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il Tale Cocktail 테일 테일 칵테일 - 일러스트로 만나는 칵테일북
김성욱 글.그림 / 이담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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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입학해서 처음 서울에 올라왔을 때, 친구와 함께 명동에 있는 칵테일바에 간 적이 있습니다. 45년이나 된 이야기입니다. 그때 처음으로 마티니를 마시면서 칵테일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순수를 선호하는 편이라서였는지 뭔가를 섞는 칵테일문화에 쉽게 녹아들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마셔본 칵테일의 종류가 별로 없습니다. 싱가폴슬링, 블랙러시안, 진토닉, 마르가리타 등인데, 최근에 아일랜드를 여행하면서 마셔본 아이리시 커피도 칵테일 종류에 포함된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테일테일칵테일> 덕분입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시는 김성욱님이 젊은 날의 꿈을 재발견하면서 내신 책이라고 합니다. 책 이름을 정하는 일이 참 쉬울 듯하면서도 어려운 법인데, 제목을 참 재미있게 지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수탉의 꽁지에서 온 칵테일(COCKTAIL)에 꽁지의 테일(tail)과 이야기(tail)을 곁들인 제목이 재미있습니다. 수탉의 꽁지처럼 길게 늘어지는 칵테일의 이야기를 담아보려는 의도같습니다.


<테일테일칵테일>은 두 부분으로 구성되었습니다. 1부 ‘칵테일이 되기까지’에는 유래에서부터 칵테일을 만드는 술 종류, 칵테일을 만드는데 필요한 도구, 그리고 칵테일의 종류를 구분하는 방법 등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2부 ‘자, 칵테일을 소개하지’애서는 맥주, 와인, 진, 위스키, 보드카, 브랜디, 럼, 테킬라, 리큐어, 전통주 등 술의 종류에 따른 대표적인 칵테일 70종류를 소개합니다. 물론 여기 소개한 70종류 말고도 칵테일의 종류를 손으로 꼽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각론에 들어가면 칵테일의 모습과 필요한 재료와 도구를 일러스트로 그려 왼쪽을 채우고 오른쪽에는 칵테일을 만드는 법과 칵테일에 관련된 이야기를 모았는데, 만드는 법은 간단하게 하지만 이야기는 길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읽을거리는 물론 볼거리까지도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칵테일을 처음 만든 사람과 처음 만들게 된 배경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소주로 만든 칵테일도 세상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쿠바를 여행하면서 만났던 헤밍웨이가 사랑했다는 럼 베이스의 칵테일 모히토와 다이키리의 레시피도 실려있습니다. 이렇듯 유명인의 사랑을 받게 되면 세상사람들에게 쉽게 알려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헤밍웨이의 경우는 모히토와 다이키리라는 칵테일은 물론 그 칵테일을 만드는 바까지도 소개하였다는데, ‘나의 다이키리는 엘 플로리타에서’ 그리고 ‘나의 모히토는 라 보기에타에서’라고 말하곤 했다는 것입니다.


전통주에 대한 저자의 사랑은 복분자가 들어가는 ‘고창’, 인삼주가 들어가는 ‘금산’, 홍주가 들어가는 ‘진도’, 안동소주가 들어가는 ‘풋사랑’, 감홍로라는 약술이 들어가는 ‘힐링’ 등을 소개합니다. 이런 칵테일은 외국어로 소개를 해야 국제적 명성을 얻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사실 다양한 칵테일을 모아두었다고 해서 기대를 했던 것은, 아프리카의 잠베지강에서 선셋크루즈를 하면서 마셨던 칵테일의 이름을 알 수 있지 않을까 했던 것입니다만, 이 책에 수록된 칵테일은 아닌 듯합니다. 그때 이름을 잘 적어두었어야 하는 것인데, 모양새는 사진을 찍어두었으면서도 이름을 적어두지 않은 우를 범했습니다. 총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보고 들은 것을 제대로 챙기지 않는 버릇을 빨리 고쳐야 하겠습니다.


칵테일의 세계를 제대로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 내용들을 풍부하게 담았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여기 담은 70종류의 칵테일은 모두 마셔본 것인지,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마실 수 있는 것인지를 작가에게 묻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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