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없는 삶
김태광 지음 / 문이당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서 그리 깊이 생각해 볼 시간이 없이 정신없이 지내온 것 같다.
매일 반복되는 직장생활과 육아에 지쳐갈 무렵 만난 이 책...
작고 좁은 집이지만 매일 일 끝나고 돌아와 아이들과 따뜻한 밥한공기 먹을 수 있는
그러한 평범한 삶을 너무나 갈구하며 40년 수감생활의 절반을 채우지 못한 주인공의 이야기...
요즘 부쩍 날씨가 더워서일까? 예전에 읽은 책에서 감옥에서는 겨울보다 여름이 더욱 끔찍한 계절이라고~
서로의 살이 닿으며 불쾌감이 극에 달하는 기분...가히 상상이 간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놀란 것은 범죄자로 장시간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남편에 대해
원망보다는 측은함으로 일관되게 사랑과 관심을 보이는 필자의 아내의 태도였다.
글쎄 나라면 아마 남편이지만 도망치고 인연을 끊고 싶을 텐데 말이다.
주인공은 다른 부부나 가족이 부럽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행복한 가족이 등장하는 드라마는 볼 생각을 못한다고...
아이들 둘을 키우며 생활고에 시달리는 아내의 몸과 마음이 얼마나 지쳐있을지는 미루어 짐작이 간다.
주인공이 잘 자라주기만을 바라던 부모의 마음을 져버리고 탈선과 비행의 길로 빠져들어
지금은 너무나 후회하고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하지만 그럴 수 없음에 지금이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참회하고 반성하면서 범죄예방을 위해 범죄수법을 공개하고
일반인들이 범죄의 타겟이 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공개하는 등
복역자들에게서 왕따를 당하면서도 소신을 잃지 않고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그의 모습...
선입견이란 참으로 무서워서 범죄자라고 하면 그저 두렵고 피하고 싶기만 할텐데
주인공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기 위해 주기적으로 편지 교환을 하며 연락을 하기로 결심한 필자가
주인공을 갱생의 길로 가는데 큰 도움을 주지 않았는가 생각을 해본다.
비록 죄없는 사람에게 나쁜 짓을 하긴 했지만 그 역시 한국의 평범한 가장, 우리들의 아버지상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상당히 해박한 주인공의 다양한 삶에 대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와 이야기가 제시되지만
그가 아내와 아이들에게 쓴 글은 읽으면서 내 마음까지 먹먹하게 하는 울림이 있었다.
환갑이 다 되어야 출소할 수 있다고 하기에 오늘도 그의 하루가 무척이나 길게 느껴질 것 같다.
그의 오랜 기다림만큼이나 먼 미래에 가족들이 노쇠한 그를 두팔벌려 안아주기를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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