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잘하는 엄마는 모든 엄마 중의 으뜸이요~ 엄마들의 로망이리라. 남편과 둘이 살때는 적당히 때우고 시켜먹고 나가서 사먹고 어떻게 해결이 되었는데~ 보석과 같은 아이들이 생기고 나서는 정말 요리는 내게 있어서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각종 요리책을 사다 들여놓아도 (거의 서점을 차려도 될 판이다) 재료가 다 갖춰져야 요리를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희귀한 질환(?)을 앓고 있어서 그저 그림책에 불과했다. 냉장고 정리를 한번씩 하면서도 얼마든지 요리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메뉴가 많았다. 찬밥을 처리하고, 먹다 남은 음식들을 조치할 수 있는 방법이 들어 있어서 대형 마트 갈 때마다 계산대 앞에서 헉하고 집에 와서 냉장고 열어보고 있는 재료를 또 사들인 내 자신을 보고 두번 헉 할 일이 없이 있는 재료로도 얼마든지 요리를 준비하는 것이 가능할 것 같았다. 이 책은 정말 남자분이 쓰신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디테일이 살아숨쉬는 책이다. 요리의 과정을 실제 요리 사진 하나 없음에도 섬세하게 담아내서 초보자에게도 희망을 주는 그런 책이다. 만화라는 것이 책보다는 비주얼적이어서 독자로 하여금 이해를 빠르게 할 수는 있지만 그 좁은 공간에 역시 독자로 하여금 이해하게 하기 위해서는 최적의 그림을 담아내야 하는 어려움도 있으리라는 생각을 했다. 칼질이 된 재료들을 그린 그림을 보고는, 작가분이 그림 그리다 눈이 많이 나빠지셨겠다 할 정도로 놀랐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아내되는 분은 적잖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로부터 자취해본 남자와는 결혼을 하지 말라고 하지 않는가^^ 살림에 베테랑이 되어서 왠만한 여자분들의 살림살이에는 타박을 놓기 일쑤여서 그럴 것 같다. 그렇지만 이런 남편과 살면 제법 많이 얻어먹을 수 있는 횡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부러움도 들고 사람 마음, 특히 내 자신이 참 간사하게 느껴진다. 호기심 삼아 한장 두장 읽어보다가 나도 모르게 포스트잇을 붙이고 있는 모습을 보고 한편으로는 웃음이 나오고~ 이번 주말 메뉴를 고르고 있는 모습이 스스로 대견하다. 요리를 통해서, 아니 함께 하는 한끼의 식사가 어려운 요즘 우리 세대~ 가족을 하나로 묶어줄 수 있는 가벼운 식사 준비에 대한 부담을 줄여준 이 책이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 자취요리 대작전이라는 이름으로 나오긴 했지만, 어떤 요리도 혼자 먹으면 맛이 없을 것 같다. 소중한 사람 그리고 내가 책을 통해 만들어본 음식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예약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