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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레슨 인 케미스트리 1~2 세트 - 전2권>
2025-03-06
[세트] 레슨 인 케미스트리 1~2 세트 - 전2권 - 개정판
보니 가머스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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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어디선가 열독율 1위라는 기사를 접했는데 도서관마다 대출 중이어서 한참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작가는 광고 문구를 쓰다가 소설을 쓰게 된 보니 가머스인데 무려 64살에 이 작품으로 등단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1960년대이고 무대는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에 있는 커먼스의 헤이스팅스 연구소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여주인공 엘리자베스 조트는 1950년 캘리포니아 대학 LA분교에서 석사과정을 밟던 중에 지도교수의 성폭력을 당하던 중에 연필로 배를 찔러 중상을 입힌 사건으로 쫓겨나 헤이스팅스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1950년 무렵의 미국사회는 여전히 남성중심의 사고가 만연해 있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에 징집되었던 남자들이 사회에 복구하면서 전쟁 중에 남자들을 대체했던 여성들은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라는 압력이 만연해 있었습니다. 가정을 지켜야 할 여성은 남성의 영역이라 할 연구소에서의 역할이 무시되기 일쑤였습니다. 아무리 획기적인 생각을 가지고 연구를 해도 지원을 받을 수 없었고, 어렵게 만들어낸 성과도 남성들이 가로채기 일쑤였습니다.


엘리자베스는 그런 분위기에 저항하여 힘들게 좌충우돌하는 상황이었고, 그런 와중에 연구소에서 잘 나가는 괴짜 캘빈 에번스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연구소의 괴짜 두 사람이 사랑에 빠졌으니 운명적인 사랑이라 하겠지만, 그 운명에 숨어있는 함정을 피해갈 수는 없었습니다. 원칙을 지켜야한다는 조트의 신념 때문에 캘빈이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게 된 것입니다.


캘빈의 죽음으로 엘리자베스는 연구소의 왕따 신세가 되고 결국은 쫓겨나게 되었지만, 엘리자베스는 쥐고 있던 주제 화학적 진화의 연구를 이어가기 위해 부엌에 실험실을 차리기까지 합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TV 연출가 월터 파인과 연결되어 <6시의 저녁식사>라는 요리 편성의 진행을 맡게 됩니다. ‘요리란 엄연한 과학이고, 따지고 보면 화학이라는 엘리자베스의 철학에 따라서 요리에 과학, 특히 화학적 지식을 접목하여 설명해나가는 엘리자베스에 시청자들은 열광합니다. 심지어는 당시 린든 존슨 부통령도 이 요리편성의 열렬한 애청자였다는 것입니다. 캘빈의 죽음으로 홀로 서야 했던 엘리자베스는 그녀의 진심을 이해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결국은 헤이스팅스로 돌아간다는 결말입니다. 아기자기하고 긴박하게 돌아가던 이야기가 마무리단계에서는 긴장의 고삐가 풀린다는 느낌이 남았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표식을 붙여놓았던 부분을 꼽아보겠습니다. 캘빈이나 엘리자베스가 독특한 성격을 가졌다고 했습니다만, 두 사람이 성장과정에서 겪었던 정신적 압박감으로 인하여 형성된 것으로, 아이들의 성장하는데 있어 정상적인 가정환경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결혼과 아이를 원하는 캘빈과는 달리 엘리자베스는 사랑은 하되 결혼이나 아니는 안된다는 단호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사가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서 캘빈이 죽기 전에 엘리자베스가 임신을 하고 매들린 조트라는 딸을 낳게 됩니다. 캘빈은 죽은 뒤에서 엘리자베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피스타치오는 지방함량이 높아서 조건에 따라 천연인화물질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1952년의 미국에서는 결혼하지 않은 여자가 외간 남자와 같이 사는 법이 없었다고 합니다. 연구소에서 쫓겨난 엘리자베스가 쪼들리는 생활을 하던 중에 매들린을 낳게 되었는데 산후 통증관리를 위해 진통제조차 맞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엘리자베스는 저는 과학자거든요. 이 과정을 멀쩡한 의힉으로 겪고 싶습니다.”라고 주치의에게 의연하게 말하는 모습이 강해 보이려는 엘리자베스가 측은하게 느껴졌습니다. 엘리자베스가 딸에게 붙여준 매들린 이라는 이름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나오는 마들렌에서 가져온 것이라는 부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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