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 여행하기 좋은 시절
김용기 지음 / 시공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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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 다녀온 이야기를 어떻게 정리해볼까 고민을 하다가 미리 준비하지 못해서 아쉬웠던 것들, 특히 여행에서 본 유적들에 얽힌 이야기들을 미리 알고 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컸던 것 같습니다. 여행을 통하여 얻은 느낌을 정리하는 방식도 참 다양한 것 같습니다. 여행 정보를 알차게 정리하기도 하고, 자신의 느낌을 정리하기도 하는 것 같슷ㅂ니다. 개인적인 느낌을 정리한 여행기를 읽다보면 느낌이라는 것이 다양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김용기님의 아프리카 여행기 <인생2막, 여행하기 좋은 시절>을 읽으면서 나름대로의 느낌이 있었습니다. 첫째로는 저보다도 연배가 있으신데도 아프리카 여행에 나섰다는 점이 제일 부러웠습니다. 그것도 남아프리카의 케이프타운에서 개조한 트럭을 타고 나미비아를 거쳐 빅토리아폭포까지 가는 여정에 나선 것이 놀랍습니다. 여정을 표시한 지도 정도는 서비스를 해주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두 번째는 그 여행을 혼자서 하셨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왜 혼자였을까? 의문이었습니다. 읽다보면 부인께서는 건강 때문에 동행하시지 못한 것 같습니다. 쓰고 있는 스페인 여행기의 제목을 ‘아내와 함께 하는 세계여행’이라고 한 것처럼 아내와 같이 갈 수 있는지를 먼저 검토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 역시 여행지 버킷 리스트의 상위에 랭크되어 있기도 합니다. 세 번째는 혼자서 하시는 여행이라서인지 동행하시는 분들과 소탈하게 어울리고 주고받은 이야기들을 글로 담아내셨는데, 저 같은 경우는 아내와 함께 하는 시간도 소중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둘만의 시간과 공간을 만들고 있다는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가장 어려워하는 대화체 글쓰기가 참 자연스럽다는 점도 꼽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자가 동행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들까지 미주알고주알 적는 것은 솔직히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스페인을 여행할 적에도 스마트폰에 깔린 앱을 이용하여 시간이 날 때마다 보고 들은 것들을 기록하고, 가끔은 아내도 읽도록 하였습니다. 그 내용을 두고 아내로부터 핀잔을 받기도 했습니다만, 그렇게 적은 이야기 가운데 스페인여행기에 인용된 것은 10분의 1도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이라서 옮겨 적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결정적인 것은 참 좋은 사진들을 많이 곁들이고 있어서 아프리카의 다양한 모습들을 볼 수 있는 점이 참 좋습니다. 물론 글도 좋습니다만 사진을 보다보면 나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리뷰를 쓰면서 다시 책을 넘겨보니 저자가 등장하는 사진은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저의 스페인 여행기에도 제가 등장하는 사진은 서너 컷 정도에 불과합니다. 당연히 저나 아내가 나오는 사진들은 별로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사진에 찍히기보다는 사진찍기를, 사진을 찍기보다는 눈으로 찬찬히 살펴보는 것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저자가 다녀온 여행경로는 아직은 관광객들로 붐비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사진은 자연경관이 오롯하게 담겨 있는 것 같은데, 일부에서는 일행들이, 그리고 현지주민들을 찍은 사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스페인 여행을 하면서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진에 다른 분들의 모습이, 특히 정면으로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애를 많이 썼습니다. 만일 제가 사진을 여행후기에 곁들이기 위해서 공개라도 한다면 그분들에게 누를 끼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저자의 여행지 가운데 칼라하리 사막은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자가 횡재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처럼 스피츠코페에서의 노을 한 컷이 제일 부러웠습니다. 젊어서 이미 돌아보았어야 할 곳이지만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는 핑계로 숨어버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여건이 되는 지금은 더 늦기 전에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 꼭 가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젊음보다 아름다운 황혼 여행’이라는 카피가 가슴에 와 닿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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