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을 생각한다
모리카와 아키라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북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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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야에서 격심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세상이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이 바뀌었으니 기업을 경영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이 바뀌고 기업의 환경이 바뀌고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바뀌는 것도 이 정도면 천지가 개벽한 것 같다고 해야 하겠습니다.

 

“싸우지 않는다, 비전은 필요 없다, 계획은 필요 없다, 정보 공유는 하지 않는다, 높은 사람은 필요 없다, 동기부여를 하지 않는다, 성공은 버린다, 차별화는 노리지 않는다, 혁신은 지향하지 않는다, 경영은 관리가 아니다(8-9쪽)”를 기업경영의 방침으로 정한 회사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요? 네, 답은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관련 업계의 1위에 올랐을 뿐 아니라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은 일본에서 별 볼일 없던 한게임 재팬 주식회사를 4년 만에 업계 1위로 만들고, 지금 전 세계 230개국 4억 명이 사용하는 라인 메신저로 만든 CEO 모리카와 아키라입니다. 1989년 쓰쿠바 대학 졸업하고 니혼텔레비전방송망에 입사해서 희망했던 음악 프로그램제작부문이 아닌 컴퓨터시스템 부문에 서 근무하다가 2000년에 소니로 옮겨 브로드밴드를 다루는 사내 벤처를 성공으로 이끌기도 했지만, 2003년에는 다시 한게임 재팬 주식회사(후에 NHN 재팬 주식회사, 현재 라인 주식회사)로 옮겼고, 4년 뒤에는 이 회사를 일본의 온라인 게임 시장의 정상으로 밀어 올렸습니다. 그 사이에 미국식 경영을 공부하여 MBA를 따기도 했지만, 정작 라인주식회사를 경영하는 자리에 올랐을 때는 전혀 새로운 경영방식, 즉 모든 것을 심플하게 생각하는 방식을 도입하였던 것입니다.

 

그의 경영철학은 철저하게 고객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객의 니즈에 부응하고자 하는 열정과 능력을 지닌 사원을 모으고, 그들이 무엇에도 속박되지 않고 능력을 최대한 불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자연 회사는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온라인 게임이라는 사업의 특성이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의 마음에 드는 물건을 만들어 판다는 점에서 본다면 중후장대한 사업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즈니스는 싸움이 아니라는 철학은 기업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꿰뚫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물론 모든 기업활동에는 경쟁 상대가 있기 마련이고 경쟁이 심각해지면 전쟁상태에 이르기도 합니다. 문제는 상대와의 경쟁에 집중을 하다보면 정작 고객은 잊어버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기업의 본질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경쟁상대도 중요하지만 결정적인 것은 고객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비용문제 때문에 아웃소싱을 하다 보니 회사 내에서 할 일이 없어지더라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비슷한 생각을 하는 우리나라의 모 부처가 생각났습니다. 물론 필요한 것들을 아웃소싱할 수는 있습니다. 문제는 아웃소싱을 통하여 얻는 결과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인적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는 것입니다. 상당한 수준의 전문가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전문가 마저도 외부에서 영입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만, 외부에서 영입한 전문가가 과연 조직에 잘 녹아져들 수 있는가는 또 다른 문제인 것입니다.

 

저자의 기업경영철학은 철저하게 변화의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변화를 타고 넘어야 한다는데서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변화를 타고 넘으려면 몸집이 가벼워서 순간 대응이 빨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제품을 만드는 사람, 즉 실무직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기획하고 관리하는 부서, 즉 사무직은 필요없다는 극단적인 생각을 말하기도 합니다. 어느 조직이나 사무직이 막강한 힘을 부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사무직이 실무를 압도하게 됩니다. 이런 조직은 미래에 대한 기획을 너무 자주 내놓은 경향이 있습니다. 저자의 경영철학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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