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터키 -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그곳
장은정 지음 / 리스컴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드디어 터키일주 여행을 예약했습니다. 봄에 떠나려 했던 여행을 여러 가지 이유로 미루다보니 가을의 초입에 떠나게 된 것입니다. 일단 떠날 작정을 했으니, 가서 무엇을 보고 느낄 것인가를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슬람에 대한 공부는 스페인을 다녀와서 꾸준하게 해온 것으로 어느 정도는 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슬람 문명과 기독교 문명이 만나 서로에게 미친 영향의 한 면을 마그레브지역에서 보았다면 또 다른 면을 터키반도와 발칸반도를 중심으로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터키>도 터키 여행을 준비하기 위하여 읽게 되었습니다.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이 책의 저자 장은정님은 10년 동안 21개국 52개의 도시를 누비고 다녔다고 하는데, 특히 터키의 경우는 세 번씩 방문하였지만, 여전히 터키를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으로 꼽고 있습니다. 조금 이해되지 않는 점은 그토록 많은 외국을 여행하였으면서도 <언젠가는, 터키>가 첫 작품으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이 책에 담은 내용에는 앞서 두 차례 방문에서 보고 느꼈던 점은 다루지 않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먼저 터키의 모든 것, 예를 들면 터키라는 나라의 정체로부터 터키 사람들의 특성, 음식, 먹거리, 터키어 등을 정리하고서는 본격적으로 터키 순례에 들어갑니다. 이스탄블 구시가지, 신시가지, 카파도키아, 파묵칼레, 앙카라, 에이르디르, 안탈리아, 페티예, 쿠샤다스, 사프란블루 등을 거쳐 다시 이스탄블로 돌아오는 여정입니다. 자유여행을 통하여 머물고 싶으면 머물고 이동하고 싶으면 이동하는 방식의 여행이라서 저자의 발길을 따라가다 보면 여유가 절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저자의 시선은 주로 터키 사람들에 머물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그러다 보니 터키에서 만나게 될 유물들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설명은 소략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보스포러스 크루즈를 이용할 때는 무조건 오른쪽에 앉아야 하는 것처럼, 터키를 여행하면서 꼭 알아야 할 중요한 점들을 콕콕 짚고 있어 자유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짜인 일정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단체여행객에게는 2% 부족한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려 9곳이나 되는 지역을 돌아보고 소개하고 있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요즘 젊은이들과 같이 여행을 하게 되면 구경보다는 맛집을 챙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자 역시 젊은 탓인지 여행 중에 맛본 특별한 음식들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그 이유를 엿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터키 여행이 즐거운 또 하나의 이유는 오감을 즐겁게 하는 음식들 때문이다. 맛있는 음식들이 넘쳐나고, 한국인들의 입맛에도 잘 맞는 편이라서 터키 여행 중에는 적어도 음식 때문에 고핻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런데 터키의 음식이 중국, 프랑스와 함께 세계 3대 음식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23쪽)” 물론 터키의 도시들을 어떻게 찾아갈 수 있는지 교통편도 잘 정리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정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못한 것 같기도 합니다.

 

넉넉하게 곁들이고 있는 잘 찍은 사진들에는 적절하게 설명이 붙어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점도 다른 여행기들과 차별되는 점이라고 하겠습니다. 간혹 이런 곳은 왜?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그것인 책 읽는 이마다의 개인적 취향이 다른 탓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저자는 오롯이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점만 적고 있습니다만, 터키의 역사, 종교, 신화, 문학 등 다양한 것들을 곁들였더라면 내용이 보다 풍성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사실 스페인 여행기를 정리하면서는 의욕이 앞선 탓에 엄청난 양의 책을 읽고 인용하는 만용을 부린 탓인지 어수선하다는 평도 받았던 기억이 있어서 어느 정도가 적절한가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저자가 가본 곳에서 느낀 것들을 저도 만나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터키로 떠날 때 여행가방에 챙겨넣고 싶은 책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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