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걱정 따위 - 당신의 걱정이 실제로 일어날 확률은 얼마일까?
시마자키 칸 지음, SUBSUB 그림, 전선영 옮김 / 한빛비즈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어제 저녁 경주에서 일어난 지진 때문에 온 나라가 떠들썩한 것 같습니다. 지진이 일어난 시간에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서울에 살고 있는 저는 지진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제가 둔감한 편인가 봅니다. 이번 지진은 지진감시가 시작된 이후로 가장 강력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일어나기도 합니다만, 깊은 곳에서 생기거나, 강도가 낮은 탓인지 주의를 끌지 못해온 것도 사실입니다. 지진을 걱정하면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핀잔을 받는 분위기(?)도 없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 우리 국민들이 2008년에는 미국산 쇠고기 때문에 온 국민이 금방 인간광우병에 걸려 몰살할 것 같은 분위기였던 것은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당시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나서서 위험을 부풀리기까지 했으니 사람들이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당시 저는 광우병의 위험이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하는 편이었습니다만, 사람들에게 그런 점을 설명하는 것이 참 쉽지 않다는 점을 절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소개드리는 <쓸데없는 걱정 따위>를 그때 읽었더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일본에서 리스크 심리학을 전공한 시마자키 칸이 쓴 이 책은 인간의 심리와 리스크 관리를 연결하여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개념을 이렇게 쉽게 풀어내는 것도 참 재주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리스크란 ‘미래에 어떤 불행한 사건이 일어날지 모를 가능성(5쪽)’이라고 정의합니다. 저자는 책머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실제 확률’과 우리가 하는 ‘걱정’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9쪽)‘라고 했습니다. 실제로는 거의 위험하지 않은데도 지나치게 걱정하면 정신적으로 힘들어진다는 것입니다. 2008년 광우병사태도 지나보니 위험이 거의 없다는 것이 밝혀지지 않았습니까? 걱정도 팔자라는 말도 있습니다만,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것만큼 손해나는 일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자가 이야기하는대로 ’걱정‘의 정도는 ’실제 확률‘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모두 여섯 개로 구분해놓은 걱정에 관한 진실을 통계학적 기법을 바탕으로 설명하는데, 큰 제목을 보면 1부 어차피 일어날 일을 왜 걱정할까, 2부 옆 사람과 자신을 비교해 우울해지지 않는 방법, 3부 바퀴벌레에게 죽은 사람이 없는데 왜 무서워할까, 4부 비관적일수록 안도하게 된다, 5부 실전! 걱정계산학 강좌, 6부 적당히 걱정하면서 살아가기 등으로 되어 있습니다. 즉 걱정의 본질을 꿰고, 적당하게 걱정하면서 사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입니다.


기억할만한 구절을 들어보면, 앞서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과학자, 즉 전문가라는 사람도 완전히 믿을 것이 못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과학자도 인간인 만큼 돈이라든가, 정치적 야심이라든가 하는 사심(私心)이 개입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전문가의 주장이 대립되는 경우에는 한편의 주장에만 몰입하지 말고 양쪽 의견을 중립적으로 판단해보아야 합니다. 리스크관리에 투입되는 비용에 관한 이야기도 주목해야 합니다. 광우병파동 당시 야당국회의원은 광우병의 위험을 0의 수순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떠한 리스크도 0의 수준에서 관리하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리스크관리란 위험과 편익을 고려하여 적절한 수준에서 관리가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책에 담긴 저자의 설명이 모두 타당한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일본 뇌염에 대한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설명가운데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을 때 일본뇌염에 걸릴 가능성을 계산하면서 옛날 통계를 이용한 것과 최근에는 일본뇌염바이러스가 증식되는 중간숙주 돼지에 일본뇌염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는 점이 빠트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광우병의 위험에 관한 저자의 설명은 참 쉽게 이해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마지막에 정리하고 있는 걱정거리를 피하는 구체적 방법은 잘 기억해두었다가 몸에 배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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