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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오류
뤼디거 샤헤 지음, 박성원 옮김 / 열음사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표지도 그렇고 내지도 역시 컬러로 되어 있는 것이
봉인된 비밀의 상자를 여는 기분이었다.
"나는 누구이며 무엇인가?"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쉽게 답하기 힘든 질문을 작가는 계속 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책을 읽는 동안 작가가 독자로 하여금 읽는 속도를 조절하게 한다고 할까~
우리들 마음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감정들을 설명할 때는 차분히...
그렇지만 주변에서의 예가 될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할 때는
읽다가 헉 소리가 나올 정도로 한편의 드라마를 보듯이 묘사하였다.
무엇보다도 완벽에 가까운 11년차 부부의 이혼 이야기에 적잖이 놀랐다.
매체를 통해서 '가면부부'와 같이 서로를 대할 때와
남들 앞에서의 두 사람이 다른 경우는 접했었지만,
이렇게 아무 문제 없이 지내다가 한순간에 등을 돌려버린 부부...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난감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막상 결혼을 해보니, 30여년 이상 따로 각각 살던 사람이
부부라는 이름으로 함께 살면서 또 화성과 금성에서 왔다고 까지 할 수 있는
성향이 완전히 다른 개체가 부딪히면서 겪는 문제들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살면서 가끔씩 느끼는 근원적인 고독이랄까 하는 점들은
사실 결혼이라는 제도가 해결해 줄 수 있는 감정일테니 말이다.
진실, 두려움, 사고, 욕구, 내적갈등, 정념, 자기기만 등
우리들은 보통 보이는 것을 분석하기도 쉽지 않은데...
우리의 마음, 육체, 감정, 정신 등을 분석하기란 무척 어려웠을 것이다.
작가의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을 들고
맛있게 먹으며 떠나는 마음으로의 여행이 뿌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