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트 특급살인 애거서 크리스티 추리문학 베스트 2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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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들은 오래 전부터 읽어왔고, <쥐덫>처럼 무대공연으로도 여러 번 만나보았습니다. 터키여행을 앞두고 있어 <오리엔트 특급살인>을 다시 읽어보면 또 다른 느낌이 들 것 같았습니다. 이 작품은 영국 런던에서 유럽대륙을 가로 질러 터키의 이스탄불까지 운행하는 오리엔트 특급열차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이스탄불까지 운행하는 오리엔트 특급열차는 공식적으로는 1883년 10월 4일 파리를 출발해서 루마니아의 지우르지우에서 다뉴브강을 건너 불가리아의 바르나까지 기차로 운행하고 바르나에서 이스탄불까지는 페리로 운항하는 코스였다고 합니다. 오리엔트 특급열차가 태동하게 된 계기는 1882년 벨기에의 조르주 나겔마케르가 1882년 10월 10일 18시 30분에 파리를 떠나 다음날 23시 20분에 빈에 도착하고, 10월 13일 16시 40분에 빈을 출발해서 다음날 20시에 파리로 왕복한 초호화열차를 운행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 열차는 2개의 수하물 차와 58개의 침대를 갖춘 침대차 그리고 식당차로 구성되었습니다. 이후에 알프스 산맥을 관통하는 터널들이 잇달아 개설되면서 취리히, 베니스 등을 거치는 노선들이 추가되었고, 아테네까지 운행하는 노선도 개설되었습니다.

 

1930년대 무렵 오리엔트 특급열차는 호사스러움이 극에 달해서 왕족과 귀족, 외교관, 사업가들이 애용하게 되었지만, 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동유럽국가들이 공산화되면서 생긴 국경문제로 운행이 중단되는 노선이 생겼고, 항공노선이 확대되면서 위축되기 시작한 오리엔트 특급열차는 1970년대 들어 고속도로와 고속도로가 발달하면서 유지가 어렵게 되고 결국 1971년 오리엔트 특급열차를 운영하던 국제침대차회사가 운영에서 손을 뗐고, 1977년 직행 오리엔트 특급이 폐지되었습니다. 2009년 빈과 스트라스부르를 연결하는 오리엔트 특급열차가 부활되기도 했지만, 다음해 다시 폐지되고 말았습니다.

 

잘 알려진 작품이기는 하지만 추리소설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요약하는 것은 역시 적절치 못한 것 같습니다. 전체 이야기는 살인사건이 일어나기까지의 정황과 배경을 설명하는 ‘사건’편에 이어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의 증언을 듣고, 증거물을 확보하는 ‘증언’편이 이어지고, 우리의 주인공 포와르가 증거와 증언을 꿰맞추어 사건을 해결하는 ‘포와르, 앉아서 생각하다’편으로 구성됩니다. 사건은 그림에서 보시는 것처럼 이스탄불을 떠난 오리엔트 특급열차가 베오그라드역서 아테네로부터 올라온 열차와 결합하여 운행하던 중에 눈에 갇혀 있는 동안에 살인 사건이 일어났으니 일종의 밀실살인의 전형이 되는 셈입니다. 결국 범인은 오리엔트 특급열차의 1등실과 2등실 승객들 가운데 있는 셈입니다. 공작부인, 백작부부, 대령 등 한눈에 보아도 호화캐스팅에 국적 또한 다양한데,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국적에 따른 민족성의 차이 등에 대한 이해 역시 중요한 관심대상이 되겠습니다.

 

이야기의 초반에 나오는 데베넘양이 “이 기차는 6시 55분에 도착해야 돼요. 그리고 우리는 보스포루스해협을 건너서 9시 정각에 심플론 오리엔트 특급 열차를 타야 해요.”라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비엔타를 경유하는 노선이 아니라 베니스를 경유하는 노선입니다. 그러니까 사건은 유고슬라비아에서 일어난 셈입니다. 사건은 오리엔트 특급열차에서 일어났지만, 이야기는 시리아의 알레포역을 떠나 이스탄불까지 가는 토러스 급행열차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열차의 이름에서도 느낌이 옵니다만, 터키의 토러스산맥의 경치는 정말 장관인가 봅니다. 에르큘 포와르는 프랑스군의 초청을 받아 모종의 중동문제를 해결하고 돌아가는 길이었고, 이스탄불에서 2~3일 머물면서 구경을 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초청한 장군은 소피아성당이 멋진 곳이라고 추천합니다. 하지만 포와르는 영국에서 온 한통의 전보를 받고 사건이 일어난 오리엔트 특급열차에 타게 되는 것입니다. 사건의 전개와 범인이 남겨놓은 증거들, 그리고 열차승객들의 증언들 사이에 정교하게 힌트를 담아서 독자들로 하여금 사건을 추리하도록 하는데, 사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힌트들이 추가되기 때문에 독자가 생각하는 범인도 바뀌어 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독자의 추리능력이 떨어진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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