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트웨인의 유쾌하게 사는 법
마크 트웨인 지음, 린 살라모 외 엮음, 유슬기 옮김 / 막내집게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20년도 넘은 옛날 일입니다. 미국에서 공부를 시작할 무렵에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미시시피강변에 위치하고 있어 수로와 철도가 만나는 교통의 중심지입니다. 강변에 서 있는 게이트웨이에 올라가 시가지를 한 눈에 내려다보았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만, 미시시피강에서 유람선을 탔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증기선을 탔을 때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 <미시시피 강의 추억>등 미시시피 3부작에서 등장하는 미시시피강 주변풍경을 떠올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행을 즐겨했던 마크 트웨인은 러일전쟁 무렵 우리나라를 방문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미국현대문학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그는 물질문명과 종교, 그리고 전쟁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파헤치고, 불의와 제국주의의 횡포를 신랄하게 고발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실생활에서의 마크 트웨인은 아주 유머러스한 면이 많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작품이나 편지 등 다양한 글로 남겼는데, <아크 트웨인의 유쾌하게 사는 법>은 그가 남긴 글 가운데 재미있는 대목을 골라 엮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어려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집안이 어려워지면서 인쇄소 견습공, 미시시피강의 수로안내인 등을 전전하다가 형을 따라 서부로 가게 되었는데, 일확천금을 노리다 실패하면서 글을 쓰게 되었다는데, 이 무렵 그는 ‘신의 피조물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진지하게 끄적거리는 일’에 집중하기로 서약했다는 것입니다. 처녀 단편집 <켈리베리스군의 명물 뛰어오르는 개구리>를 출판하면서 주목받는 작가로 발돋움한 그는 야성적이고 대범한 유머로 명성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은 편역자들이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캠퍼스의 뱅크로프트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마크트웨인의 자료 가운데서 골라 뽑은 마크 트웨인이 관련된 일화, 기발한 제안, 격언, 훈계 등을 담았습니다. 대체적으로 보면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는 동시에 일깨우는 내용들입니다. 작은 제목들을 보면 어느 정도 내용이 그려질 법도 합니다. 1. 일상적인 예의범절, 2. 온당한 제안과 분별있는 불평들, 3. 미국의 식탁, 4. 여행 예절들, 5. 건강과 식이요법, 6. 교육과 도덕적인 어린이, 7. 옷, 패션, 스타일, 8. 위급상황에서 등인데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소소한 것들을 망라하고 있습니다.


아내와 가족들에게 모범적인 가장으로서 자상함을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들을 읽다보면 웃음이 절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런가 하면 대중이 겪을 수 있는 불편함에 관심이 없는 관리들을 과감하게 고발하는 적극적인 생활인의 자세도 볼 수 있습니다. 때로는 거친 언어도 불사할 정도입니다. 예를 들면 예고 없이 가스공급을 중단한 회사에 대하여, ‘당신의 빌어먹을 지역주민들에게 아무 예고 없이 빌어먹을 가스의 공급을 중단하는 당신들의 몰지각한 빌어먹을 짓들 때문에 나는 조만간 짜증이 광기로 화할 겁니다.(56쪽)’


20세기 초, 러일 전쟁 무렵에 우리나라를 방문한 것을 보면 마크 트웨인은 정말 대단한 여행가였던 모양입니다. 그는 열일곱에 미국을 횡단했고, 대서양을 스물 아홉번 건넜다고 합니다. 다섯 대륙을 방문했고, 순회강연을 위하여 지구를 한 바퀴 돌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냥 여행을 즐긴 것만이 아니라 여행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꼼꼼하게 관찰하여 여행기로 남겼다고 합니다. 그의 <철부지의 해외여행기>를 구해서 읽어보려고 합니다. 이 책에는 여행의 예절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어 관심을 끌었습니다. 사실 이 부분 때문에 이 책을 읽게 된 것이기도 합니다. 세 꼭지의 글만 실려 있어 아쉬웠습니다. 밀라노에서는 말이 통하지 않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역마차에 동승하게 된 여성과 눈치보기, 호텔방에 출현한 쥐와 씨름하기 등 재미있는 이야기를 적고 있습니다. 스타일리스트로서의 마크 트웨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도 아주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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