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어디로 갔을까 우리들의 작문교실 13
현길언 지음, 백성민 그림 / 계수나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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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님이 제주도가 고향이셔서일까?
이런 저런 예전 사는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말씀으로만 듣던 이야기들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듯 했다.
이 책 속의 그림들은 수묵담채화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단색으로 표현하기는 했지만 상황의 변화랄지 필자가 보여주고자 하는 분위기를 잘 표현했다.
내용의 중간중간에 나오는 제주 방언들의 어미가 재미있다.
(가끔 시부모님께서 흥분하시면 나는 어른들의 제주 방언을 듣게 된다...ㅋㅋ)
증조부모까지 함께 사는 4대 간의 이야기~
핵가족화된 요즘에 아이들을 사랑해주고 예의와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실 지혜로운 분들과 함께 살 수 있는 주인공이 새삼 부러웠다.
우리의 아이들은 거의 하나 또는 둘에 부모님 정도만 같이 살아서
고집도 세고 독불장군처럼 크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는데
이 책의 주인공은 자연을 벗삼아 때로는 자애롭고 때로는 엄격한 어른들과
함께 지내는데 이 때 겪는 다채로운 에피소드들이 맛깔스럽게 다가온다.
나 역시 시부모님 근처에 살게 되는 것에 대해 부담스럽고 걱정을 많이 했지만
쌍둥이 우리 아이들을 부모인 나보다 더 끔찍히 사랑해 주시는 모습에 늘 감사하게 된다.
주인공이 애착을 가졌던 동물들과의 원치 않는 이별...
우리 형제들이 어린 시절에 학교 앞에서 병아리를 사들고 와서
중닭까지 키우다가 시골로 보내진 시절의 이야기들이 떠오른다.
평화롭고 즐거운 시절의 이야기들이 역사적인 사건을 겪으며 엉망이 되기 시작한다.
아이들에게 거짓을 가르쳐야 하고 하루하루가 불안한 시절...
과제를 성실히 해서 선생님에게 칭찬받을 생각에 들떠 보여주고 싶은 어린 마음이~
살해되신 교장선생님과 학교에 나오지 못한 선생님들로 인해 집으로 발길을 돌려야 하는...
어른이 되어 고향을 다시 찾게 된다면 만감이 교차하리라 생각이 든다.
전쟁을 겪지 않은 행복한 세대인 나는 이렇다할 고향이 없는 서울 출신이지만~
가끔은 고향이 있는 사람들이 부럽다. 그들의 추억...그들의 이야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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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기업의 위기극복 성공사례 - 위기는 기회다! Risk, Crisis & Successful Management 주요 기업의 위기극복 성공사례 1
성균관대학교 경영연구소.전국경제인연합회 엮음 / FKI미디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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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만난 이 책의 도톰한 두께를 보고 허걱 했지만
주요 논문들이 서론-본론-결론의 스타일로 잘 정리되어 있어서 읽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모든 사람의 인생에도 질곡이 있듯이 기업 역시 인생의 생리와 마찬가지로
위기가 있으리라는 생각을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책에서 제시한 기업들에게
그런 위기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정말 잘 견뎌내고 버텨낸 듯 하다.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만한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설화수 등~
각 계열의 거의 최고기업들이 나열되어 있어서 놀랐다.
역시 위기는 기회이며 위기를 겪고 나면 나이테가 늘어가는 나무처럼
단단하고 알이 꽉 차도록 부피가 커가며 성장하는 듯 했다.
인사가 만사이며 사람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지만 때로는 대량 구조조정을 통해서
구성원들을 덜어내며 뼈를 깎는 고통을 겪어내며 위기를 견뎌내고
세계 속의 경쟁사들과 진검승부를 펼쳐야 하는 우리나라의 기업들...
우리들은, 아니 나부터도 변화를 두려워 하고 피하고 싶어한다.
그것은 당연하게도 익숙한 것으로부터의 결별은 모두가 하기 싫을 것이다.
재화가 풍부하고 다양해져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은
고객인 우리들에겐 좋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식은땀이 흐르는 상황이 아닐까 싶다.
덩치가 큰 기업일수록 관료주의화 되다 보면 의사결정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니즈를 바로바로 반영하여 시장에 내놓을 수가 없게 된다.
그러다 보면 그 기업은 고객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하여
내수는 물론 수출에도 어려움을 겪어 기업 자체의 존폐 위기를 겪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촉수와 안테나를 총동원하여 고객들이 진정 원하는 바를
채워줄 수 있도록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요즘은 환경 경영, 지속가능경영, 사회로의 환원을 강조하고 있어
단순히 재무적인 성과만을 앞세운 규모의 성장은 모두에게 반감을 사고 있다.
기업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시기가 아닐 수 없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이지만 단순히 이윤추구만 할 수는 없는 현실...
기업에 생명을 불어넣어 사회 구성원과 상생의 길을 갈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학교라는 곳을 떠난지 꽤 오래 되었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내 자신이 부쩍 성숙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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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없는 삶
김태광 지음 / 문이당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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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소중함에 대해서 그리 깊이 생각해 볼 시간이 없이 정신없이 지내온 것 같다.
매일 반복되는 직장생활과 육아에 지쳐갈 무렵 만난 이 책...
작고 좁은 집이지만 매일 일 끝나고 돌아와 아이들과 따뜻한 밥한공기 먹을 수 있는
그러한 평범한 삶을 너무나 갈구하며 40년 수감생활의 절반을 채우지 못한 주인공의 이야기...
요즘 부쩍 날씨가 더워서일까? 예전에 읽은 책에서 감옥에서는 겨울보다 여름이 더욱 끔찍한 계절이라고~
서로의 살이 닿으며 불쾌감이 극에 달하는 기분...가히 상상이 간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놀란 것은 범죄자로 장시간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남편에 대해
원망보다는 측은함으로 일관되게 사랑과 관심을 보이는 필자의 아내의 태도였다.
글쎄 나라면 아마 남편이지만 도망치고 인연을 끊고 싶을 텐데 말이다.
주인공은 다른 부부나 가족이 부럽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행복한 가족이 등장하는 드라마는 볼 생각을 못한다고...
아이들 둘을 키우며 생활고에 시달리는 아내의 몸과 마음이 얼마나 지쳐있을지는 미루어 짐작이 간다.
주인공이 잘 자라주기만을 바라던 부모의 마음을 져버리고 탈선과 비행의 길로 빠져들어
지금은 너무나 후회하고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하지만 그럴 수 없음에 지금이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참회하고 반성하면서 범죄예방을 위해 범죄수법을 공개하고
일반인들이 범죄의 타겟이 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공개하는 등
복역자들에게서 왕따를 당하면서도 소신을 잃지 않고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그의 모습...
선입견이란 참으로 무서워서 범죄자라고 하면 그저 두렵고 피하고 싶기만 할텐데
주인공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기 위해 주기적으로 편지 교환을 하며 연락을 하기로 결심한 필자가
주인공을 갱생의 길로 가는데 큰 도움을 주지 않았는가 생각을 해본다.
비록 죄없는 사람에게 나쁜 짓을 하긴 했지만 그 역시 한국의 평범한 가장, 우리들의 아버지상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상당히 해박한 주인공의 다양한 삶에 대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와 이야기가 제시되지만
그가 아내와 아이들에게 쓴 글은 읽으면서 내 마음까지 먹먹하게 하는 울림이 있었다.
환갑이 다 되어야 출소할 수 있다고 하기에 오늘도 그의 하루가 무척이나 길게 느껴질 것 같다.
그의 오랜 기다림만큼이나 먼 미래에 가족들이 노쇠한 그를 두팔벌려 안아주기를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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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끌림의 과학 - 아름다움은 44 사이즈에만 존재하는가
바이런 스와미 & 애드리언 펀햄 지음, 김재홍 옮김 / 알마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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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의 왜 우리는 44사이즈에 집착하는가 라는 과감한 문구에 혹해서 읽어내려가기 시작한 책...
남성이 여성에게 끌리고 여성이 남성에게 끌리는 것은
(물론 그렇지 않고 동성끼리 끌릴 수도 있지만) 지극히 본성과 본능에 의한 것이라 생각해 왔던 나여서 그런지
진화심리학을 동원하여 그 이유를 밝히는 과정이 살짝 어렵기도 하고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인간은 동물보다 더욱 고차원적인데 동물들의 짝짓기 과정에서
서로의 외모를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한 여러가지 시도를 예로 든 것은 왠지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중매를 통해서 누군가를 만나 결혼을 하는 과정이랄지
여러 조건을 따지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이끌리게 하는 부분을 객관화시키는 점이 있기는 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객관적인 조건이 긴 인생에 있어서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모르겠다.
인간은 누구나 개성이 있고 저마다의 매력이 있는데
이 책에서는 BMI와 같은 계수를 들이대며 평균에서 벗어나는 것이 큰 문제가 되는 양
사람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외람된 이야기지만 오히려 나는 조선시대나 과거의 미의 기준에 부합하는 것 같다~
물론 단신이어서 풍만함 말고는 부합하는 면이 없는 것 같기는 하지만...ㅋㅋ
요즘은 미디어 속의 아름다운 사람들이라고 보여지는 면면이 거의 흡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미가 아닌 인공미라고나 할까~ 몰개성의 아름다움에 익숙해져 가고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의 미에 대한 관점은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기에 그에 맞춰서 우리가 부응하기 위해
성형을 한다고 할지 계속 우리의 모습을 바꾸어 간다고 한다면 진정한 내 자신을 잃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단지 겉모습 말고도 우리들은 얼마든지 타인에게 호감을 느끼는 순간이 있고,
세월따라 변해가는 외면이 아닌 내면이 우리의 진정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심리학을 대학 시절 재미없는 학문이라고 느꼈는데 사회에 나와서
각 분야의 심리학 책을 이따금씩 접할 때면 사람을 마음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이해하려고 하는 시도가 흥미롭고 매력적이라고 생각이 된다.
책 내용을 받아들이기도 작가의 의도를 따라가기도 쉽지 않은 책이었지만
방대한 양의 참고문헌의 두께를 보니 그 성실성과 노력만큼은 박수를 쳐주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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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스님들의 못 말리는 행복 이야기
천진 지음, 현현 엮음 / 불광출판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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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홍서원에서의 두 스님의 담담한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있다.
표지에서 행복해 보이는 두분의 인자한 미소가 내 마음까지 편안하게 하는 듯 하다.
서로에게 멘토와 멘티 관계로 보이는 두분...친근하게 느껴지는 두분이지만
스님이 거짓말을 하게 될 경우에는 정말로 엄하게 대하신다고...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은 우리 삶에 집착을 내려놓으라는 가르침이었다.
어느 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우리 나라의 부모 자식간의 사랑, 특히 부모의 내리사랑은 거의 집착에 가깝지 않은가 한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는 남성과 여성이 만나 아이를 낳게 되면
여아의 경우는 남아의 성향을 내면으로 숨기게 되고, 남아의 경우는 여아의 성향을 내면으로 감추게 된다고...
그리고 아이가 자신의 분신이 아니라 하나의 점인 아이는
아이가 섭취하는 음식으로 크기를 키워가는 개체일 뿐이라는 다소 파격적인 주장을 한다.
그러므로 아이의 인생에 대해 부모가 좌지우지하며 바로잡으려 하는 것은 무리이리라.
끊임없이 주장하는 욕심과 나쁜 마음을 내게서 덜어내야 하며 육식을 하지 말라는 말씀...
(육식 애호가인 나에게는 쉽지 않은 수련 과정이리라)
또한 장기기증에 대한 생각도 특별하게 다가왔다.
사람의 목숨이 다하게 되어도 감각은 사망 후 3~4일간은 느낄 수 있다고 하니
큰소리로 곡을 한달지 장기를 드러낸다는 것은 시신에 극도의 고통과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라고...
차라리 다음 생에 인간으로 태어날 수 있도록 그리고 마음 편안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시신 곁에서 염불을 나즈막히 외워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죽음의 문턱에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주장했기에 더욱 신뢰가 가는 주장이었다.
내 몸 역시 내가 먹은 음식들이 뭉쳐져 형태를 이룬 것이기에
몸이라는 거죽에 집착을 하게 되면 죽음이라는 것이 그저 두려운 순간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주사를 맞고 나면 별 것 아니지만 주사가 내 몸에 들어가기 전의 그 두려움과 공포와 유사하다고 한다.
일반인들이 스님들에게 할 수 있을 법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 소챕터마다 들어가 있어서
마음을 다스리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데 나 역시도 도움을 많이 받은 책이었다.
어린 시절 불교학교에서 뜻도 모르고 외웠던 반야심경이랄지 고집멸도에 대해서도
차분히 의미를 파악하며 정리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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