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경영학 카페 - 최고의 일터를 만드는 안전 레시피
이충호 지음 / 이담북스 / 201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해를 넘겼으니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것도 2년 전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사건 이후로 안전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높았지만, 크고 작은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사건사고에 대한 기억조차 그리 오래 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안전에 대하여 둔감해 보이는 우리사회의 문제는 어디에서부터 기인하는 것인지 궁금하던 차에 만나게 된 <안전경영학카페>는 이미 우리의 기억에서 흐려진 안전관련 사고가 왜 일어났었고, 어떤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다시 짚어보고 있을 뿐 아니라,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하여 우리는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는 누구나 안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모든 사고는 예방이 가능하며 사고로부터 예외인 사람은 없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특히 기업의 입장에서 현상적으로 드러난 안전문제를 분석하고 해법을 찾아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현장관리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자 했다고 합니다. 저자는 기업의 입장에서 경영적, 기술적, 구조적 그리고 문화적 측면에서 안전이라는 문제에 대하여 접근하였습니다.

 

사실 사고가 발생하면 현장을 수습하고 생산활동을 재개하기 위하여 투입되어야 할 자원의 규모는 해당 사업을 통하여 얻은 이익을 상회할 때가 많다고 합니다. 따라서 안전문제는 회사경영에서 핵심요소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사전에 투입되어야 하는 자원을 불필요하거나 심지어는 낭비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업하시는 분들은 안전에 관한 기준을 규제조치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쉽지 않은 일입니다만 안전의 목표는 제로를 지향해야 할 것입니다.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적 조치, 즉 기준 조차 마련되지 않은 분야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사고는 그러한 기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키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대형사고의 사례들을 분석해보면 유사한 형태의 사고가 일정한 주기로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사고는 기본이 무시된 곳에서 발생한다, 2. 사고의 영향이 광범위해졌다, 3. 사고는 정상작업보다 비정상작업 시 발생한다, 4. 다른 사람의 경험을 통하여 배우는 노력이 부족하다.

 

사실 현대사회의 작업장은 대부분 사람이 기계를 운용하여 일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사고는 사람이나 기계 쪽에서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일어나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사람이 불안전하게 행동하는 것을 통제하는 것보다 기계장치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 훨씬 쉽다고 합니다. 즉 사람이 불안전하게 행동하더라도 이를 막아줄 수 있는 장치를 기계에 더하는 것으로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현장에서 사고를 방지하는 체계를 총괄하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에 안전관리를 책임지는 관리자를 선임하여 현장을 지휘토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저자는 최근 우리나라의 기업에서 발생한 유독물질 누출사고와 유사한 독일 기업의 사고에서 사고 순간부터의 처리과정으로부터 결과에 이르기까지 비교하면서 사고는 경제의 수준이 문제가 아니라 사고예방, 대응체계, 장치, 그리고 안전의식의 격차에서 오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고 있습니다. 결국 안전문화가 정착해야 사고의 발생도 줄일 수 있을뿐더러 사고가 발생하였을 때의 처리과정도 일사분란하게 일어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우리나라 기업도 안전에 관한 제반 규정대로 교육이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모든 것이 형식에 그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차를 운전할 때 안전벨트를 언제 매는가에 대한 질문이 나옵니다. 안전벨트를 매고 시공을 거는 편인가, 아니면 시동을 걸고 안전벨트를 매는 편인가 하는 질문인데, 제 경우는 시동을 걸고 안전벨트를 맵니다. 다만 시동을 걸고 출발하면서 안전벨트를 매기도 하는 저자와는 달리 안전벨트를 매고서 출발을 한다는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안전벨트를 매고서 시동을 건 다음에 바로 차를 출발시키는 것보다는 시동이 걸린 차의 구동장치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할 여유가 있는 셈이니까요.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좋은 일터는 안전해야 하며, 이는 모든 구성원이 안전을 실천함으로써 구현되는 것입니다. 안전의식은 몸에 배우서 자연스럽게 반응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게하는 책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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