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죽음을 마주할 것인가 -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임종학 강의
모니카 렌츠 지음, 전진만 옮김 / 책세상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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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저도 그 가운데 한 명입니다만, 가급적이면 우아하게 죽음을 맞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죽음을 마주할 것인가>는 저자가 스위스 장크트갈렌 종합병원에서 정신종양학의사로 17년간 근무하면서, 임종을 앞둔 환자의 정신적 스트레스와 우울, 불안 같은 심리적 증상을 진단, 치료, 관리하면서 경험한 죽음을 담았습니다.

저자는 ‘임종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경험과 지식을 공개하여 가족을 위로하고 의사와 관련자들을 고무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아마도 경험해보지 못한 영역이기 때문일 수도 있고, 삶에 대한 미련이 크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죽음이란 ‘성공한 삶과의 이별’, ‘본인이 자신의 죽음에 동의하는 경우’, ‘고통 없이 눈을 감는 것’, 혹은 ‘자신의 죽음을 또렷이 마주할 수 있을 때’ 등으로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자는 ‘죽음은 마치 우리가 전혀 알지 못하는 영역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열어야 하는 현관문과 같다(31쪽)’라고 정의합니다. 죽음은 사후에 일어나는 여러 현상의 초기단계라는 의미가 읽힙니다. 그그리하여 임종과정을 세 단계로 나누었습니다. 첫째, 통과이전(의식과 무의식의 내적 경계선), 둘째, 통과 순간(이 경계를 넘는 순간), 셋째, 통과이후(경계를 통과한 이후) 등입니다. 한편 통과이후를 내세가 아닌 여전히 이승에 머물러 있지만, 이승에서 가장 멀리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고 하는 것을 보면 죽음 이후의 세계의 존재가 존재한다고 믿는 것 같습니다.

임사체험을 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죽음의 과정에서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경험하는지는 의학적으로 혹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연히 어떤 감정이 들었다는 주장 역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다만 죽음을 앞두고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는 있을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죽음을 앞두고 심리적으로 불안에 휩싸인 분들이나 심한 통증으로 고통을 받는 분들을 편안하게 해드리는 것이 필요할 수 있겠습니다.

죽음은 곧 이별입니다. 따라서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미진했던 것들, 특히 남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특히 갈등이 있던 가족들과 화해하는 과정은 떠나는 사람이나 남아있는 사람 모두에게 심리적인 위로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임종준비란 죽어가는 사람의 내적 요구를 들어주고 그 이후에 그가 편안히 숨을 거둘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고 정의합니다.

‘죽어가는 사람들도 소리를 듣는다,(117쪽)’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저 역시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죽음을 맞이하는 분에게 작별하는 순간의 솔직한 감정을 이야기하라는 권유를 듣기도 했습니다.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에서 나온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신경생물학적 검사를 통하여 임종의 순간에 대뇌의 활동을 기록해본 바에 따른 연구결과에서도 도출된 결론일 수도 있습니다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죽은 분으로부터 확인되지는 않은 것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죽어가는 사람들의 반응을 통하여 그들이 좇고 있는 것은 궁극적, 신적인 완성을 예감할 수 있고 추측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종교적 신념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만, 죽음은 무로 돌아가는 과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어쩌면 같은 맥락일 수도 있겠습니다.

부록에 적은 것처럼 이 책은 10년간 1,000명의 임종을 지켜보면서 수행한 ‘죽음 전이’에 관한 연구의 결과를 정리한 것이며, 게다가 죽음을 주제로 하고 있어서 어느 정도는 학문적인 서술을 담고 있어 딱딱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미리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공부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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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3 2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처음처럼 2017-12-14 08:06   좋아요 0 | URL
제 경우는 임사체험을 믿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사후세계에 대해서도 아직은 믿지는 않고 있지요. 하지만 관심은 가지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