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문화도시 기행 - 깊이 있는 동유럽 여행을 위한 지식 가이드
정태남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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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난 해 발칸여행 길에 스치듯 지나친 동유럽에 가보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일정을 맞추는 일도 중요하지만 어디를 어떻게 돌아볼 것인가도 중요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미리 공부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동유럽 문화도시 기행>은 그런 이유로 골라 읽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오스만제국의 본거지 터키에서 시작해서 발칸에 이르렀으니 이번에는 오스만제국에 맞서 유럽을 지켜냈던 합스부르크왕가가 지배했던 지역을 돌아보는 순서가 되는 셈입니다. <동유럽 문화도시 기행>에서는


체코,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헝가리의 수도인, 프라하-비엔나-브라티슬라바-부다페스트에서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건축물과 관광명소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자의 전공인 건축은 물론 음악 등 다양한 영역까지도 잘 아울러내고 있어 동유럽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유럽에서는 오래된 건축물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마련이고, 그런 건축물마다 역사적 사연들이 담겨 있기 때문인데, 이런 점들을 잘 살렸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동유럽국가하면 폴란드, 루마니아, 유고슬라비아, 불가리아 등 2차 세계대전 이후 공산화되었던 지역을 말하지만 발칸반도에 있는 나라들을 따라 떼어내고 나면 폴란드가 남게 되는 셈인데, 동유럽 여행상품에 폴란드가 포함되는 것도 있는 듯합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4개국은 앞서 말씀드린 합스부르크왕가가 지배한 지역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기에 수월하다는 점이 고려된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슬로바키아는 아직 가본 적이 없습니다만, 지난 해 발칸여행길에 프라하에서 오스트리아를 거쳐 버스로 이동하면서 풍광을 내다보면서 제대로 구경할 기회를 만들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는 오래 전에 학회에 참석하느라 방문해서 중요한 장소들을 구경한 적이 있어 아내에게 설명을 해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여정을 프라하에서 시작하는 이유는 분명치 않습니다만, 체코항공이 프라하의 바츨라프 하벨공항에 도착하면 스메타나의 교향곡 <나의 조국>의 두 번째 곡 <블타바>가 나오는 것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의 발칸여행도 체코항공을 이용했던 까닭입니다. 그때는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쳤는데, 체코항공의 자랑 같은 것이었구나 싶습니다. 우리의 국적기들은 인천공항에 도착할 때 자사를 홍보하는 광고성 음악을 내보내는 것과는 분명 차별되는 것 같습니다. 세계인들에게 내세울만한 음악이 없어서일까요?


책을 읽어가면서 눈에 띄는 점은 오래된 건물과 동상을 아주 잘 찍은 사진들이 풍부하게 배치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사진들에는 설명이 붙어있는 점이 일반여행기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점이기도 합니다. 역사적 배경이 짤막하지만 핵심이 잘 정리되어 있는 점도 돋보이고, 당연히 건축은 물론 음악가 등에 대해서도 상당한 조예를 보일 뿐만 아니라 지역의 명칭을 다양한 언어로 소개하는 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건조한 듯한 문체이지만 오랜 역사가 숨 쉬는 장소를 안내하면서 저자가 느낀 점을 늘어놓는 것보다는 저의 취향에 잘 맞는 책읽기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4개의 도시에서 만나는 유적들을 소개하려면 한권의 분량으로는 어림도 없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빠트리면 섭섭할 것들만 추려내는 일도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계획하고 있는 동유럽여행은 이 책에서 소개하는 도시들을 꼭 포함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행을 떠날 때 이 책을 꼭 가지고 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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