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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
잭 캔필드 외 지음, 황주리 옮김 / 이레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아냈다’는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 http://blog.joins.com/yang412/13776317>를 읽고는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일주일에 이틀 이상 집이 아닌 곳에서 잠을 자야 하니, 이런 분에게 여행은 무슨 의미일까 궁금하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살고 있는 곳에서 한발짝도 바깥세상에 나가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이런 분에게 여행은 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행복한 여행자>는 여행을 통하여 행복을 얻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39명으로부터 얻은 행복한 여행이야기를 잭 캔필드, 마크 빅터 한센, 스티브 칙맨 등, 세 사람 편집을 했다는 것입니다. 세 사람 가운데 어느 한 사람도 행복한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내놓지는 않았고, 서문도 공동으로 썼다고 되어 있습니다. 느낌만으로는 “영혼을 위한.... ” 시리즈로 유명한 잭 캔필드의 필명에 얹혀간 기획물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각자가 생각하는 행복한 여행에 관한 경험들을 받아서 단순하게 편집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연을 보내왔다거나,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다거나, ‘당싱의 꿈을 살라’, ‘그곳에 가다’, ‘우리가 하나가 되어’, ‘삶을 변화시키는 여행’, ‘사랑에 대하여’ 등의 제목으로 나눈 사연 등에 관하여도 전허 언급이 없습니다. 아니면 적어도 보내온 사연들에 대하여 편집한 분들의 짧은 조언이라도 붙였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서문에 적고 있는 길지 않은 글마저도 정형화된 것은 아닌가 싶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여행은 삶을 확장시키고 풍요롭게 만드는 무한한 기회를 준다. 그리고 여행은 우리를 새롭고도 낯선 충격에 사로잡히게 만든다. 여행을 통해 우리는 생각하고 느끼는 방법들을 변모시키는 신기한 풍습들과 새로운 얼굴들과 마술적 순간들과 무수히 조우한다.(6쪽)”라는 구절이 대표적입니다. 사실 “여행을 향한 자유를 연습하고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좋은 것들을 고맙게 여기며 대담하고 새로운 빛 속에서 삶을 바라보도록 부추길 것(7쪽)”이라는 저자의 희망조차도 과연 그럴까 싶습니다.
39편의 여행경험 가운데는 감동적인 내용도 있고, 부러운 내용도 있으며, 때로는 눈시울을 뜨겁게 만드는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평범한 것도 없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만일 나에게 이런 목적으로 글을 써보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떤 여행에 관하여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공항에서의 식사’에 관한 이야기는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전혀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여행경험이었습니다. 미국이라서 가능한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으로 가는 동안 친구가 사는 댈러스 공황에서 비행기가 환승하게 되었는데, 환승대기 시간 동안 친구와 식사를 하는 기발한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비행기가 연발이 되어 환승시간이 짧아져서 식사시간을 낼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음에도 댈러스의 친구는 미리 준비한 식사를 주차장에서 같이 할 수 있도록 준비한 것입니다. 사실 격식을 갖춘 식사가 아니라고 한다면 공항의 식당에서 간단한 음식을 나눌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어떻든 대단한 우정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자 이제 다 왔다’라는 제목의 여행이야기는 어렸을 적 아버지와 함께 한 여횅의 추억인데 찔리는 것이 있었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살 때 여행이라도 나설라치면 초등학교 2학년인 큰 아아니 4살 아래인 작은 아이에게 언제 어디로 간다는 정도만 설명하고 구체적인 여행계획은 이야기하지 않았던 것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즈음에는 아이들이 여행에 동행하기를 피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더해서 여행을 자주하기 때문에 미안한 어머니가 여행지에서 사진으로라도 가족들과 함께 하려는 노력이 가상하더라는 생각과 함께 역시 생각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말씀으로 리뷰를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