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민화로 떠나는 신화여행 - 인도의 지혜와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신화와 민화 이야기 인문여행 시리즈 2
하진희 지음 / 인문산책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진료하는 짬짬이 민화를 그리는 대학 후배가 있습니다. “민화는 생활공간의 장식이나 민속적인 관습에 따라 그려진 실용적 성격을 갖는 그림을 말한다. 민화는 백성들이 오랜 세월을 살아오는 동안 이 세상에서 복 받고 오래 살기를 바라는 염원, 신앙과 생활 주변을 아름답게 꾸미고자 하는 마음을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나타낸 전통 사회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다음 백과사전은 설명합니다. 그만큼 민화는 그 사회의 바탕이 되는 다양한 인식이 담겨있다고 하겠습니다.


요즘 인도에 대하여 공부하고 있습니다. 인도 사람들의 대부분이 힌두교를 믿고 있고, ‘11억 인도인들보다 더 많은 힌두교의 신이 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신교인 것입니다. 불교가 탄생하였고, 이슬람교가 세력을 떨쳤던 적도 있는 만큼 모든 종교를 아우르는 힌두교가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런 만큼 인도에서는 다양한 신들에 관련된 수많은 이야기, 즉 신화가 전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도민화로 떠나는 신화여행>에서 저자는 “인도신화 속에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거의 모든 것들이 다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탄생과 죽음, 행복과 불행, 정의와 음모, 희생과 배신, 축복과 저주, 진실과 거짓, 평화와 전쟁, 성자와 악마 등 인간이 살아가면서 만나는 모든 것을 그들은 신화를 통해서 알아간다고 느껴질 정도(9쪽)”라고 적었습니다.


저자는 인도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하면서 인도 미술품 수집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20여 년 동안 수집한 소장품 중 150점의 인도민화 작품에 담긴 인도신화를 이 책에 담았습니다. 모두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인도 동북부의 마두바니 부족과 서부의 왈리부족의 민화를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민화그리기를 배운다고 하니, 이들에게 민화는 일상의 한 부분으로 ‘일상을 기록하는 그림일기이자 세상을 보는 관점의 표현’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저자가 정리한 인도 신의 계보를 보면, 불의 신 아그니, 비의 신 인드라, 태양의 신 수리야 등 베다의 3신이 있는가 하면, 창조의 신 브라마(부인은 사라스바티), 보호의 신 비슈누(부인은 락슈미), 파괴의 신 시바(부인은 파르바티) 등 힌두의 3신이 있다고 합니다. 신들과 인간세상의 왕들, 또 그들이 신이 되는 등, 인도신의 계보는 앞서 말씀드린 대표신을 제외하고는 정리가 어려울 것만 같습니다.


인도 민화는 다양한 것 같습니다. 선이 굵으면서 채색이 화려한 것들이 있는가 하면, 이슬람의 세밀화에 못지않을 정도로 세밀하게 그려낸 것도 있고, 사물의 형상을 단순화하여 반복적으로 배치한 단색화도 있는 것을 보면 부족집단 마다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앞서 우두머리 신들이 있다고는 했습니다만 신들이 워낙 많으니 그들 사이의 순위를 정할 필요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만, 의외로 신들이 영역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는 분위기인 듯합니다. 물론 어디나 있듯이 다른 신의 영역을 넘보는 신도 없는 것은 아니나 종국에는 제 자리로 쫓겨나는 모양새입니다.


인도는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만큼 산업화와 도시화가 일찍 일어났을 것 같은데, 의외로 도시보다는 시골에 사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고 합니다. 그것은 인도사람들이 자연을 사랑하고 숭배하는 전통 때문인 듯합니다. 인도인들이 생명체를 존중하는 마음가짐은 사막 한가운데 있는 외딴 집에도 동물이 먹는 물그릇을 두고 늘 물이 떨어지지 않게 한다니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인도 민화에 많이 등장하는 마을풍경을 보면 동식물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인도 민화가 다양하다는 것인데, 그래서인지 저자는 민화의 성격에 따라서 1. 신들의 이야기, 2. 여신들의 이야기, 3. 자연신 이야기, 4. 자연예찬, 5. 신과 인간의 이야기, 6. 왈리 이야기, 7. 왈리의 옛날이야기 등으로 구분하여 신화를 설명하거나, 민화의 성격을 설명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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