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감의 기술 - 과학이 알려주는 나이 드는 것의 비밀
마크 E. 윌리엄스 지음, 김성훈 옮김 / 현암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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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동창회에서 정말 졸업하고 처음 만나는 친구가 많이 늙어서 얼굴을 알아보기 어려운 경험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가하면 그때와 별로 달라지지 않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친구도 있습니다. 이처럼 사람이 모두 똑 같이 늙어가는 것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의술의 힘을 빌지 않고도 우아하게 늙어가는 비법이라고 있는지 궁금해지게 됩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의과대학에서 노인의학을 전공하는 마크 윌리엄스의 <늙어감의 기술>은 바로 우아하게 늙을 수 있는 기술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마땅히 누려야 할 노년의 즐거움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너무나도 많이 보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물론 노화를 멈추게 하거나 시간을 거꾸로 되돌리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우리의 정신, 육체, 감정이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다양한 관점에서 소개하고,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각자가 취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모두 5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1부는 ‘현실을 인정하자’라는 제목처럼 자신이 늙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만들어줍니다. 습관이 주는 편안함의 유혹을 뿌리치려면 현실을 직시해야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2부 몸에 자극을 주자, 3부 머리에 자극을 주자, 4부 감정을 다스리자는 제목처럼 자신을 검토하고, 육체적, 정신적, 정서적 건강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과정을 다루었습니다. 그리고 5부 영혼에 자양분을 공급하자에서는 우아하게 늙어가는 기술을 소개합니다.

저자는 먼저 노화에 관한 8 가지의 편견을 소개합니다. 1. 노인들은 기본적으로 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이야. 하루하루 망가져가는 사람들이지, 2. 살을 빼면 수명이 길어질거야, 3. 나이 들면 원래 깜박깜박하고 노망도 드는 거지, 4. 나이가 들면 당연히 학습 능력이나 창의성이 떨어지지, 5. 노화는 불가항력이니 어찌해볼 도리가 없어, 6. 나이든 사람은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부담스러운 존재다, 7. 노인들은 섹스에 관심이 없어, 8. 나이 든다는 것은 요양시설에 들어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며 살아야 한다는 의미야 등입니다. 이런 생각들이 편견이라고 전제한 것처럼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 늙어가는 기술에 관하여 관심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이어서 저자는 노화에 대한 인식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가를 요약하였고, 현대의학이 밝혀낸 노화의 기전을 설명합니다.

2부에서는 질병을 앓지 않는 사람의 신체에 나타나는 다양한 노화과정을 설명합니다. 제가 최근 5~6년 동안 여기저기가 아팠습니다. 처음에는 왼쪽 무릎이 걷기가 힘들 정도로 아프고 부었는데, 물리치료를 꾸준하게 받았더니 10개월 만에 증상이 좋아졌습니다. 2년 뒤에 다시 오른편 무릎이 아파왔고, 이번에는 조금 일찍 증상이 좋아졌습니다. 또 1년 뒤에는 오른쪽 검지가 아팠는데, 이번에는 한 달 정도 만에 증상이 없어졌고, 몇 달 뒤에는 좌측 옆구리의 골반뼈에 통증이 생기더니 시나브로 좋아졌습니다. 생각해보니 이런 과정이 근육과 인대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제자리를 다시 찾아가는 과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당연히 잘 먹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이 잘 늙어가는 첫 번째 걸음이라고 합니다.

3부는 정신을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아무 생각이 없이 살다보면 기억력도 떨어지고 그러다보면 만사가 귀찮아지면서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일에 관싱을 두고 공부를 계속하는 일이 중요하겠습니다. 나이가 들면 성격이 고약해진다고들 이야기합니다. 물론 변하는 세상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새롭게 나오는 것들에 대한 앎이 부족하다보면 옛날식으로 생각하고 대처하다보면 고리타분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의 변화에 관심을 두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죽음에 대한 인식을 분명하게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죽음은 피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죽음을 피하려고 아등바등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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