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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골프에서 리더의 언어를 배웠다
김미성 지음 / 알키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지난주에 있었던 사업설명회에서 발표하신 분이 던진 한 마디가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아마도 다른 설명회였더라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인데, 이날의 분위기에는 맞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우리 옛말에도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말이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인지 어떻게 하면 말을 잘 할 수 있는가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이기도 합니다. 말하기와 소통하는 법을 가르치는 김미성님은 그 비법을 골프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고 소개합니다. 말하기를 골프와 연관 지을 수 있는 그녀의 감각이 놀랍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실은 골프에서 말하기를 배웠다기 보다는 말하기와 골프가 서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하는 편이 더 옳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골프를 배운지는 오래되었습니다만, 운동신경이 무딘 탓과 함께 자주 운동을 나갈 형편이 되지 않았던 탓에 빠져들지는 못하고 잊어버릴만 하면 한 번씩 하기 때문에 여전히 100타가 넘는 수준입니다. 그런 저이지만 재기가 번뜩이는 저자의 설명은 여러 차례 무릎을 치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말하기는 이미 일상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만, 대중 앞에 서서 말하는 경우를 특별하게 생각하고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는 정말 쉽지 않습니다. 학회에서 처음 발표하게 되었을 때 얼마나 떨었던지 안쓰럽게 보이더라는 이야기를 꽤 오래 들어야 했던 기억부터, 남들 앞에서 이야기하기에 이력이 붙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의 학회에서 처음 발표할 때 떨림증이 다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미리 많은 연습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떨렸던 것을 보면 심리적 압박이 심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가 하면 일본 연구소와 학술교류 차 방문했을 때 가졌던 만찬에서 갑작스럽게 해야 했던 만찬사에서는 그것도 영어로 감사와 비전을 제대로 담아냈다는 평을 듣기도 한 것을 보면 아마도 만찬에서 마신 술의 힘을 빌어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골프에서 리더의 언어를 배웠다>에서는 자신이 골프를 배워 처음 라운드에 나섰을 때 했던 헛스윙을 하는 실수를 했는데, ‘모든 경기의 승부는 티오프 전에 끝납니다.(9쪽)’라는 골프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고서부터 말하기의 성공법칙을 골프에 적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골프를 하지 않는 많은 분들은 저자의 설명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함께 그래도 대중 앞에 나서 말하기를 해야 하는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대체적으로 골프를 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책을 통하여 말하기를 잘하려면 챙겨야 하는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는데, 가장 인상적인 사례는 저자가 홍천군에서 했다는 강연의 시작부분이었습니다. “잣과 나물이 유명한 이곳 홍천에서 새해 여러분들을 만나 뵙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이곳 홍천은 서울보다도 세 배나 큰 자치 단체이니, 자부심 또한 서울보다 세 배는 크리라 믿습니다. 저도 서울에서 강의할 때보다 세 배 더 열심히 강의하겠습니다.(162쪽)” 지나친 느낌도 들지만 청중의 마음을 먼저 빼앗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 비결이라는 점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강연을 할 때나 책을 쓸 때 모두 사실 확인이 중요하다는 점을 저자도 짚었습니다만, 사실 확인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 눈에 띄었습니다. “특정한 활동이나 사고를 많이 하면 뉴런을 연결하는 끝부분의 섬유질이 굵어지는데 이 지점이 미엘린이다. 우리말로 수초하고 하는 미엘린이 발달하면, 자주 하는 활동과 사고에 소모되는 에너지가 줄어 능숙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64쪽)”입니다. 뉴런, 즉 신경세포들을 연결하는 신경섬유에는 미엘린이 감싸고 있는 신경섬유와 그렇지 않은 신경섬유가 있습니다. 미엘린은 신경섬유를 통으로 감싸는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끊어져있는데, 이러한 끊어짐이 신경흥분이 빠르게 전달되는 해부학적 구조인 것입니다. 훈련에 의하여 미엘린이 얼마나 강화되는지에 대하여 알아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