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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투라 CULTURA 2010.봄호 - 제17호
작가 편집부 엮음 / 작가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책뿐만이 아니고 나이가 한살 두살 먹어감에 따라
좋고 싫음이 너무 분명해질 뿐만 아니라 감정 역시 속일 수 없어진다.
싫어도 좋은 척 했던 어린 시절 사회 초년병 때가 그리워지는 것은 왜일까?^^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아도 인생은 너무 짧지 않은가 하는 옹졸하고 편협한 생각들...
그러나 쿨투라라는 계간지를 접하고 생각이 살짝 바뀌었다.
내가 이해하기에는 이 세상은 무척이나 넓고, 문화의 영역 역시도 넓고 다양하다는 생각~
어려운 분야일 지라도 눈닫고 귀닫기 보다는 그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이면 분명히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 있음을 기억하자는 다짐을 해보았다.
나는 특히 쌍둥이들을 낳고 변변하게 극장에도 가보지 못하는 현실 속에
봉준호 감독의 마더 라는 영화에 대해 작가의 입장, 감독의 입장 등...
다양한 관점으로 제시되는 이야기들이 참으로 흥미롭게 다가왔다.
유명한 영화여서 스포일러성으로 스토리가 거의 제시된 것은 아쉽지만~
이러저러한 정황을 감안하고라도 꼭 보고 싶은 영화가 되어 버렸다^^
이 책에서 제시된 시나 소설도 관심있게 읽어 보았다.
개별 작품들도 물론 좋게 다가왔지만 읽는 동안 빠져들게 했던 부분은
작가들의 대화들을 모아놓은 부분이었다. 지성인들의 향연을 살짝 엿본 기분이랄까?
나 역시 지성인이 되어 한 자리 차지하고 이야기 나누고 싶지만
아직은 그럴 수준이 되지 못하여 글로나마 접할 수 있음에 감사하게 된다.
인생사를 담아낸 여러분들이 존재하기에 내가 가지 않은 삶도
작품들을 통해 겪어볼 수 있고, 나와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살펴
건강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말이다.
쿨투라의 정확한 어원은 알지 못하지만 왠지 culture와 철자가 비슷한 것으로 보아
문학이 아닌 문화 계간지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무식하게 문학 계간지인 줄 알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맛있는 전주비빔밥을 한 그릇 먹은 기분이 든다.
각각의 재료들이 눈으로 보기에 살아 숨쉬고 있지만 그 어우러짐으로 독특한 맛과
다 먹고 났을 때 속이 든든하고 힘이 불끈 솟는 기분이랄까?
오래오래 장수하는 계간지로 우리 곁에 존재해 주기를 바래본다.
어느 덧 한낮에는 무척이나 뜨거워지고 있는 초여름, 쿨투라의 여름호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