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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유럽을 걷다
손준식 지음 / 밥북 / 2015년 3월
평점 :
여행서는 작가에 따라, 작가의 의도와 표현하고자 중점을 두는 부분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해 보는데 다른 많은 여행서를 많이 접해 보지 않은 상태라서
단지 개인적인 생각과 판단으로 보건데, 스무살 유럽을 걷다 에서 그 제목만큼
저자의 마음을 따라 걸은 것 같다는 생각이다.
독자로서 여행서를 읽고 싶어 선택을 했을 때에는 기대하는 부분이 있어서 였다.
유럽을 둘러보며 어떤 모습이 마음에 닿아 왔으며 어떤 느낌과 생각을 했었는지를,
다음에 기회가 온다면 오고 싶을 만큼 인지를, 거기에 가면 어떤 것을 봐야 할지,
무엇을 꼭 먹어봐야 한다 라든지, 나름대로 이런 평범하면서도, 여행서를 펼치면
여행 책 다운 느낌을 기대했었던 것 같다. 이것은 독자로서의 기대치 였을 뿐이고
이 책에서의 기대는, 이 나이 또래의 청년 작가가 어떤 것을 보고 느꼈을까, 그것에
관심과 촛점을 맞추고, 내가 이 나이 라면 어땠었을까 혹은 어떤 것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느꼈을까로 눈 높이를 오르내리며 생각을 해 보는 기회를 갖고자 했다.
우선, 책의 프롤로그를 읽고서는, 좌충우돌 청춘 이라는 단어가 떠올라 왔다.
지금까지 살아 온 이력을 읽어 본 느낌이었는데, 학교 시절에도 한 가지에 마음이
꽂히면 그것 하나를 위해서 추진하는 힘이 강하다는 것, 좋다.. 라는 느낌도
있었지만 19살이 될 때까지 자신이 선택했던 결정을, 그것도 대학 공부를 마다하고
마이스터 고등학교를 선택했다가 다시 대학을 가려고 고쳤다가, 미국 여행을 가려고
계획했었다가 유럽 배낭 여행으로 급선회를 했다는 그 점이 글쎄, 사람의 마음이
갈대와도 같다지만 번복을 쉽게 할 거리 라기 보다는 충분한 의논과 생각이
필요하지 않았나 라는 느낌이 왔다. 본인의 생각과 목표를 향해 걸어가는 일이니만큼
신중 했었어야 하는 것 아니었나 싶기도 했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변경된 유럽으로의 여행, 그 만큼이나 무계획적으로 떠났던 유럽
여행의 발자취를 하나씩 담고 있다. 여행지에 대한 정보 없이 훌쩍 떠나서 예정에는
없었지만 그 때 그 때 상황에 대한 적응력 이랄까 다행스럽게도 큰 낭패없이 잘
다닌 듯한 느낌도 받았다. 비슷한 나이대의 청년 중에서 유럽을 다녀 온 이는 별로
많지 않을 것이고 유럽의 어느 장소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읽으면 더 넓은
시각으로 세계를 둘러보는 듯한, 특히 외국인 또래들과의 교우, 더 인상적으로
느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여행 떠나기 전에 우선 이 책을 한 번 읽어 보고 떠나는 것은
어떨까 싶다. 자신만의 발걸음을 시작하기 전에 스무 살 청년이 무작정 떠났던
그 유럽에서 또 다른 무언가를 건져 올리기 위해서 말이다.
어느덧, 책의 마지막 에필로그에 당도해서, 작가는 알게 모르게 더 성숙해져 있음이
내게도 닿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