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독서 - 책을 읽기 위해 떠나는 여행도 있다 여행자의 독서 1
이희인 지음 / 북노마드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빈약하기만 한 회사 도서실이 소장한 책들 가운데 더는 눈길을 끄는 책을 찾을 수 없을 지경인데, 그나마도 폐쇄키로 했다는 소식이 암울했던 터라서 구청에서 운영하는 동네 도서관에 등록했습니다. 등록한 기념으로 고른 책이 이희인님의 <여행자의 독서>입니다. 요즘 들어 일과 무관하게 즐기는 여행을 시작하였습니다만, 업무 차 여행을 떠날 때도 몇 권의 책을 골라 담곤 했습니다. 오가는 비행기에서 시차 때문에 설치는 시간을 위한 책읽기였기 때문에 굳이 여행지와 관련이 있는 책을 고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여행자의 독서>는 독특한 면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여행지 혹은 여행과 관련이 있는 책을 나름대로는 고심해서 고르고, 현지에서 여유를 부리면서 읽고, 또 그 느낌을 확인한다고 할까요? 저자께서 “저로서는, 여행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은 배낭을 싸는 시간, 그중에서도 어떤 책을 넣어 갈까 고민하는 시간들입니다. 어떤 책이 가고자 하는 땅과 어울릴까 고민하는 일은 여행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합니다.(5쪽)”라고 서문에 밝힌 것처럼 여행 중에 시간을 내어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을 고르는 시간에 의미를 크게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면 ‘책과 여행’은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여행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점에서 책이 여행에 긍정적인 면이 있을 뿐 아니라 저자처럼 여행지에 관한 책을 가지고 간다면 여행이 책에 빛을 더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독서는 머리로 떠나는 여행이고,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다!(6쪽)”라는 멋진 말을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광고 분야에서 일하시는 분답게 재기가 반짝이는 것 같습니다.

 

우선 놀라운 것은 <여행자의 독서>에 올려 진 이야기가 모두 22꼭지나 되는데, 여행지는 그보다도 더 많다는 것이고, 모두 각각의 여행인 것 같다는 것입니다. 도대체 한해에 몇 차례나 해외여행을 다녀오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책 제목에 걸맞게 여행보다는 책에 방점이 찍히는 탓인지 여행지에서의 느낌보다는 그곳과 관련된 책 내용이 비중을 더 차지하는 글이 많다는 것도 독특한 점입니다. 여기에 더하여 꼽은 책의 내용 뿐 아니라 작가를 포함하여 다양한 배경지식까지도 풀어놓은 것을 보면 저자의 엄청난 책읽기 내공이 저절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면 일반적인 여행객이 그 고장의 명소를 찾는 여행이 아니라 책에 나오는 특정한 장소를 찾아가는 여행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래도 되나 싶기도 합니다.

 

저자가 여행에 들고 갔다는 39권의 책들 가운데 제가 읽어본 책은 불과 6권밖에 되지 않습니다. 가본 곳이 불과 4곳 밖에 되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겠다 싶습니다만, 가본 곳에 관련된 책인데도 읽지 않은 것이 많아 이번 기회에 찾아서 읽어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본격적인 여행과 책 이야기를 풀어놓기 전에 소개하고 있는 사진도 이야기해야 하겠습니다. 가끔은 풍경을 담은 사진도 없지는 않습니다만, 주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다양한 표정을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물론 저 자신을 사진에 담는 일도 별로 없습니다만, 저는 누군가의 얼굴을 사진에 담는 일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부럽다면 부럽고, 이래도 될까 싶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어떻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진들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아마도 사진 찍는 공부를 따로 하셨던 모양입니다.

 

어떻든 이 책에서 여행지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곳을 갈 때 이런 책을 들고가면 좋겠다는 도움은 분명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독서는 머리로 떠나는 여행이고,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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