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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소리가 큰 아이들
윤병훈 지음 / 다밋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책 내용을 보면 그렇게 아이들을 사랑하실 수가 없는데 표지 안쪽의 신부님의 표정은
근엄하시기 이를데 없다^^ 아이들이 처음에는 신부님을 어려워하고 오히려
말씀을 안듣고 제멋대로였을 수도 있다는 것이...잔소리 많으신 할아버지같으시다.
이 책은 양업학교라고 하는 대안학교에서의 설립부터의 좌충우돌 스토리가
여과없이 제시된다. 책을 읽는 동안 교직을 준비했었던 때와 교생실습 나가서 접한
교육현실이 오버랩되면서 무척 힘드셨겠구나 하는 생각...
부모와 이 사회가 떠안아야 했던 학생들을 내몰아 중도탈락학생, 문제아로 낙인 찍어
거리로 내몰리는 우리의 아이들을 양업에서 거두어 냈다.
초반에 읽는 동안에는 아이들이 너무 야속할 정도였다.
하루에도 수없이 다짐을 하셨을 교사진과 신부님...그 다짐이 또 얼마나 무너지셨을까?
교정에서 담배를 피우고, 아무데서나 침을 뱉고 시비 붙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피를 보며 싸워대며 심지어 선생님과도 시비가 붙을 정도...
올빼미같은 생활로 수업시간에는 거의 잠들기 일쑤...밤만 되면 삼삼오오 숙소에서 모여들어
새벽에야 잠드는 아이들...규칙적인 생활을 선물하고 싶으셨던 그 마음이 얼마나 타들어갔을까 하는 생각...
아이들이 이 정도였으니 격주에 한번씩 주말에는 가정에서 부모와의 대화를 위해
합숙소에서 풀어주어도 부모들은 오히려 집으로 오는 것이 부담스럽고
아이들 역시 부모의 그런 마음을 아는지 집으로 가고 싶지 않아해서
PC방이나 인근을 배회하다가 돌아오는 기현상...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닌데...원하는 길을 스스로 갈 수 있도록
강요하지 않고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대화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할 뿐인데 부모 세대...그럴 여유가 없어 보인다.
학교가 설때 부지 확보를 위해 고심하셨던 에피소드도 답답하게 느껴진다.
집 주변에 소위 문제아학교가 생긴다는 소식에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흥분해서
우리 동네는 안된다며 님비를 주장하는 현실...이것이 바로 우리들의 자화상이 아닐까...
그러나 진심은 통한다고 했던가? 아이들은 조금씩 변해가기 시작했고
인성교육 위주였던 양업학교에 다는 아이들이 대학진학을 꿈꾸고 더 많은 것을 가르쳐달라고
교사진을 들들 볶을 정도이니 말이다. 졸업생들이 사회 요직을 차지하고 신부님께
과거를 회상하며 보낸 편지는 정말 가슴뭉클해 올 정도였다.
우리가 뉴스나 매체를 통해 접하는 어두운 사회, 어두운 현실이지만
그래도 양업학교와 같은 대안학교가 있기에 희망의 작은 불씨가 아직은 꺼지지 않고있구나 하는 마음과 나 역시 감사를 표하고 싶다.
자녀는 나의 현신, 나의 분신이 아닌 독립된 개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교사도 아이의 문제행동만을 지적하고 아이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