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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전쟁과 교류 ㅣ 지중해 국가정보 시리즈 8
윤용수.최재훈 지음 / 이담북스 / 2016년 6월
평점 :
지중해는 세 개의 대륙이 둘러싸고 있는 만큼 다양한 민족과 문명이 어우러지는 곳이었습니다. 특히 문명의 충돌은 전쟁의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던 것입니다. <지중해, 전쟁과 교류>는 지중해를 둘러싸고 벌어진 대표적인 전쟁들 가운데 고대, 근대, 현대의 대표적인 전쟁을 각각 뽑아서 그 양상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고대의 대표적인 전쟁으로는 기원전 264년부터 기원전 146년 간에 세 차례에 걸쳐 이탈리아반도의 로마제국과 북아프리카의 카르타고 사이에 벌어진 포에니 전쟁이 있습니다. 근대의 대표적인 전쟁으로는 기독교문명과 이슬람문명이 팔레스타인의 기독교 성지를 둘러싸고 11세기부터 13세기 후반까지 벌인 9차례의 십자군전쟁을 꼽았습니다. 그리고 현대의 전쟁으로는 이스라엘의 독립과 관련한 중동전쟁과 레바논 분쟁 그리고 아랍의 봄과 관련한 리비아내전을 다루었습니다.
포에니전쟁은 지중해의 패권을 두고 신흥 로마제국이 지중해의 패권국 카르타고와 자웅을 가름한 전쟁으로 로마제국이 세 번의 전쟁에서 모두 승리하였고, 카르타고라는 도시 자체가 지상에서 사라지고 만 불행한 전쟁이었습니다. 혹자는 카르타고가 최종 승리를 하였다면 세계의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라고도 합니다. 그만큼 카르타고는 합리적이었다는 것입니다. 5세기 초 훈족에게 쫓긴 게르만족의 일파인 반달족이 카르타고 지역까지 이주하여 427년 왕국을 세웠는데, 455년 로마를 침략하여 함락시킨 바 있습니다. 당시 반달족의 약탈과 신성모독을 두고 반달리즘이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주객이 전도된 느낌입니다.
제2차 포에니전쟁 때는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이 코끼리를 몰고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 본토로 쳐들어가 로마 함락을 목전에 두기도 했지만, 마지막에 주춤거린 것이 결정적 패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로마장군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가 한니발을 후방 지원하던 히스파니아를 쳐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것입니다. 한니발이 먼저 로마를 함락시켰더라면 역사가 바뀌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십자군전쟁은 셀주크 투르크 제국이 아나톨리아반도를 점령하자 동로마제국의 황제 알렉시오스 1세가 로마교황 우르바누스 2세에게 구원을 요청한 것이 발단이 되었던 것입니다. 동로마제국의 속셈은 대규모 병력의 파병을 요청한 것이 아니라 용병을 지원해달라는 것이었는데, 교황은 차제에 성지회복을 핑계로 동방정교회를 로마 가톨릭으로 흡수하려는 속셈이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당시 셀주크제국은 예루살렘에서의 기독교인들의 종교활동에 제약을 두고 있었던 것은 아니며, 유럽의 기독교도들도 순례를 다녀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십자군의 속셈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은 1202년부터 1204년간에 진행된 제4차 십자군 원정으로 교황 인노첸시오3세의 촉구로 시작된 십자군 원정은 예정된 규모에 미치지 못하게 되면서 원정군을 수송하기로 한 베네치아와의 계약에 문제가 생기게 되었던 것입니다. 베네치아는 원정군에게 달마치아에 있는 헝가리 영향권의 자다르를 굴복시켜달라는 요청으로 계약을 퉁치기로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비잔틴제국의 황위계승에서 밀려나 망명 중이던 알렉시우스 알겔루스 황태자의 부탁으로 비잔틴제국의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혹자는 베네치아가 주도하여 콘스탄티노플을 공격했다고도 합니다만, 십자군원정군과 비잔틴제국의 황태자 사이의 밀약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중동전쟁은 사정이 매우 복잡한 것입니다. 팔레스타인지역은 오랫동안 이슬람 국가가 지배해왔지만, 이슬람교인과 유대교인 그리고 기독교인들은 공존관계를 유지해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1차 세계대전에서 오스만제국이 패하면서 이 지역에 대한 영국 등 유럽국가의 영향력이 커지고, 특히 유럽에 불어닥친 시오니즘의 영향으로 유럽 각지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해오면서 갈등이 고조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결국 1948년 영국의 주도로 이스라엘이 건국하면서 이 지역을 둘러싼 아랍세력과 이스라엘의 유대인들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미묘한 국제정세를 타고 전투가 벌어지게 되었고, 결국은 이스라엘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전쟁을 끝났지만 아직도 긴장관계는 제대로 수습되지 않고 남아 있는 형국입니다.
<지중해, 전쟁과 교류>는 지중해를 둘러싸고 명멸했던 다양한 문명, 국가들의 흥망성쇠를 간략하게 요약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