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이야기 중국 신화
김선자 지음 / 어크로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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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펀트래블의 중국근대문학기행을 다녀올 예정입니다. 중국문학과 관련된 자료들을 읽고 있는 중인데, 마침 중국신화를 다룬 <처음 읽는 이야기 중국 신화>가 눈에 띈 것입니다. 저자는 연세대학교에서 중문학을 전공하고, 중국연구원 신화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습니다.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신화를 연구한 결과를 담은 여러 책들을 출간해왔습니다. 그것도 문헌을 통해서만 중국의 신화를 만나지 않고 그 넓은 중국 땅을 답사하며 소수민족들에 내려오는 신화까지 모아 비교하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길 너머로 떠난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라는 제목의 서문은 저는 을 좋아합니다. () 이동할 때도 눈을 크게 뜨고 길을 바라봅니다. 그 길 위에는 늘 누군가가 있고, 무슨 일인가가 일어나고 있거든요.(5)” 저는 그저 차를 타고 길을 이동하는 편이라서 이 대목에서 강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책에 들어있는 것은 그 길 너머의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라고 해서입니다.


중국은 면적이 무려 960에 달하며, 인구는 2024년 기준 14억에 달합니다. 2022년까지는 세계 1위였지만, 2023년 기준으로 인도에 1위를 내주었습니다. 한족이 91%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55개의 소수민족으로 구성됩니다. 소수민족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지만 역사적으로 중국 대륙을 지배한 소수민족으로는 원나라의 몽골족, 청나라의 만주족, 요나라의 거란족 등이 있으며, 중국 대륙의 일부를 지배하며 영향을 미쳤던 민족으로는 516국시대의 흉노족, 남북조 시대의 선비족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이민족들은 한때 한족을 지배했지만, 결국은 한족에 동화되고 말았습니다.


중국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민족들은 나름대로의 신화를 가지고 있으며, 같은 구조의 신화도 세부사항에서는 다소 차이를 보이기 마련입니다. 저자는 한족 중심의 중국신화는 물론 소수민족들에게 전해오는 신화를 비교하여 설명할 뿐 아니라 동아시아는 물론 중동, 유럽 등의 신화와도 비교하였고, 나름대로의 설명을 더했습니다. 그러니까 일종의 비교신화학이 되는 셈입니다.


10부로 구성된 <처음 읽는 이야기 중국 신화>는 무려 712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었고, 담아놓은 내용도 다양하여 개념을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중국문헌과 발로 뛰며 수집한 소수민족의 신화까지 더해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전해오는 <견우 직녀>, <콩쥐팥쥐>, <우렁각시>, <선녀와 나무꾼> 등의 설화는 중국은 물론 동아시아 지역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런 현상은 최근 중국이 주변 국가들의 문화가 자신들의 것이라는 오만한 입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중국 신화는 후대에서 세부사항이 바뀌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중국 고유의 신화나 설화라고 믿어온 것이 주변 문화에서 가져온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앞서 짚은 것처럼 중국 본토를 지배한 이민족들이 있어서 그들의 문화가 한족, 즉 중국문화에 녹아들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입니다.


10세상 밖의 또 다른 세상은 이민족에 관한 내용입니다. 경계 밖에 사는 사람을 이민족으로 치부했던 그리스문명처럼 중국 역시 경계 밖에 사는 이민족들을 야만족으로 치부했습니다. 그리스에서는 이민족이 야만이라고는 하나 같은 모습으로 인정했던 것과는 달리 한족들과는 이민족이 야만일 뿐 아니라 자신들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산해경>이야말로 대표적인 왜곡이라고 할 것입니다. 돌이켜보니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에 기록된 동아시아에서 본 특이한 모습의 사람은 바로 <산해경>이 기록한 사람의 모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르코 폴로는 자신이 직접 목격한 사람들의 모습이 아니라 <산해경>에 적혀있는 모습을 옮겨놓은 것에 불과했던 것이고, <산해경>은 중국에서 보았을 수도, 다른 곳에서 얻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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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를 좋아하세요?
보물섬 편집부 엮음, 김민설 그림, 김경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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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들을 몇 가지 읽어왔습니다만, 그의 대표작으로 꼽고 있는 <상실의 시대>는 최근에 읽었습니다. 1월에 일본근대문학기행에서 도쿄 와세다 대학에 있는 하루키박물관을 방문한 것이 계기였습니다. 여행기를 정리하여 <설국을 가다>로 출간하는 과정에서 하루키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인연으로 <하루키를 좋아하세요?>를 읽게 되었습니다.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에 빠져있는 독자들이 적지 않은 반면 그의 작품에 호의적이지 않은 독자도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즉 호불호가 갈린다는 것입니다. 필자의 경우는 아마도 이도저도 아닌 중간이라는 생각입니다.


저도 여러 가지 이유로 전작읽기를 해본 작가들이 적지 않습니다만 전작 읽기에서 머물지 않고 작품 속에 나오는 장소를 찾아가기도 하는 충성도가 높은 독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도 일본에서 시작된 경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루키를 좋아하세요?>는 하루키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일본 독자 21명이 참여하여 하루키의 작품을 분석하는 노력을 담아낸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5부로 구성되었습니다. 1장은 하루키의 대표작 <노르웨이의 숲>의 풍경, <세계의 끝>의 풍경, <양을 둘러싼 모험>의 풍경, <해변의 카프카>의 흔적을 찾아 등 4작품의 배경이 되는 장소를 찾아간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2장에서는 하루키의 작품들을 장편소설, 단편소설, 에세이, 번역소설 등으로 구분하여 각각을 짧게 요약하였습니다. 3장은 하루키의 연대기를 정리했고 4장은 요리, 장소, 음악 등 20가지의 주제어를 통하여 하루키 문학의 비밀을 풀어낸다는 기획입니다. 5장 역시 비슷한 맥락입니다. 거리, 여성, 친구, 섹스, 인생, 식사, 풍경 등 7개의 단어와-엄선된 투명한 언어라고 했습니다- 잘 건조된 문장 위로 떠 오르는 심오한 하루키의 세계를 이야기했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심오하다는 느낌까지는 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이 기획에 참여한 독자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작품들을 꼼꼼하게 읽는 것도 부족하여 작품에 등장하는 장소를 직접 찾아가 작품의 분위기를 제대로 느껴보려한다는 점입니다. 웬만한 충성심이 없으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작품에서 배경을 분명하게 드러내지 않은 경우에는 거의 탐정수사의 수준으로 탐사와 추리를 동원한 경우도 있는 듯합니다.


이런 움직임은 일찍이 우리나라 연속극 <겨울연가>를 시청하고 촬영지를 찾아오는 일본관광객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아주 오래 전이었고, 요즈음에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하니 이런 것도 유행이 되나 싶습니다. 생각해보니 필자도 책읽기와 여행을 묶은 <양기화의 BOOK소리-유럽여행>을 세상에 내놓았으니, 그런 부류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루키를 좋아하세요?>를 읽어가다가 문득 의문이 든 대목이 있습니다. “LA로 향하는 기내에서 <노르웨이의 숲>을 읽었을 때 정말 심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고요하고 어둑한 밀실에서 책을 읽으며, 나는 깊고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221)”라는 대목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노르웨이의 숲>을 읽었지만 눈물을 흘릴만한 대목이 기억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나이가 든 탓인지 눈물을 쏟는 그런 상황이 많지는 않습니다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감동을 받으면 눈물이 울컥 치밀곤 했습니다.


이런 종류의 책을 읽다보면 더 읽어보고 싶은 책이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하루키의 작품을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쓸 데 없는 풍경> 정도는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에 관한 수필이라는 것과 과연 쓸 데 없는 풍경이 있을까 싶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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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할 땐, 책 - 떠나기 전, 언제나처럼 그곳의 책을 읽는다
김남희 지음 / 수오서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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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갑이 되기 전까지는 대부분의 해외여행이 학회 혹은 출장으로 일주일을 넘지 않았습니다. 공식 일정 이외에 관광 혹은 여행이라 할 만한 요소는 없었습니다. 회갑이 되던 해부터 아내와 함께 여행다운 여행에 나섰는데, 금년까지 12년 동안 스무 차례의 여행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여행을 할 때도 국내여행을 할 때처럼 적지 않은 책을 챙겨가곤 했습니다. 그렇게 여행을 하고는 꼭 여행기를 정리하곤 했는데, 지난 해에는 여행과 책읽기를 묶은 <양기화의 BOOK소리-유럽여행>을 출간하였고, 내년에는 <양기화의 BOOK소리-세계여행>을 출간할 예정입니다.


여행과 책을 엮어 만든 책은 그리 많지는 않기에 반가운 마음에 <여행할 땐, >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저의 여행은 대부분 여행사의 상품을 이용하는 단체여행입니다. 자유여행이 아닌 까닭에 여행에서 얻는 경험이 다양하지 않고 생각의 방향도 크게 다를 수밖에 없겠습니다. 여행과 책을 엮어 만든 모두 자유여행을 하시는 분들의 작품입니다. 아마도 단체여행의 경험을 책과 엮은 것으로는 저의 책이 처음이지 싶습니다.


스무해 넘게 여행을 하고 책을 써온 여행작가 김남희의 <여행할 땐, >은 자유여행인 만큼 여행에서 얻는 경험과 책읽기에서 얻은 사유의 결과를 담았습니다. 조금 특이하다면 책의 내용이나 책에서의 사유의 비중이 다른 책들보다는 적은 편인 듯합니다.


제가 쓴 <양기화의 BOOK소리-유럽여행>의 경우는 유럽의 도시 26곳과 그 도시와 관련이 있는 책들을 골랐다면 김남희 작가의 <여행할 땐, >24곳과 에필로그를 더해서 모두 25꼭지의 글을 3부로 나누어놓았는데, ‘내 삶은 온전히 거리에서 채워진다’, ‘책을 읽으면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지친 허리를 일으켜 다시 한 걸음을 뗀다라는 제목이 본문과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는 파악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차이는 <여행할 땐, >에서는 여행지에서의 사유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여행지와 꼭 연관이 있어보이지 않는 책, 그나마도 책 이야기의 비중은 크지 않다는 차이도 있습니다.


24꼭지의 책들 가운데 <리스본행 야간열차>, <그리스인 조르바>, <카탈로니아 찬가> 등 세 종류의 책은 저도 인용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페르세폴리스>, <파타고니아 특급 열차> 등은 <양기화의 BOOK소리-세계여행>에서 다루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세계의 음식들, 유럽의 서점, 브라질 아마존 들처럼 장소가 분명하지 않은 꼭지도 있습니다. 사실 수필집을 고른 경우에는 장소와 긴밀하게 연관된 이야기를 풀어낼 수가 없게 되는 것 같습니다. d,런 경우에는 책 내용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유럽의 서점에서는 미국의 대서양 연안에 있는 가상의 앨리스 섬에 있는 작은 책방을 중심으로 풀어내는 소설을 인용했습니다만, 모두에서 인용한 제레미 머서의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더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이야기가 부족하다 싶으면 센 강변에 정박하고 있는 선박에 있는 서점 이야기를 담은 <종이약국>을 더했더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그밖에도 유럽 각지의 서점들을 다룬 책들도 좋았겠습니다.


저자가 서문에 적은 내 인생의 필수품을 두 개를 고른다면 여행과 책이다.() 나에게 여행과 독서는 다르지 않다. 여행은 몸으로 읽는 책이고,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기에, 책도, 여행도 더 넓은 세계를 열어주는 문이다. 문 너머에 어떤 만남이 기다리는지 알 수 없어 책을 펼 때고, 여행을 떠날 때도 매번 심장이 쫄깃해진다.(11)’라는 대목은 저도 공감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마무리글에 적은 이제 여행은 어디로 가느냐는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여행이 매혹적인 이유는 어행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마치 인생이 그러하 듯.(250)’이라는 대목에는 쉽게 공감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지금껏 예측 가능한 삶을 살아온 탓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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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괴담의 과학 - 유령은 왜 나타나는가 전파과학사 Blue Backs 블루백스 85
나카무라 마레아키 지음, 김두찬 옮김 / 전파과학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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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에는 도깨비나 도깨비불을 보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만 언젠부터인지 시나부로 사라진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도 밤에 공동묘지에 가는 일은 없겠습니다만, 언젠가는 길건너 공동묘지가 있는 동네에서 산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보니 어렸을 적에는 어스름할 때 공동묘지 앞으로 난 길을 걸어 집에 오기도 했습니다.


전공이 그래서 죽은 이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서 부검을 직접한 적도 있는데, 그런 날에는 소주를 취하도록 마시고 집에 들어가곤 했습니다. 공동묘지에서 가까운 동네의 호젓한 집에서 혼자 살 때의 일입니다. 근데 같은 일을 하는 여자 후배가 죽은 이의 원한을 풀어주는 일을 하는데 귀신이 되어 나타날 일이 있겠느냐고, 오히려 지켜주는 일을 하지 않겧냐고 해서 마음이 편해졌던 기억도 있습니다.


괴담은 어느나라에나 있습니다만 일본은 특히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런 괴담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려 시도하는 분도 나오는 모양입니다. <괴담의 과학>을 쓴 정신과의사 나카무라 마레아키 박사가 그런 분입니다. 사리에 맞지 않는 일을 괴담이라고 합니다만, 박사는 '유령은 왜 나타나는가'이 책의 부제처럼 유령을 보는 사람의 심리상태 혹은 정신상태를 정신의학적으로 설명하려고 시도하였습니다. 그밖에도 환청, 환시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괴담의 과학>5개의 장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유령은 왜 나타나는지를 3개 장에 걸쳐 중점적으로 다루었습니다. 4장에서 환청과 착시, 환각으로 존재하지 않는 사물을 보게되는 과정도 설명합니다. 5장에서는 인간은 왜 괴담을 좋아하고 환각을 보게 되는지 괴담의 논리를 설명했습니다.


저자는 동서고금의 유명한 괴담, 체험담들이 대부분 정신의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현상이라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일본의 괴담뿐 아니라 중국을 비롯하여 유럽제국의 괴담들도 불러다 설명합니다. 마젤란의 세계일주 항해와 산에서 조난 당한 사례를 인용하여 집단환각을 설명합니다. 마르코폴로의 여행기를 인용하여 환청 현상에 대한 설명도 곁들였습니다.


책을 읽다 확인이 안된 사실을 만나면 읽던 흐름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게 됩니다. 아쉽게도 <괴담의 과학>에서도 그런 대목이 있었습니다. 육지의 환영을 이야기하고자 인용한 마젤란의 세계일주 항해에 관한 이야기에서 희망봉을 지나 태평양을 항해하기 시작했다는 대목입니다. 츠바이크가 <마젤란 항해기>에서 범한 오류를 검토 없이 인용한 탓으로 보입니다.


마젤란은 카를로스 왕의 허락을 얻어 빅토리아 호를 비롯하여 5척의 배와 270명으로 된 선단을 이끌고 1519810일 에스파냐의 산루칼 항을 출발하여 대서양을 건너 남아메리카로 향했습니다. 아르헨티나 남쪽에서 좁은 해협을 발견하고 마젤란 해협이라고 했으며, 거친 남대서양과는 달리 잔잔한 바다를 만나 태평양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남태평양의 여러 섬들을 거쳐 필리핀에 도착한 그는 1521427일 막탄 섬에서 원주민과 충돌하여 죽고 말았습니다. 이러저런 사정 끝에 다섯 척의 배 가운데 빅토리아 호만이 152298일 세비야로 귀항하였습니다. 이때의 생존자는 후안 세바스티안 엘카노 (Juan Sebastian Elcano) 18명이었습니다.


마젤란 탐험대가 필리핀에 도착했을 무렵까지만 해도 어려움은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몰루카제도를 떠나 포루투갈이 지배하던 항로에서는 보급을 받지 못해 괴혈병과 영약부족으로 많은 선원이 죽었다고 합니다.


마지막 5장의 괴담의 논리에서 싸울 것인가 아니면 달아날 것인가결정하는 순간의 신체 반응에 대하여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언젠가 인용해 볼 생각입니다.

결국 괴담은 인간이 받아들일 수 없는 극한 상황에서 느끼는 공포에서 비롯된다는 것으로 이해되었습니다. 그러니까 그 순간에 오감을 통하여 느낀 것들은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결국 귀신이아 유령은 존재하지 않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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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 회의론자 - 신경과학과 심리학으로 들여다본 희망의 과학
자밀 자키 지음, 정지호 옮김 / 심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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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일이 뜻대로 되지 않고 꼬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람들 마다 이런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던가 아니면 비관적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냉소론자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나설 것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고 낙담하여 상황을 타개할 방안 찾기를 포기한다면 냉소론자라기보다는 비관주의자라 할 것입니다.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희망론자는 상황이 분명 나아질 것으로 믿고 상황을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합니다. 마찬가지로 맹목적으로만 상황을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이상에 그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희망찬 회의론자>는 스탠포드 대학교 심리학과의 자밀 자키 교수가 쓴 책으로 신경과학과 심리학으로 들여다본 희망의 과학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그는 평소 냉소론자였다고 합니다. 세상 분위기가 그를 냉소주의자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사실 그사회에 해를 끼친다는 것을 알면서도 1. 냉소주의는 영리하다, 2. 냉소주의는 안전하다, 3. 냉소주의는 도덕적이다. 등의 속설로 위안을 삼는다는 것입니다.


냉소론자였던 그가 희망을 전도하기로 한 것은 희망론자였던 동료 에밀 브루노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에밀 브루노는 47세에 뇌암으로 죽음을 맞기까지도 희망이 우리가 가는 길을 비추는 빛 같은 존재라고 믿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저자는 에밀이 남긴 교훈을 널리 전파하겠다는 의도로 이 책을 기획했다고 합니다. “인류는 냉소론자의 상상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복잡하며 미래는 이들이 아는 수준 이상으로 훨씬 더 신비롭다.”고 믿게 된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희망찬 회의주의를 키울 전략과 습관을 공유하고자 한다고 하였습니다. 요약하면 냉소주의 성향 안에 숨어 있는 회의주의를 일깨워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희망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3부로 구성된 이 책의 1냉소주의를 버리는 열쇠에서는 냉소주의의 본질을 분석하고, 2냉소주의 속에 있는 회의주의 깨우기에서는 신뢰문화를 구축하는 길을 설명하며, 3희망찬 회의론자의 길에서는 불신으로 가득 찬 사회가 구성원을 냉소주의로 몰고가는 만큼 신뢰회복을 통하여 희망의 불씨를 키워나가야 한다고 제안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목차가 끝나고 본문을 시작하기 전에, “희망은 우리가 소파에 앉아 손에 움켜쥔 채 행운을 비는 복권이 아니라, 위급한 상황에서 문을 부수는 도끼 같은 것이다.”라는 레베카 솔닛의 말을 인용해두었습니다.


저자가 신뢰의 효과로 우한폐렴이 확산되던 시점에 한국정부가 취한 신속한 대책을 인용하였습니다. 당시 우리 정부가 투명성, 민주주의, 개방성 등 세 가지 원칙을 준수했다고 했는데, 당시 국내 상황을 겪었던 입장에서는 과연 그랬나 싶습니다.


저자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에밀 브루노가 랄프 왈도 에머슨의 <자기 신뢰>를 읽고 에세이 <자기 신뢰>는 내가 스스로의 인성 개발을 위해 지침으로 삼았던 책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작품으로 손꼽힌다. () 이 책은 선하고 진실한 사람이 돼야겠다는 강한 동기와 영감을 제공해줬고, 동시에 그런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나 스스로 신뢰하고 정의 내릴 수있게 도와줬다.”라고 언급했다고 합니다. 저도 꼭 읽어봐야 하겠습니다.


저자는 자신이 살아온 경험과 신뢰와 믿음에 관한 다양한 연구성과들을 인용하면서 신뢰와 희망의 중요함을 언급하고 있어 쉽게 읽히지 않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만, 기본적인 방향만큼은 겨우 잡을 수 있었던 책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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