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교양 - 중세 회화에서 현대 팝아트까지 만나고 싶었던 모든 미술가들
니콜라 호지.리비 앤슨 지음, 박진아 옮김 / 거름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어느 분야를 공부하건 간에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책이 바로 ‘사전’이다. 영어나 수학, 지도, 와인 등 수 많은 사전들을 접해왔지만 미술 사전은 처음이기에 설렘이 남다르다. 회화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기껏 내가 아는 화가들은 몇 십 명 남짓 될까? 이 얄팍한 지식으로 좋아한다고 하기는 뭐 히지만, 공부하는 자세로 차근차근 읽어본 ‘A-Z 미술교양’은 두툼한 두께만큼이나 만족도가 높은 책이었다. 제목에서 암시하다시피 어디까지나 ‘교양’이라는 자기계발의 차원에서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소장해야 할 책 목록이 아닌가 싶다.

  숫자로만 나열하자면 386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예술가들의 집합체를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니. 이 보다 더 좋은 기회가 어디 있으랴. 가장 좋았던 부분은 유명한 대가들의 경우, 그의 대표작에서 조금 벗어난 방향에서 약간 덜 유명한 작품들이 대거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유명한 화가들이라고 해도 처음 보는 작품이 많아서 매우 특별한 감동을 받을 수 있었다. 순서는 사전처럼 인명의 알파벳순으로 되어 있고, 그의 그림 한 점과 짤막하게 요악한 예술가의 생애와 작품성향이 적혀있는데, 한 눈에 쏘옥 들어오는 명쾌한 일대기를 볼 수 있어 매우 유익하다.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책이기에 놓은 점수를 주고 싶으나, 별 하나를 뺀 이유는 책의 제본 과정의 실수(라고 하기엔 너무 큰)이다. 1판 1쇄 95P ‘금송아지의 숭배-콜로드 로랭’과 104P ‘오르낭의 매장 -구스타브 쿠르베’의 그림이 동일하게 실려 있었다. 완벽을 기해야 할 사전에서 이런 오점이 발견된다니 매우 유감이다. 다음 판본에서는 부디 수정된 완벽한 책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미쳐 내가 발견하지 못한 다른 실수까지도 말이다.

  두 저자, 니콜라 호지와 리비 앤슨이 영국인이라 그런지 특히나 영국 화가들이 많았다. 그리고 여성 화가들에게 새로운 재조명을 하고 싶었는지, 특히나 생소한 여성 화가들을 많이 만나 볼 수 있었다. 수많은 예술가들 중에서 386명을 선별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영향력 있는, 시대를 앞서갔던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었어 매우 귀중한 경험을 했다. 회화뿐만 아니라 건축, 조각이나 팝아트, 모빌까지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기에 미술에 대한 식견이 부족했던 사람에겐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등장한 故백남준 선생님이 있어서 너무 너무 반갑고 자랑스러웠다. 서양미술을 중심으로 편집한 책이기에 당연한 결과일 런지도 모르지만, 앞으로는 아시아의 훌륭한 예술가들도 이런 인명사전에 꼭 동참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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