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부 선생님, 안녕 오사카 소년 탐정단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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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보니 <나미야 잡화점의 비밀>, <가면산장 살인사건>에 이어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으로는 벌써 세 번째인 것 같습니다. 이것은 순전히 큰 아이의 독서취향 덕분이기도 합니다. 한때 푹 빠졌던 추리소설이지만 요즈음에는 일부러 찾아 읽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시노부선생님, 안녕!>은 <오사카 소년탐정단>의 속편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작가가 <오사카 소년탐정단>의 제1화 「시노부선생님의 추리」를 썼던 것이 등단 이듬해였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여고사인 시노부선생님을 주인공으로 하는 연작을 7년여에 걸쳐 써서 두 권의 책으로 묶어낸 셈입니다. 시노부선생님을 주인공으로 하는 연작은 이번으로 끝낼 계획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세월이 흘러 주인공을 둘러싼 환경이 많이 변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주인공이 초등학교 선생님이고 조연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된 상황이라서아마도 젊은이를 주독자층으로 겨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즉 이야기의 구성이 단순하고 복선을 많이 두지 않아서 추리를 쉽께 따라가고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른들이 읽기에는 다소 맥빠지는 감이 없지 않지만, 빠르게 읽히고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사카라는 지역의 특성을 살아보지 않아 잘 모르겠습니다만, 주인공인 다케우치 시노부 선생님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을 보면 직선적이고 시원시원한 것 같습니다. 시노부선생만 해도 “얼굴이 동글동글하게 생긴 미인이지만, ‘오사카 변두리에서 자란 탓에 말투는 빠르고 거칠고, 행동거지는 빠릿빠릿하지만, 촌스런’ 활달한 선생”이라고 설정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릿속에서 전혀 그려지지 않은 것을 보면 제가 일본사람들과 별로 교류가 없는 탓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도 옛날에는 아는 일본사람들도 꽤나 있었는데, 학계를 떠나면서 조금씩 정리가 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시노부선생님, 안녕!>에는 모두 여섯 건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그 가운데는 학교로 돌아온 시노부선생이 교육현장에 다시 적응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룬 「시노부선생님의 부활」이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시노부선생님은 공부중」을 비롯한 네 건의 사건은 학교를 떠나 대학에서 공부하는 과정에서 만난 사건들이며, 「시노부선생님의 상경」은 대학으로 위탁교육을 떠나기 전에 가르쳤던 제자들에 얽힌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선생이 다루는 사건들은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 물론 강도 살인과 같은 강력사건도 있지만 절도처럼 복잡하지 않은 사건도 있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일본에서는 정말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을 일반인과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정부가 사설탐정제도를 인정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 작품집에서 두 번째로 궁금한 것은 시대적 배경이 언제인가 하는 점입니다. 최근 우리나라 의 범죄수사물을 보면 각종 전자장비에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보유한 첨단수사기법을 가지고 증거를 채집하고 분석하여 범행을 입증하고 있는데 반하여, 이 책에서는 흔해빠진 CCTV의 동영상조차 등장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얇지 않은 부피이지만 여섯 개의 사건이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다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흥미로운 사건부터 읽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책은 첫장부터 끝까지 독파하는 맛이 있는데, 이 책이야말로 독파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같습니다. 한여름 더위를 쫓는데 한 몫을 할 수 있는 책읽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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