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잘 크고 있나요? - 육아초보 부모가 묻고 50년 경력 의사가 답하는 Q&A 100
이승구 지음 / 지식서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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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관련 단체에 근무한 적도 있고, 지금도 의료와 관련된 곳에서 일하고 있기도 할 뿐 아니라, 저 역시 건강서적의 저자이기도 한 탓인지, 건강에 관한 책이 나오면 일단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됩니다. 그것이 의학을 전공한 분이 저자이거나 혹은 의학을 전공하지 않은 분이 저자인 경우를 막론하고서입니다. 적어도 건강서적은 의학적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혹여 문제가 있다고 보이는 경우에는 독후감을 통하여 문제를 지적하곤 합니다.

최근에는 아이의 건강을 다루는 책에는 관심을 덜 두는 편이었습니다. 아마도 아이들이 장성한 때문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아이 잘 크고 있나요?>를 읽게 된 것은 아이들이 어서 짝을 지었으면 하는 바램 때문입니다. 손주라도 보면 건강문제에 조언을 해줄 기회가 있을까 싶기도 해서입니다. 물론 아이들이 모두 의학을 전공하고 있으니 알아서 잘 할 것이라고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예전에 소아과를 전공하는 제 대학동기도 아이가 아프다고 하니 응급실로 데라가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도 있습니다. 스님이 제 머리를 깍지 못한다는 우리네 속설처럼 병원에서 환자를 볼 때는 금세 판단을 할 상황에서도 제 자식이면 판단을 미룰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이 책의 저자는 저의 대학선배님이기도 해서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소아정형외과를 전공하셨는데, 책을 써내실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은 소감을 먼저 말씀드리면 전체적으로 기획이 참 잘 되었다는 느낌입니다. 정형외과 분야뿐 아니라 임신에서 성장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조언을 적절하게 풀어내는 것으로 시작하여 성장과정에서 나타나는 병적 증상을 조기에 발견해낼 수 있는 팁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흔히 당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서 어떤 조치를 하는 것이 큰 위험을 줄일 수 있는지도 알려줍니다. 마지막으로는 아무래도 전공이 전공인 만큼 정형외과적인 질병에 대한 증상과 대응방법이 많은 느낌이지만, 다양한 신체의 질병에 대한 설명도 하고, 정신질환까지도 짚고 있습니다.

질문과 답변으로 된 형식을 취하게 된 것은 <디트뉴스>라는 매체에 주간으로 써오신 칼럼들을 중심으로 책을 꾸몄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것도 무려 100개나 되는 질문에 답을 마련했으니 아기를 키우면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대부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이용하시려면, 우선 전체를 완독하신 다음에 제목을 잘 기억해두셨다가 상황에 맞게 골라 읽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설명에 공감을 합니다만, 딱 한 가지 질문에는 선뜻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바로 일곱 번째 질문, ‘밤에 아이가 울어도 아이아빠는 모른 척 잠만 자요’였는데요. 제 경우에도 큰 아이가 갓난아기였을 때, 한밤중에 깨어 우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때 아이를 달래 다시 잠들게 한 것은 아내가 아닌 저였다는 것입니다.

전반적으로는 쉬운 말로 설명을 하고 있어 이해가 어렵지는 않을 듯합니다. 다만 가끔 만나는 의학용어는 일반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저 역시 지난해 출간한 책에 대한 독후감을 읽으면서 의학용어나 전문적인 설명이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역시 더 쉽게 설명을 해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의사경력이 50년이나 되었다거나, 옥스퍼드대학 등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다거나 하는 소개보다는 ‘손자 손녀를 둔 할아버지 의사의 친절한 해설’이라는 저자 설명이 더 믿을만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손자 손녀에게는 진솔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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