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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이상 여행을 미루지 않기로 했다 - 이제 복잡함과의 결별이 필요할 때
정은길 지음 / 다산3.0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이번에 터키를 여행하면서 들고 갔던 책입니다. ‘더 이상 여행을 미루지 않기로 했다’는 제목에 끌려서입니다. 하지만 읽은 뒤에는 무언가 남는 것보다는 의문이 더 많이 남은 것 같습니다. 우선 저자와 남편은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1년간의 세계여행을 떠났다고 했습니다. 왜? 그 이유는 분명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미국 횡단을 시작으로 남미와 아프리카, 중동, 유럽 등 335일 동안 35개국의 130개가 넘는 도시에서 잠을 잤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한 도시에서 평균적으로 3박을 한 셈입니다. 이동하는데 시간이 들었을 테니 그 도시에 2일을 머물렀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이틀 동안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을까 궁금합니다. 여행 이전에 복잡하기만 했던 삶이 본질에 집중한 심플한 여행을 통하여 거짓말처럼 쉬워졌다고 합니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여행에 방점이 찍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삶인 것 같습니다. 훌쩍 여행을 떠나듯 복잡한 일상과 결별해야 한다는 내용을 1부에 담았습니다. 굳이 여자의 삶을 복잡하게 만드는 3 가지 두려움으로 자유를 택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혼자라는 두려움, 휴식에 대한 두려움을 들었고, 여쟈의 삶이 쉬워지는 다섯 가지 일상의 공식으로 익숙한 것들과 멀어진다(분리), 제2의 시선을 갖는다(관점), 내 자신을 재정의 한다(이름), 글쓰기 근력을 키운다(기록), 그리고 미모보다 건강을 택한다(건강)을 들었습니다. 일상을 여행하듯 살아보라는 제안을 하는 2부에서는 일상의 여행을 방해하는 열 가지 족쇄와 여행자의 삶을 유지시켜주는 열 가지 힘을 두 개의 장으로 나누어 정리하고 있습니다. <나는 더 이상 여행을 미루지 않기로 했다>에 담은 저자의 생각은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로부터 혹은 여행을 하면서 생각한 것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저자가 말하는 것들은 굳이 해외여행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다양한 책들을 읽어서 얻을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저자 역시 책에서 읽은 구절들을 인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을 보면 저의 생각이 크게 틀린 것은 아니지 싶습니다. 어쩌면 저자는 전자책에 다양한 책들을 담아갔을지도 모릅니다. 여행에서 책이 빠지면 숙소에서 쉬는 동안 혹은 비행기 등으로 이동하는 동안을 사유의 시간으로 삼거나 아니면 아무 생각 없이 버려야 하는 점이 있습니다. 제 경우는 아직 전자책을 읽는데 익숙하지 않아서 지금도 종이책을 담아가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아내와 함께 해외여행을 다니고 있습니다. 저야 말로 아내와 함께 하는 해외여행을 더 이상 미루지 않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세상 살아가는 방법보다는 방문하는 곳에서 만나는 다양한 것들을 통하여 그곳의 역사,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하여 공부하여 앎을 넓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내와 같은 시간과 공간 안에 존재한다는 느낌을 실감한다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굳이 1년이라는 긴 시간을 투자해서 여기저기를 돌아다니지 않아도, 열심히 일하면서 때로는 여행을 통하여 쉬는 것으로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것들이라는 생각입니다.
저자가 이 책에 담은 내용들은 지난 1년 동안의 여행에서 얻은 경험보다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마음속에 켜켜이 쌓인 것들이 더 많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보니 일상에서 벗어나 1년을 해외에서 살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담아낸 마이케 빈네무트의 <나는 떠났다 그리고 자유를 배웠다; http://blog.joins.com/yang412/13732197>나, 린 마틴의 <즐겁지 않으면 인생이 아니다; http://blog.joins.com/yang412/13581650>와는 달리 여행기가 아니라 자기계발서의 범주로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나는 더 이상 여행을 미루지 않기로 했다
정은길 지음
304쪽
2015년 7월 27일
다산3.0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