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의 아침 - 히말라야 컬러링 북.

히말라야의 아침 - 고요한 마음의 쉼터 히말라야 컬러링북
변건영 지음 / 밥북 / 2015년 3월

개인적으로는,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한다. 스케치는 물론이거니와 색칠에도 그다지 솜씨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모습을 보거나 놓치고 싶지 않은 풍경을 담아 두고 싶을 때에는 사진을 찍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 모습 그대로 사진은 붙잡아 두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완전한 시간의 정지 인 셈이다. 가두어둔 시간 속에  갇혀있는 아름다움과 풍경은 왠만한 솜씨가 아니고서는 정감이나 느낌이 전해져 오기는 쉽지가 않은 일이다.

그림은 느낌이다. 그린 사람에 따라 같은 소재, 같은 내용이라 할 지라도 그 느낌은 천차만별일 수 밖에 없다.

넓은 지면위의 도안이다. 색을 본격적으로 칠을 하면 어떨까,  요즘 유행하고 있는 컬러링 북을 처음 만나다보니  기대하는 마음이 컸다. 어렸을 때 그림을 그려 보고 색연필을 잡아 보는 것이 대체 얼마 만인가 싶다.

어른이 되었어도 색연필로 색칠하는 것에 약간 설렘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미소짓게도 된다.

화가들이 이런 마음으로 캔버스에 붓을 대고 물감을 칠하리라.

어느 곳에 무슨 색깔을 칠할까 부터 선택의 순간이다. 색연필은 12가지 색깔이라 선택의 폭이 고작 12 가지 뿐이서 일까,

색깔의 빈약함을 느낀다. 좀 더 많고 다양한 색깔의 색 연필을 살 것을 그랬나 싶기도 했다. 비슷한 색깔을 겹치지 않고  해 보려고 이리저리 순서를 정해 보기도 한다. 이상하게도 땅은 갈색, 나무는 초록이나 연두를 칠하게 된다.

왜 빨간색 나무와 빨간색 돌고래는 익숙하지가 않은 거지?

마음의 눈으로 보면서 상식으로 보는, 지극히 당연한 색깔을 피해서 칠해 보려 하지만 선뜻 자연스런 색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내가 있다. 역시 고정관념의 덩어리 라는 생각을 하며 나머지를 칠한다.

완성이 되었다.  지면이 크고 넓어서 마치 스케치 북 크기인 양 생각도 된다.

히말라야의 아침 이라는 책의 제목에 걸맞게 평화로운 모습과 히말라야 산, 세계의 지붕을 의미하는 거대한 산의 이미지가  함께 자주 나온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주로 산의 색깔을 무슨 색으로 할 지 사뭇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