일은... AI에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현실의 사람보다 가상의 인간에게 너그러운 우리는 이제는 급기야 사람보다 로봇이 낫다고 믿기까지 한다. 현실의 인간과공동체에는 쉽게 손절을 외치고 심리적 안전지대에 머무르길 고집하면서 스크린 너머 인간, 심지어는 로봇과 이야기하는 현대인의 모습은 거의 애처롭기까지 하다. 어쩌면 디스토피아는 그리 먼 일이아닌지도 모른다. - P268

여성에게 자신보다 아이, 남편, 가정을 우선시하라고 명령하는사회에서, 자신의 행복을 먼저 돌보라는 말처럼 매력적인 주장도 드물 것이다. 여성의 목소리를 침묵시키고 여성에게 자기 욕구나 주장을 억누르라고 은근히 강권하는 사회에서, 진정한 나를 회복하라는 요청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보이는 모습을 중시하라"를 가장중요한 메시지로 내면화해 온 여성들에게 자존감을 높이고 나를 사랑하라는 메시지가 가져다주는 해방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신선한 것일 수밖에 없다. -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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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도 건강한 어른의 조건이다. 즐길 줄 아는 사람만이 싸워서 이기는 법을안다. 이긴다는 것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배워야 할 때 배우는 것이며, 이룰 수 없는 것 앞에서는 과감히 포기할 줄 아는 용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생이란 원래 완벽하지 않다. 어리석고 부족한 것들투성이다. 그 부족한 것을 보완하고 더 나은 것을 추구하는 방법이 ‘즐기는 것‘이다.
그래서 심리학자인 김정운은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고, 나는 놈 위에 노는 놈 있다"라고 했을 것이다. 어떻게 놀것인가? 그건 늘 그렇듯, 각자의 몫이다. 굳이 충고를 하자면, 그대가 하고 싶은 것을 하시라. 그것이 무엇이든.... - P136

삶의 어느 순간, 스스로 가장 힘들다고 느껴지는 그때에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 궁금해지고, 결국 나를 찾아 길을떠나게 한다. 그렇게 누군가는 슬픈 방황의 시간을 지나, 어느길 위에서 진정한 나의 모습과 조우하기도 하는 것이다.
세상이 끝난 것만 같은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빛은 결코 꺼지는 법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산다는 것은 힘든 여정 속에서도 그 빛을 발견하고 깨닫는 과정일는지도 모른다.

일찍이 니체(Nietzsche)는 "중력을 견뎌내는 정신은 많은 - P157

무거운 짐을 지고 있으며, 이 정신의 강함은 가장 무거운 짐을 갈망한다"라고 했다. 결국 중력을 견뎌내는 정신은 낙타처럼 무릎을 꿇고 앉아 아주 무거운 짐이 실려지기를 원하는것이다. 그 무게를 견디며 일어설 때, 낙타는 사막마저도 두렵지 않게 되는 것이다. 셰릴이 그랬다. 그래서 "낯선 곳을 향해 떠나지 않는 한, 그 꿈의 조각은 결코 찾아질 리 없다"라는레비스트로스(Lévi-Straus)의 말은 언제나 옳다. - P158

신영복은 무기수로 복역한 20년에 걸친 자신의 감옥 생활을 일컬어 굉장한 여행이었다고 회고한다. 다양한 인간 군상과의 만남과 스스로 걸어 다닐 자유를 제한당한 상황 자체가 "자기를 완벽하게 비워야 했고, 그만큼 혹독한 여행이 - P192

었고, 그만큼 충격적인 만남으로 채워진 여행"이었다는 말이다. 그래서 감옥은 자신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 ‘대학’이었다고 말한다. 그가 여행에서 돌아온 후의 고백과 깨우침이 곡진하다.

여행은 떠나고 만나고 돌아오는 것입니다.
종착지는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는 것, 변화된 자기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비단 여행에서만 확인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통과 변화는 모든 살아 있는 생명의 존재 형식입니다.
부단히 만나고, 부단히 소통하고, 부단히 변화하는 것이우리의 삶입니다

-신영복, <담론》 - P193

이렇듯 행복은 각자의 마음에 달린 문제이고, 어떤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닌 단지 느낌으로만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행복을 위한 특별한 조건 같은 것이 있을 리가 없고, 멀리있는 것이 아닌, 바로 내 곁, 내 안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모든 것은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행복은 논쟁의 주제가 아니라 경험을 통해 ‘아는‘ 것이다.

행복은 산비탈에 소담하게 핀 야생화다.
그것은 높다란 담장에 둘러싸여 있지도 않고, - P205

돈을 지불해야만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누구든 깨끗하고 맑은 눈과 마음만 있으면그 꽃의 아름다움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하임 샤피라, <행복이란 무엇인가>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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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은 "시간과 공간은 우리가 생각하는방식일 뿐이다. 우리가 사는 실제 환경은 아니다. 현실은 시각적 착각optical illusion이다"고 했다. 우리가 기도할 때 눈을 감는 것도 가짜세계를 떠나 진짜 세계에 들어가기 위한 것이 아닌가? ‘인생은 꿈‘이라는 사실을 진심으로 깨닫는 순간, 우리는 현실에 대한 지나친 욕망에서 저절로 벗어난다. 욕망의 대상이 텅 비어버리기 때문이다.
육신에 대한 집착과 고통에서도 해방된다. - P255

양자물리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우리는 바라볼 때마다 창조한다"고 말하며, 인간을 ‘공동 창조자 Cocreator라고 부른다. 우주의 마음과 인간의 마음이 모든 것을 함께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창조의 마음은 지극한 사랑이다. 창조할 의도를 갖고 바라보지않는다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 P262

‘우주는 사람의 마음을 훤히 읽는다. 누구의 마음이 무슨 일을만들어낼지, 서로의 마음이 얽히고설켜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날것인지 손바닥 들여다보듯 예측할 수 있다. 이런 예측을 바탕으로각자의 인생이 설계된다. 따라서 인생이 설계되어 있다는 말은 운명이 미리 정해져 있다는 말과는 다르다. 생각을 바꾸면 운명은 언제든지 변화한다. - P275

인생은 분명한 목적을 가진 연극이기 때문이다. 허투루 시키는 연기는 아무것도 없다. 고민하나, 고통 하나, 실수 하나에도 반드시 목적이 숨어 있다. 고통의깊이가 깊을수록 영적 성장의 깊이도 깊어진다. 형언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영적 깨달음을 얻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라. 평범하고 무의미한 인생을 살던 사람들이 돌연 전혀 다른 인간으로 거듭난다. 고통의 목적을 깨닫지 못하면 고통은 더욱 심하게 느껴진다.
고통은 내가 맡은 배역의 일부다. 고통을 피하는 것은 곧 배역을거부하는 것이다. 배역을 거부하는 것은 곧 자신을 거부하는 것이다. 자신을 거부하려고 하니 못 견디게 고통스럽다. 하지만 배역을받아들이는 순간 고통은 기쁨이 된다. 니체는 "살아가는 이유를 아 - P279

는 사람은 어떤 역경도 견뎌낼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부자, 권력자, 연예인 등 멋지고 쉽고 편한 배역만을 원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을 완벽하게 만족하게 하는 무대는 지구가아니라 천국이다. 천국에서는 모든 사람이 언제나 평화와 사랑, 기쁨만을 누린다. 영혼들이 천국에서 지구로 육신이라는 옷을 입고내려오는 것은 온갖 험난한 경험을 통해 느끼고 깨달으며 자신을 갈고닦기 위해서다. - P280

우리는 우리 자신이 연극 무대에 오른 등장인물들이란 사실을 깜빡하고 모래 속에 머리를 박은 타조처럼 배역에 완전히 파묻혀버린다. 너무나 깊이 파묻혀 있다 보니 내가 맡은 배역이 나인 줄 착각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윌리엄 포겔RobertWilliam Fogel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무엇으로 살 것인가의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는 해결되지 않았다. 삶의 수단은 있지만 삶의 목적은 없다."
인생의 배역을 찾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것이 고통이라는 이야기다. - P282

천재들을 많이 배출하는 유대인들은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 신이3000여 가지 재능 중에서 최소한 한 가지를 반드시 함께 선사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유대인은 자녀 교육의 목적을 그 재능을 찾아내키워주는 데 둔다. 즉, 인생의 배역을 찾아주는 데 교육의 초점을맞춘다. 배역을 찾으면 가장 적은 노력으로 가장 많은 결실을 볼 수있다. 자신의 배역은 자신이 가장 잘 안다.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끌리는 일, 별로 힘을 들이지 않는데도 잘되는 일이 바로 자신의 배역이다. - P292

"내 눈에 거슬리는 모든 것이 내 안에도 있다."
남의 짜증스런 행동이 눈에 거슬린다면 그건 내 안에도 그런 면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만일 내 안에 그런 면이 들어 있지 않다면 공명이 일어날 리 없다. 따라서 아무리 못마땅해 보이는 남의 행동도 자신을 비추는 거울로 삼아야 한다.  - P355

"나는 나를 텅 비웠는가?"
이 질문 속에 모든 답이 들어 있다.
내 뜻대로 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 모든 걸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 도무지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 될 대로 되라는생각.... 마음속에 든 이 모든 걸 몽땅 비워라. 의지도 비워라. 텅 - P360

빈 마음은 나의 영혼이다. 영혼은 모든 것을 알고, 모든 답을 갖고있고, 모든 것을 가능케 해주는 신비로운 존재다. 그 신비한 눈길을 느끼는 순간 세상살이로 얼룩진 나의 모든 고통과 상처는 저절로 씻겨나간다. 내가 찾는 답도 저절로 드러난다. 내가 맡은 배역을감사히 받아들여 최고의 능력을 꽃피우게 해준다. 그래서 이따금위안이 필요할 때는 나의 뒷모습을 바라봐야 한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 P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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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미립자 덩어리다. 사람도 미립자 덩어리이고 바위도 미립자 덩어리다. 영혼도 미립자 덩어리이며 지구도미립자 덩어리다. 더 큰 눈으로 보면 우주 또한 미립자 덩어리다. 그런데 미립자는 어느 한 곳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똑같은 하나의 미립자가 무수한 곳에 동시에 무수하게 존재하는 불가사의한 요술을 부린다. 만일 내가 ‘미립자는 이곳에 있어‘라고 생각하며 바라보면 이곳에 존재하고 ‘미립자는 저곳에 있어‘라고 생각하며 바라보면 저곳에 존재한다. - P202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짊어지는 가장 무거운 짐은 실수 자체가아니다. 실수를 잊지 못하고 마음에 두고두고 담아두는 가학적인집착이다. 실수는 잘못된 생각의 선택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그 생각을 왜 붙들고 있는가? 훌훌 날려 우주에 되돌려 보내면 그만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 밝은 생각을 선택해 채워 넣으면 인생은 저절로 밝아진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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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따라서 극도의 분노나 성적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과학적 증거나 엠페도클레스의 시를 읊을 수는 있지만 자신이 말하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한다. 어떤 학문의초보자가 단어들로 문장을 엮어낼 수는 있어도 그 학문을정말로 안다고 할 수는 없는 것과 같다. 앎이 그 사람의 일부가 되려면 시간이 걸린다. 그러므로 아크라시아 (혹은 미루기)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하는 말은 무대 위 배우의 대사처럼 취급해야 한다.‘ - P133

그 감정은 미루기의 원인이자 결과일 뿐 아니라, 우리의 내면세계를 깊이 파고들고 관통하여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일과그것들을 추구하는 방식을 뿌리째 재평가하게 만든다. 그것은어쩌면 감정이라기보다는 기분이나 존재의 상태라고 말하는편이 알맞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추구하는 것들이 나에게 정말로 맞는가? 아니라면 나는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가? 맞다면,
나는 지금 그것을 최선의 방식으로 추구하고 있는가? 나아가내가 모든 소중한 것을 대하는 태도가 내가 원하는 것을 쟁취하는 데 적합한가? 이런 질문들을 불러일으키는 또다른 강력한감정은 바로 권태다. 그리고 나는 이 감정이 후회와 마찬가지로 미루기를 극복하는 열쇠 중 하나라고 주장하고자 한다.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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